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부 자전거 여행기 #2

2년의 기다림, 12일간의 행복 #2

by Presentkim

Ep7. 예상치 못한 일 2 – 정보는 바뀐다.


Toulon을 가기 위해선 St.Tropez(생뜨호빼)에서 버스를 갈아타야 했다. 하지만 지도를 보니 내가 있던 St.Rapaël (생하파엘) 밑에 있는 도시라 자전거를 타고 가기로 마음먹었다. 무엇보다 해변길이 너무 기대됐다. 출발하기 전, Toulon으로 가는 버스에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지 물어보기 위해 2곳의 관광인포메이션 센터를 들렸다. 2곳이나 들린 이유는, 나의 2년의 프랑스 경험에 의하면 한 곳에만 정보를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이었다.

KakaoTalk_20190101_181123281.jpg 남부 지도

St.Rapaël 을 향해 자전거를 타고 달렸다. 바다를 바로 옆에 두고 정말 신나게 달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밤이 되었다. 밤이라 불빛도 없고 자전거 도로도 따로 있지 않아 정말 위험했다. 만약 이 곳을 자전거로 갈 것이라면 추천하고 싶지 않다. 굽은 도로들도 많고 차들이 어찌나 빨리 달리는지 지금 돌이켜 보면 사고가 안 난 게 다행이었다.

고생 끝에 새벽에 St.Tropez에 도착했다. 아직 새벽이라 눈에 보이는 건 휘황찬란한 카지노와 술집뿐이었다. 이곳이 어떤 곳인지 그때는 미처 몰랐다. 미셸 아저씨를 만나기 전까지. 난 조용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아침이 오기를 기다렸다. 마침내 Toulon을 가기 위해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버스기사가 나와 내 자전거를 거부했다. 이럴 경우를 위해 내가 2곳이나 돌아본 것 아니겠는가. 난 그냥 사람들의 말이 아닌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얻은 정보를 친절하게 설명을 했다. 그러자 그는 나를 사무실에 데려가서 유리에 붙은 종이를 아주 친절히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보여줬고, 그곳엔 이렇게 적혀있었다.


"자전거를 실을 수 있습니다. '여름을 제외하고'”.


2년의 마지막에 이젠 인포메이션 센터의 정보조차 믿을 수 없다는 현실에 마주하자 슬픔과 배신감이 밀려왔다. 혹시나 해서 다른 버스를 기다렸지만 같은 이유로 2번 다 거절당했다. 미치도록 집이 그리워지는 순간임과 동시에 프랑스가 한없이 미워지는 순간이었다. 여행은 이렇게 전혀 예상치 못한 우연함으로 인한 좌절감을 주곤 했다. 이 때는, 정말 여행을 다 때려치우고 싶을 정도로 모든 것이 싫었다. 하지만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했던가. 나는 따뜻한 구원의 손길을 만나게 됐다. 바로 미셸 아저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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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 여행이 선물한 인연 – 미셸 아저씨.


버스를 타지 못한 나는 길거리에 앉아있는 젊은이 친구들에게 조언을 얻기로 결심했다. 그들이 말하길, St. Rapaël 쪽으로 돌아가는 길에 St.Maxim이란 곳이 있는데 그곳에 가면 기차역이 있다고 했다. 어차피 자전거 탈 힘도 안 났기 때문에 그들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곧바로 St.Maxim으로 향했다. 가는 길은 힘들었다. 너무도 지친 마음과 분함, 배신감, 피곤함 등이 겹쳐 프랑스가 싫어지던 찰나였기에 여행 자체에 흥미를 잃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St.Maxim에 도착했다. 다행히 St. Rapaël까지 거리의 반 정도라 쉽게 왔다. 너무 허기가 져 근처 빵집에 들렸다. 크와상과 빵 오 쇼콜라를 한 덩이 씩 산 뒤 빵집을 나오자 오토바이를 묶고 있던 한 아저씨를 발견했다. 난 여기 기차역이 어디 있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분이 정말 친절하게 여기는 기차역이 없다고 하셨다. 순간 그 젊은이들에 대한 분노와 프랑스에 대한 혐오감이 극에 달했다. 땅이 꺼질 듯한 한숨을 내쉬며 모든 걸 잃은 듯한 무기력감에 휩싸여 있는 그 순간, 아저씨께서 나에게 아침을 먹었냐고 물어보셨다. 격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함을 내 얼굴 표정이 모두 보여주고 있었나 보다. 난 아까 샀던 크와상 두 개를 보이며 ‘아직’이라고 말했더니 그는 나를 초대하고 싶다고 했다. ‘갑자기?’ 내심 피곤하고 짜증 나서 빨리 갈 길을 가고 싶었지만 거절하는데 익숙하지 못했던 나는 조용히 그의 초대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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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이름은 Michel(미셸). 흰 백발에 160 정도의 키에 호리호리한 체구, 줄무늬 여름 남방과 청바지를 입은 그는 하얀색 오토바이를 몰고 따라오라고 했다. 혹시나 뒤처질까 열심히 페달을 밟았고 오르막길에선 많이 힘들었다. 철로 된 큰 검은 대문 앞에 멈춰 서자 그가 문을 열었다. 그곳을 들어가자 고풍의 프랑스식 집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보라색 식물로 덮인 그의 정원을 가로질러 나무로 된 집에 다다랐다. 안으로 들어서자 군데군데 걸린 그림들과 오래된 카펫 등은 집의 유니크함을 더욱 뽐내고 있었다. 그가 위층을 향해 누군가를 부르자 애 띈 한 프랑스 여성이 내려왔다. 그는 따님을 나에게 소개해 준 뒤 창 밖의 테라스로 나를 안내했다.

