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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stlude Dec 11. 2021

더보이즈 싱글 앨범 [MAVERICK]

덜 다듬어진 개성, 그러나 분명히 제시한 방향성

더보이즈 세 번째 싱글 앨범 [MAVERICK]


음악

★★☆☆☆


재미

★★★☆☆


총점

★★★☆☆



1. 타이틀곡 ‘Maverick’

 일단 컨셉이 등장한 타이밍은 최고다. ‘배틀 로얄’. 오징어 게임이나, TV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 같은 경쟁 서바이벌 관련 콘텐츠가 불붙는 와중의 요즘 시기랑 적절하게 맞아 떨어진다. 모든 앨범을 관통하는 세계관이 존재하지 않는 더보이즈가 치트키를 쓴 셈이다. 이제껏 가져왔던 컨셉 중 가장 기승전결이 정돈된 구성을 가진 데다가 시기까지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데, 타이틀곡이랑 잘 어울리는지는 약간 의문이다.

 물론 아이돌 콘셉트가 음악만을 살리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다기에는 어폐가 있지만, 더보이즈라는 팀이 자리를 잡아가는 와중에 노래가 콘셉트에 쫙 달라붙는 느낌이 아니라서 조금 아쉽기는 하다. 더보이즈의 전작 [THRILL-ING]은 구체적인 콘셉트 없이 단편적인 유행 요소만을 사용했긴 했어도, 노래가 단순한 후크송이라 별 문제 없었는데 이번엔 꽤 강렬한 콘셉트를 채택했기 때문에 음악이랑 같이 가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뮤직비디오에도 명확한 서사가 있고, 게임의 승자까지 등장하는 마당에 이후 추가적인 공식 콘텐츠 없이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것은 너무 빈 수레가 요란한 느낌이다. 꽤나 자극적으로 보여주는 싸움씬에서의 멤버들의 역할이나, 교복과 체육복으로 의상을 달리하는 등 분명한 해석의 여지를 남겼기에, 이야기를 명확하게 맺고 가지 못한다는 점은 아쉽다. 심지어 전면에 등장하는 요소들이 더보이즈가 데뷔 때 사용했던 등번호나, 데뷔를 상징적으로 알렸던 교복 등이기에 더욱 그렇다. 오히려 뮤직비디오 이전에 공개한 트레일러 영상이 더욱 재미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금 더 발전된 방향의 콘텐츠를 함께 제시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든다. 그런 면에선 전작보다 급하게 가져온 컴백인 게 티가 난다.

 전작인 스릴라이드는 더보이즈의 대표곡으로 꼽을 수 있을 거 같은데 이번 매버릭은 대표곡으로 꼽기에는 비슷하게 강렬한 콘셉트를 보여주는 'REVEAL'이나 'The Stealer'에 밀릴 것 같다.

 음악 자체는 크게 거슬리는 부분 없이 이어지고, 강렬한 분위기를 내기에는 괜찮은 방식을 취한다. 짙은 챈팅으로 시작하는 후렴구가 끝나는 'I'm a I'm a Maverick' 가사에 붙은 라인이 다소 평평해서 아쉬운 점만 빼면. 그리고 벌스에 반복되어 등장하는 ‘Super Villian’, ‘Super bad trouble’ 이라는 다소 일차원적인 가사가 호흡 긴 멜로디에 입혀지는 바람에, 그 부분이 너무 강하게 꽂혀서 다른 파트의 공들인 가사들이 묻히는 불상사가 생긴 것 같다. 듣다 보면 그러려니 하는데 첫인상에서는 분위기를 깨는 구절이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장점은 역시 많은 멤버수와 크게 소모되지 않은 팀 이미지 덕에 ‘전과 다르다’, ‘새롭다’ 등의 감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무대 구성이나 파트 분배도 전작인 스릴라이드보다 무난하다. 또한 이곳저곳에서 모여든 더보이즈의 팬들이 콘텐츠로써 즐기기에는 전작과 확연히 비교되는 앨범 색깔, 비주얼 포인트가 많아서 긍정적이다.



2. 수록곡

 나는 이 앨범의 수록곡이 따로따로 기억된다기보다, 전부 'Maverick'의 연장선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다 다른 곡이라기보다 1악장인 'Maverick'을 중심으로 2악장,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느낌이다. 

 두 번째 트랙인 Hypnotized는 음악 뒷부분에 보컬 애드립을 더 빽빽하게 채워 넣어서 보컬의 발전 가능성에 더욱 주목해 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고 다소 낯선 단어를 사용한 제목이기에 가사를 더 실험적으로 구성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세 번째 트랙인 Russian Roulette은 이미 여러 아이돌 그룹이 사용했던 주제이기에 큰 흥미를 불러일으키지는 못한다. 작사가가 같아서 그런지, 타이틀곡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푸는 느낌이 강하다. 그렇기에 더욱 콘텐츠에서 사용될 여지가 있다는 판단은 든다. 




3. 결론

 2020년 <로드 투 킹덤>부터 더보이즈는 쉴 틈 없이 달리고 있으며, 분명 최선을 다한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더보이즈 한 그룹만을 매니지먼트하는 회사도, 더보이즈 본인들도, 그들의 팬들도 각자 자리에서 눈에 띄는 힘을 발휘하고 있으며 회사-가수-팬으로 이루어지는 이 조합이 매끄럽게 굴러가고 있기도 하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아직도 돋보이는 팀이기에 더욱 큰 한 방을 날렸으면 하는 기대가 있어, 앨범에 긴 후기를 남기게 되었다. 'MAVERICK'은 더보이즈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하나의 활동이 되었고, 그 속에서 분명히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출처: IST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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