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부의 사유

투자자는 '삶을 수행하는 사람'

by 김현재


투자자란 어떤 사람일까요?



투자는 이제 일상의 영역으로 들어온지 오래죠. 투자자라하면 어떤 사람이 떠오르나요? 주식이나 부동산을 사고팔며 수익을 노리는 사람, 혹은 재테크 유튜브를 즐겨보는 사람을 떠올릴 수 있어요.



하지만 저는 투자자를 그보다 훨씬 깊고 철학적인 사람이라 생각해요. 투자자란 단순히 돈을 다루는 사람이 아니라 삶을 수행하는 사람에 가까워요. 위에서 언급한 부동산을 사고팔며 수익을 노리는 사람, 재테크 유튜브를 즐겨 보는 사람도 투자자일 수 있지만, 트레이더에 가깝다고 봐야해요.



투자자는 ‘자본주의의 수행자’에요. 수도승이 불교라는 이념 아래 수행하듯, 투자자는 자본주의라는 시대정신 안에서 자신을 수련하는 사람이에요. 시장의 거센 파도 속에서도 자신의 마음을 지켜내고, 원칙을 세우며 긴 시간을 버텨내는 그 태도 자체가 이미 수행의 과정이에요. 단타로 수익을 노리고 시장에 출입하는 사람들과는 태생적으로 다른 접근이에요.





투자란 명사가 아닌 ‘동사’



투자의 본질은 '가치의 발견’이 아닌 ‘가치의 창조’에 가까워요. 즉, 이미 존재하는 우량주를 찾아 투자하는 게 아니라, 아직 드러나지 않은 가치를 발굴하고 만들어 가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뜻이에요.



이때 투자자는 ‘valuation(가치평가)’ 능력을 키워야 해요. 누구나 알아보는 가치 있는 자산에 올라타는 건 사실 투자라기보다 모방에 가까워요. 정말 중요한 건,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무명의 기업이나 자산 속에서 나만의 관점과 인내로 가치를 만들어내는 능력이에요. 그런 면에서 보면, 투자자는 곧 철학자이고 예술가이며 삶을 스스로 기획하는 기획자이기도 해요.


예를 들어 가치는 '풍선’같아요. 바람을 넣기 전에는 고무조각일 뿐이지만, 바람을 넣는 행위를 통해 비로소 풍선이 완성되듯이, 자산도 투자자의 의지와 분석, 실천력이라는 바람이 들어갈 때 비로소 가치가 생겨난다는 말이에요. 풍선이라는 명사에서 풍선에 바람을 불어넣는 동사화 되는 것, 그것이 투자에요. 내가 어떤 자산에 가치를 불어넣는 행위(저점매수, 장기보유, 수익실현)로 내 것이 되는 과정이 투자에요.




투자자는

‘탐욕을 이성으로 조율하는 사람’



자본주의란 결국 ‘탐욕을 체계화한 이념’이에요. 우리는 누구보다 ‘돈’을 원하면서도, 동시에 ‘돈을 추구하는 행위’에 대한 죄책감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부자를 경계하면서도 부자가 되고 싶어하죠. 이런 이중적인 감정 속에서 투자자는 탐욕을 부정하거나 억누르는 사람이 아니라, 그것을 이성적으로 조율하는 사람이에요. 돈을 긍정하고, 내 것으로 만드려 노력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어요.



단기간에 수익을 내는 것은 운이 작용할 수 있지만, 긴 호흡으로 보면 결국 시장은 투자자의 실력과 철학만을 인정해줘요. 그래서 진정한 투자자는 운을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운이 와도 휘둘리지 않는 사람이에요.



워렌 버핏이 “주식을 사고 수면제를 먹고 기다리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다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선 안 돼요. 수면제를 먹는 건 ‘가치 있는 기업을 저점에서 잘 샀다’는 전제 하에 가능한 일이에요. 아무 준비 없이 그저 기다린다면 그건 투자자가 아니라 투기꾼일 뿐이에요.





시장에 머무는 것 자체가 공부



투자는 시장에 머무는 공부


수익을 단기 목표로 삼지 말고, 오히려 수행하듯 시장에 머무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삼아야해요. 어쩌면 투자란, 세상의 변화에 민감해지고, 내면의 감정을 돌아보며, 돈이라는 수단을 통해 자신을 통제하고 성장시키는 행위에요. 그래서 자산을 사고파는 행위는 투자가 아니라 트레이드(거래)고, 우리는 그런 사람을 투자자라 쉽게 부르지만, 정확하게는 트레이더라 불러야해요.


그래도 은행에 넣어두면
원금이라도 보장되지 않나요?


투자를 겁내하는 사람들이 종종하는 말이고, 이 또한 맞는 말이에요. 하지만 세상은 한순간도 그대로 있지 않아요. 은행에 넣어두든, 주식에 투자하든, 세상은 계속 움직이고 변해요. 그리고 그 변화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겠다는 의지, 그게 바로 투자의 시작이에요. 투자란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는 용기이고, 삶을 좀 더 주체적으로 살아가려는 결단이에요.




투자자는 결국

삶의 태도를 결정하는 사람



투자와 투기는 명확히 달라요. 투기는 본능의 영역이고, 투자는 직관과 이성을 동반한 학문이에요. 아이도 도박판에 가면 도박을 할 수 있지만, 투자는 오랜 시간 경험과 통찰을 쌓아야만 가능한 일이에요. 투자자는 그만큼 스스로를 다스리고, 세상의 흐름을 공부하며, 자신만의 신념으로 돈과 삶을 운용할 수 있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투자자란 ‘돈을 굴리는 사람’이 아니라, 가치를 발굴하고 삶을 스스로 설계해 나가는 사람이에요. 그 누구의 말에도 휘둘리지 않고, 세상의 변화 속에서도 중심을 지키며, 오롯이 자기 삶의 주인이 되려는 그 모든 사람들, 그들이 바로 투자자라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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