몇 분 뒤, 내 눈앞엔 따뜻한 커피와 구운 바게트, 그리고 잼이 놓였다. 순간 모든 분노와 혐오감이 눈 녹듯 사라졌다. 바게트 한 입에 차분함을 찾았고, 커피 한 모금에 평정을 찾았다. 뜻밖의 인연은 악몽의 여행이 될 뻔한 곳에서 구원의 손을 뻗어주었다.

DSC_0951.JPG 미셸아저씨 짐 테라스

내가 앉아 있던 테라스 너머로 그의 집 마당이 있었다. 이런 곳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부러웠다. 정원은 라벤더, 뒷 쪽 마당은 나무와 푸르른 풀밭, 바로 넘어 보이는 푸른 바다. 그 푸른 바다의 끝엔 한 마을이 보였다. 나는 저곳이 어디냐고 물었고, 그는 그곳이 St.Tropez라고 했다. 내가 새벽에 도착해 카지노와 술집밖에 못 봤던 그곳이었다. 미셸은 그곳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이태리 남부부터 프랑스 남쪽 끝까지 도시 중 가장 예쁜 이 곳은 국가가 땅을 사서 보존하고, 개발하지 않는 곳이었다. 수많은 유명인사들이 이 곳에 살았고, 말 그대로 엄청난 역사를 지닌 그 도시를 난 그냥 지나쳤던 것이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진행했던 자전거 여행과 잘못된 정보로 인한 시간낭비로 중요한 곳을 지나쳐버린 사실이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DSC_0952.JPG 미셸 아저씨 뒷 정원으로 보이는 St.Tropez(쌩트호빼)

너무 아쉽지만 다음번에 꼭 가보기로 다짐할 수밖에 없었다. 맛있게 차려준 바게트와 커피를 먹고 다시 떠날 준비를 했다. 메일 주소를 교환하고, 꼭 내가 찍은 사진을 보내드리기로 약속했다. 나가려던 찰나, 미셸은 정원에 있는 보라색 식물을 몇 개 꺾어 나에게 준 뒤, 냄새를 맡아보라고 권했다. 향이 너무 달콤했다. '라벤더'였다. 온몸을 감싸는 향기는 여행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해 준 원동력이 되었다. 정말 최고의 기념품이 아닐 수 없다. 난 가슴 벅찬 감동을 안고 미셸과 작별인사를 했다. 고난의 여정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으로 인해, 행복은 멀리 있지 않음을 다시 한번 느낀 순간이었다.

Michel은 떠나기 전 나에게 새로운 코스를 추천해주셨다. Toulon 왼쪽으로, sanary 해변에서 bandol을 지나 Marseille로 자전거를 타고 가면 정말 예쁘다고 추천해 주셨다. 그리하여 나는 당장 실천에 옮겼다. Sanary에 도착한 나는 구석구석을 다 휘졌고 다녔다. 난 미셸 아저씨께 정말 감사했다. 이 곳의 경치는 나를 감싸 안았고, 내 눈은 즐거움으로 가득 찼다. 이런 천해의 환경을 볼 수 있을 줄이야..


정말 감사합니다. 미셸 아저씨.


Ep9. 예상치 못한 일 3 - 위험한 도시 <마르세이유>


Bandol에서 기차를 타고 Marseille로 향했다. 밤에 도착해 화장실을 갔다. 유럽에서는 화장실 이용 시 돈을 내야 한다. 한국의 화장실 문화는 정말 존중받아야 함을 느꼈다. 지불을 하고 들어가려던 찰나 아주머니가 내 목을 가리켰다. 그러시더니 "faites attention(조심해요)"라고 말씀하시며 내 DSLR 카메라를 가리키셨다. 줄도 좀 굵고 항상 목에 메고 다녀서 걱정이 없었지만 그분은 그래도 칼로 끊든 뭘 하든 어떻게든 가지고 가니 조심하라고 하셨다. 도대체 어떤 사고들이 발생하길래.. 충고를 잘 받아들였지만 한편으론 무서워졌다. 사실 마르세이유는 위험하기로 소문이 자자한 도시다. 지중해와 완전히 맞닿아 있고 아랍인들이 많아 프랑스인들도 때론 기피하는 장소라고 한다. 하지만 내 호기심은 두려움을 넘어섰었다. 밤에 도시 구경을 나가기로 한 것이다. 또 오름 발작이 시작되어 저 위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노트르담 성당을 향해 길을 올랐다.

