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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H Oct 18. 2020

분산과 표준편차에서 멈춰있는 당신을 구해줄 책

혼마루 료, <이렇게 쉬운 통계학>, 한빛미디어, 2019

통계학과 데이터 분석을 모르면 뒤떨어지는 시대다. 

내가 하고 있는 HR 업무도, 언뜻 생각했을 때는 통계나 데이터와 전혀 상관없는 분야라고 여기기 쉽지만 사실 인사 일에서 HR Analytics 나 People Analytics 는 이미 몇 년 전부터 화두가 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이제 막 인사 직무로 취직한 나는, 부끄럽게도 통계학개론이나 입문 같은 가장 기초적인 수업조차 듣지 않은 상태다. 어떻게 취직한거지 미스터리


그래서 요즘 데이터 분석 준전문가(ADSP) 라는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고,

통계학 관련 책을 찾아보며 "귀한 인재"가 되기 위한 발버둥을 치고 있다. 

(데이터 분석이나 통계나,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그게 아니라는 것도 요새 알게 되었다.)


통계 관련 기초 서적을 몇 권 읽었지만 매번 분산과 표준편차에서 책을 덮게 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덜 무거우면서도 얻어가는 것이 있는 책을 찾게 되었고, 그 노력 끝에 <이렇게 쉬운 통계학>을 만날 수 있었다.


책을 정말 즐겁게 읽는 나의 모습에 내 자신도 놀랐다. (주말 오후 약 4시간을 투자해서 화장실 가는 것 빼고는 이 책만 붙들고 있었다. 고등학교 때도 이렇게 열심히 오랫동안 뭔가에 몰두했던 것 같지 않은데...)


개괄적인 소개는 아래 링크 참조.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594980



데이터 분석 자체가 목표가 아닌 사람을 위한 책이다. 


이 말은 책의 서론에 사용된 문구인데, 책을 정확하게 묘사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통계학 교양도서들이 '교양도서'를 표방하고 있지만 사실은 통계학이라는 학문으로 독자를 초대하는 느낌이다. 

반면 이 책은 철저하게 메뉴얼에 가깝다. 통계학이라는 학문에 매력을 느껴봐! 라는 게 아니라 통계학이라는 도구로 독자가 원하는 요리를 어떻게 조리할 것인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주고 있다. 


가령 정규분포가 품질관리 (QC)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설명한 부분이 있다. 타 개론서에서는 이 부분 또한 통계학이라는 학문의 한 코너로 소개하고 있으나, 이 책에서는 독자들로 하여금 실제로 공장에서 품질관리를 하는 상황을 그려보게 하고, 아주 쉬운 사례를 들어 불량품을 정의하는 행동을 직접 해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통계학에 대한 비전공자의 심리를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


나처럼 평균과 분산, 표준편차에서 늘 멈춰버리는 사람이 한둘은 아닐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그 심리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통계학에 대한 그 정도의 지식으로도 충분히 업무에 통계를 활용할 수 있음을 설득한다. 중간 중간 등장하는 대화체의 글들은, 늘 보던 교양서의 형식인가 싶다가도 내용을 보면  '어떻게 내가 이 부분에서 이런 궁금증을 가질지 정확하게 예측한거지?' 싶다. 

이런 부분들은 저자가 책을 쓰면서 독자의 고충을 이해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조사와 인터뷰를 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책을 덮고 나니, 통계학 공부가 더 하고 싶다. 


책에 등장한 재미있는 사례들, 몬티 홀 문제나 푸앵카레의 실험 등은 사실 다른 통계학 도서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사례이지만, 이 책은 흥미로운 사례들을 몇 배 더 흥미롭게 소개하는 데 특화된 책이다. 책의 사례들을 읽고 나서 토요타의 안돈이라든가 <재수가 아니라 확률이다> 같은 유명한 저서들을 인터넷에 검색해보고 있는 나의 모습이, 재미있기도 하면서 이렇게까지 후속 행동을 이끌어내는 책이 몇이나 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통계학개론이나 교양도서에서 

늘 평균과 표준편차 뒷 부분으로 나아가지 못했던 사람이라면,

혹은 통계학적 사고가 '뜨는 사고방식'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2020년 10월 18일 최초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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