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57일차:번외-관계를 이해하는법, 운전연습(3)

포기하지 않았더니, 결국 치즈가 된 거야 (26.1.27.화요일)

by Preni

어제 친구와의 여행중에 나왔던 이야기

“언니는 운전연습 할 때에 옆에 아무도 태우지 않아, 오히려 불안해지거든”

“오, 나도 아버지랑 운전연습하다가 .. 운 적이 있었어.. ”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이 나면 좋으련만 .

나를 도와주려했던 그들의 말과 행동들이

나에게는 오히려 상처가 되기도 하는 순간들,

바로

초보의 운전연습 시간.


신랑을 옆에 태우고 운전연습 하던 시기가 있었으나

오히려 높아지는 불안감에

이제는 혼자 연습하고 있다.


혼자 연습하다 보니 , 솔직히 무섭다

무섭다고 연습을 안 할 수는 없다

연습한다고 억지로 누군가를 또 동행시키기에는 불안하다

불안하다고 참고 있을 수 만은 없다


그래서 혼자라도 나선다,

할 수 있는 것에는 최선을 다해 해보고 싶거든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주차장만 주구장창 돌고 있다.

돌고, 돌고 , 돌고, 또 돌고..


그래도 좋았다

주차연습을 하면서

브레이크와 엑셀러레이트의 위치를 익혔고

페달을 밟는 속도와 그 감각들을 익혔고

서기 위한, 출발하기 위한 기어

화룡점정인 사이드브레이크의 위치까지 익혔으니까

누가 올지 몰라 항시 백미러와 사이드미러를 살피는 습관을 익혔으니까


사실 소박한 시작이었다.

그저 내가 차에 익숙해지기를 바라며 시작했다

엑셀과 브레이크의 위치만을 절대적으로 익히기를 바랬다


여러 날이 지나고

어느 순간

시속 5킬로미터의 내가

시속 10킬로미터의 나로 익숙해졌고

다시 시속 20킬로미터의 나로 익숙해진다.


예전에 옆에서 남편이 하품만 해도

그 귀여운 남편을 쥐잡듯 잡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스스로 노래를 틀고

노래를 부르며 운전하고 있다

물론 아직 시속 10킬로.


옛날에 읽었던 마시멜로우 이야기가 생각난다.

생쥐들이 물에 빠졌다

수십번을 헤엄치고 발버둥쳐봤자 물 안에 있다는 현실에

생쥐들은 하나둘씩 포기했다

그 중 한 마리만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모두의 무시에도 매일을 물 속에서 발버둥 쳤고

그렇게 지난 어느 날,

발버둥 친 그곳은 사실은 물이 아니라 우유였음을,

시간이 지나며 응고하면서 우유에서 치즈가 되었음을

그 치즈를 결국엔 딛고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던 생쥐이야기.


물 속에서 발버둥 치는 생쥐처럼

주차연습이라도

운전에서 만큼은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해보는 거다


시간이 지나면

치즈를 선물받은 생쥐처럼

나에게도 , 지금은 이름 모를 무언가가 언젠가 주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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