DSC_0009.JPG 마르세이유 역에서 본 노트르담 성당
DSC_0039.JPG 노트르담 성당 올라가는 길

성당에 도착해보니 탁 트인 전망대가 있었다. 그곳에서 보니 Marseille 도시가 다 보였다. 도시마다 간직한 야경의 특별함을 이 곳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너무 늦은 밤, 마땅히 잘 곳을 찾지 못해 돌담 옆에서 침낭을 깔고 잠을 청했다.

DSC_0043.JPG 마르세이유의 밤

일어나니 저 위에서 관광객들이 나를 쳐다보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도 전경이 너무 그리워 아무렇지 않은 듯 일어나 전망대로 향했고, 다시 한번 아침의 마르세이유를 감상했다. 내려가는 길에 사진을 찍다 보니 용량이 거의 다 찬 것을 확인했다. 사진을 백업하기 위해 인터넷방에 들렸는데 웬 아랍인 두 명중 마른 녀석이 나에게 참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직원인 줄 알고 그러려니 하며 눈은 거의 반쯤 감긴 채로 파일이 옮겨지는 것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한 사람이 내 옆에 다가와 "Do you speak English?(영어 할 줄 알아요?)"라고 물어봤다. 아무리 눈치가 없는 나라지만 갑작스러운 그의 질문과 타이밍에 순간 정신이 멀쩡해짐을 느꼈다. 그는 저 두 사람을 조심하라고 말한 뒤 이 근방에선 유명한 놈들이라고 했다. ‘만약 당신의 자전거가 있다면 끊어갈 거예요’. 덤벙거리지 않고 최대한 태연한 모습으로 입구에 나가 자전거를 확인했다. 이상 없다. 그들은 밖에 서 있었다. 난 안으로 들어와 서둘러 작업을 마친 뒤 돈을 지불하고 가려했다. 순간 카운터에 있던 다른 한 직원이 "keep an eyes on them(그들을 조심해요)"라고 말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뒤 어서 나가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발걸음을 빠르게 옮겼다. 가게 입구를 나갔더니 이런.. 네 명이 서있었다. 그중 나에게 친절히 설명해준 마른 녀석도 함께 있었다. 곁눈으로 보고 있었지만 그의 형태를 기억하고 있었기에 쉽게 알 수 있었다. 갑자기 그 무리가 내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반 박자 차이로 한 명이 더 먼저 움직여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걸기 시작했다. 거리는 10m도 안됐다. 불행 중 다행인 건 그들이 조금이나마 나와 거리를 둔 것. 나에게 필요한 건 빠른 결단이었다. 일단 자전거는 나중에 다시 찾기로 했다. 난 그가 다가옴을 느끼자마자 반대편으로 몸을 돌렸다. 돌리는 순간 곁눈에 보인 건 네 명 모두가 나에게 접근하는 것이다. 큰 카메라, 무거운 배낭, 침낭, 텐트.. 이대로 있으면 꼼짝없이 당할 것이라는 생각에 대로를 향해 미친 듯이 걸었다. 그들도 예상치 못했던 걸까. 큰 보폭과 빠른 걸음걸이로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대로로 나온 뒤 코너를 돌아 뒤도 보지 않고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다른 골목으로 숨어 그들이 사라지길 기다렸다.

대로 주변으로 다시 돌아와 코너에 몸을 숨긴 채 인터넷방 입구를 확인했다. 다행히 그들은 없었다. 혹시나 주변에 있을지도 몰라 불안했지만 나는 재빨리 입구로 향해 자전거를 회수했다. 그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마르세이유 역으로 향했다. 왠지, 더 있었다간 불행한 일이 생길 것 같은 불길한 촉이 역으로 향하는 나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Ep10. 마지막 피날레 – Avignon(아비뇽)에서


마지막 여행지인 Avignon(아비뇽)으로 향했다. 아비뇽은 큰 성곽으로 둘러싸인 도시로, 대표적인 관광지로는 세계 문화유산인 교황청과 성 바깥에 위치한 아비뇽의 다리다. 론 강이 흐르고 있어 거대한 강줄기는 마음을 트이게 한다. 미리 정보를 찾아본 결과, 아비뇽 다리가 있는 북쪽을 따라 건너가면 캠핑장이 있었다. 이 무거운 짐들을 어서 내려놓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다. Camping du Pont d’Avignon(아비뇽 다리의 캠핑장이라는 뜻)라는 곳에 도착 후 정말 값싸게 텐트를 칠 수 있는 자리 하나를 빌릴 수 있었다. 샤워장도 있어 혼자 여행하는 남자에겐 이 정도 가격에 텐트 칠 계획이라면 최고의 장소라고 할 수 있겠다.

