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랑에 무감각해지기로 했다.

by Presentkim

내 삶의 길에 사랑이 나타났다.


미묘하게 들뜬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고

알 수 없는 불안한 마음으로 달의 외로움과 함께 했다.


항상 해오던 것들과 거리를 두었고

전혀 해보지 않았던 것들과 직면했다.


시간과 사랑은 서로를 질투하는 것 같았고

영원과 착각은 숨바꼭질 중이었다.


익숙해질 때쯤, 그것은 점점 나와 멀어지는 것 같았다. 익숙함과 착각이 술래잡기를 하기에, 미숙하고 부주의하며 순수했던 마음은 나도 모르게 차츰 곪아갔다.


조금씩 극복하여 스스로를 성장했다 위로할 때쯤,


사랑은 하늘과 땅을 관통하는 소용돌이가 되어 나를 고공 낙하시켰다. 상승의 기대는 굵고 짧았으며 그 높이만큼 하강은 무섭고 냉정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내 삶의 길엔 여러 가지의 것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시련이 나를 때렸다면 슬픔은 나를 질식시켰다. 시련은 내 살을 도려냈고 슬픔은 내 뼈를 부스려뜨렸다. 쏟아져 나오는 피 따위 신경 쓸 틈도 없는 고통 속 내 삶은 사라져 갔다. 세상 모든 것은 무의미했으며 존재조차 지워지고 있었다.


시간이 흐른 지금, 추락의 고통은 추억이란 단어로 포장되어 나의 머릿속에 존재한다. 그 슬픔은 사라지지 않는다. 영원이란 착각을 주던 사랑은 영원한 슬픔과 고통이 되어 내 삶에 안착했다.


잔인하고 또 잔인한 사랑,

사라지지 않는 영원한 고통과 슬픔,

그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내 육신.


이 모든 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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