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명할 시간이 왔다.

모든 걸 포기하고 싶었던 날, 다시 펜을 잡은 이유

by 위를

기회가 왔다. 지나온 나의 시간과 노력들을

비로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당신은 무언가를 염원하며

진심을 다해본 적이 있는가.


대부분의 쾌락을 거부하고

로지 하나의 목표에 모든 신경을 쏟으며,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한 날들을 보낸 적이 있는가.


안에서부터 일렁이는 커다란 불안을

어루만지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애써 잠재운 적이 있는가.


자, 이제 나를 증명할 기회가 왔다.



요즘 나에게 있어 정말 중요한

일정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오로지 이 날만을 위해

지난 7~8개월 동안 게으름 피우지 않고

하루하루 꾸준히 노력해 왔다.

이 과정 속에서 수도 없이 포기하고 싶었지만,

끝내 이루어내고야 말겠다는 열망 하나로 버텨냈다.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 때 가장 힘든 것은,

나의 노력이 즉각적으로

체감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어디까지 도달했는지 명확하게

보이지 않을 때 찾아오는

불투명한 불안함은 발목을

무겁게 짓누르곤 한다.
평소와 다름없이 일을 준비하던 어느 날이었다.

늘 앉아있던 책상에서

마시던 커피를 내려놓는데,

문득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스쳤다.

그 짧은 생각 끝에 깊은 한숨이 새어 나왔고,

이질적인 거부감이 해일처럼 밀려왔다.

당연한 결과였다.

매일 같은 루틴을 반복하다 보면

뇌는 어느 순간 거부 신호를 보낸다.

당시에는 이 하루가 너무나 당연한 습관이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했지만,

속이 답답해 견딜 수 없었다.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집 앞 공원을 걷기 시작했다.
멍하게 길을 걷다 보니 내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서러움이 북받쳤다.

인지하지 못했던 스트레스가

기어코 터져버린 것이다.

그렇게 나는 3일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무너져 있었다.
사흘이 지나고 어지럽혀진 책상을 정리하다가,

지금까지 내가 노력해 온 과정들을

빼곡히 적어놓은 수첩을 펼쳐 보았다.

그 첫 페이지에는 마치 이런 날이

올 것을 예견이라도 한 듯,

주옥같은 문장이 적혀 있었다.


"어느 날 과거를 되돌아보았을 때,

고난의 시간들이

가장 아름다웠다고 느껴질 것이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평소 힘든 상황을 자처하던

내가 좋아하던 문장이었지만,

의지의 불씨가 꺼져가던

머릿속에서는 희미해져 있던 글귀였다.

가만히 서서 그 문장을 되뇌다

천천히 수첩을 다시 읽어 내려갔다.

그곳에는 지금까지 해내 온 과정들과

반드시 해내고야 말겠다는

희망, 열망의 메시지가 가득 차 있었다.

처음 시작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떠올려 보았다.

그것은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오롯이

나를 위해 내린 순수한 선택이었다.

하고 싶었고, 진심으로 할 수 있다고

믿었기에 시작한 일이었다.
머리를 한번 세게 흔들고

다시 자리에 앉아 펜을 잡았다.

더 강해진 내가 마주한 2차전의 시작이었다.


이러한 시간들을 보낸

나는 이제 결과가 어떻게 되든

남은 시간 동안

후회하지 않을 만큼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은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며

당당히 그날을 맞이하는 것뿐이다.

결과는 이미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을 벗어났기에,

이제는 그저 하늘의 뜻에 맡기려 한다.


자, 가보자. 드디어 증명할 기회가 왔다.

작가의 이전글사람을 정리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