DSC_0300.JPG 아비뇽 역에서 본 성벽

짐을 모두 맡겨두고 자전거를 타고 아비뇽 성곽으로 들어갔다. 관광코스로 크게 4개의 루트가 있었는데 자전거도 있겠다 모든 코스를 돌아보기로 했다. 오래된 도시라 그런지 빈집도 많았다. 하지만 그런 건 상관없었다. 골목 구석구석을 돌아다녀보면 창문 밖으로 다채로운 색의 꽃을 품은 화분들을 걸어 놓은 걸 볼 수 있었다. 청명한 하늘의 빛에 반사된 벽들에 꽃은 가장 잘 어울리는 장식품이었다. 도시의 거리에는 작은 성당도 곳곳에 있고 숨어있는 예쁜 카페와 빵집도 있다. 덤불로 덮인 건물 안에는 장이 열리는데, Fromagerie(치즈류를 파는 상점)와 Boulangerie(빵 종류를 파는 상점), Boucherie(고기류를 파는 상점), Cave(와인파는 상점) 등 도시의 숨겨진 활력소를 발견할 수 있다. 골목길을 지나고 중앙광장을 지나면 교황청에 다다를 수 있는데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DSC_0329.JPG 아비뇽 중심가
DSC_0352.JPG 꽃들이 밝혀주는 건물
IMG_1108.JPG 마켓
DSC_0369.JPG 교황청

교황청 뒤로 길이 나 있는데 그곳을 올라가면 넓고 푸른 론 강이 흐르는 것을 볼 수 있다. 북쪽 입구로 가면 드디어 아비뇽의 다리로 들어갈 수 있다. 흐르는 론 강 위로 놓인 다리는 강 한가운데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다. 강의 폭이 넓어 유속이 빠르게 느껴지기 때문에 다리 위에 서 있으면 약간의 긴장감도 느낄 수 있다. 강의 색은 초록과 파랑을 섞어 놓은 듯하다. 물속에 하늘을 품은 듯 청명함이 피부로 와 닿는다.

DSC_0391.JPG 론 강
DSC_0400.JPG 아비뇽 다리

정말 아름다운 아비뇽. 출구로 나왔는데 그 앞에서 앉아서 엽서에 그림을 그리는 한 여학생이 눈에 띄었다. 다가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미술공부를 하고 있으며 가끔 여기에 와서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 엽서는 2유로에 팔고 있었다. 구두쇠 기질이 돋아 굳이 사지는 않고 다시 성 안으로 들어가 투어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 엽서가 계속 눈에 밟혔다. 누군가 정성 들여 그렸다는 것을 소유하고 싶었던 것 같다. 급히 자전거를 돌려 찾아갔지만 그 학생은 사라지고 없었다. 보통이면 그냥 지나쳤겠지만, 웬일인지 난 그녀를 찾아다녔다. 이 골목 저 골목을 자전거로 누비며 그녀를 찾아다녔다. 그리고 걸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발견했다. 부리나케 쫓아가 자연스럽게 다가가 엽서를 살 수 있겠냐고 물어봤다. 그렇게 2장의 엽서를 샀다. 지금도 가끔 보는데 정말 최고의 기념품이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며 아비뇽의 바람을 느끼던 그 날이 떠오른다. 그날 밤, 텐트를 잘못 치는 바람에 비가 계속 세어 들어왔고 결국 잠도 한 숨 못 잤다. 텐트도 좀 배워야지…

그렇게 난 아비뇽에서 남부 자전거 여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다시 Strasbourg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떠나는 기차 안에서 여러 장면들이 떠올랐다. 거의 대부분을 밖에서 잔 남부 여행이었다. 날씨는 타 들어갈 듯 뜨거웠고, 자연산 찜질방에 있는 듯했으며, 씻지 못해 미칠 듯이 찝찝하고 괴로웠지만 힘든 상황마다 오는 작은 기회들, 거기서 느끼는 행복, 소중한 인연 등으로 인해 난 너무 많은 걸 얻었다. 그리고 난, 내 가슴은 그 누구보다 가득 차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만약 그대가 가슴속에 품고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꼭 해보길. 이런 사정 저런 사정 이 변명 저 변명은 과감히 무시할 용기를 가져보시길.. 진정 그대가 원한다면, 이따위 장애물 따윈 넘어설 용기를 가지길 바란다.

DSC_0495.JPG 아비뇽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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