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포기하고 싶었던 날, 다시 펜을 잡은 이유
요즘 나에게 있어 정말 중요한
일정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오로지 이 날만을 위해
지난 7~8개월 동안 게으름 피우지 않고
하루하루 꾸준히 노력해 왔다.
이 과정 속에서 수도 없이 포기하고 싶었지만,
끝내 이루어내고야 말겠다는 열망 하나로 버텨냈다.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 때 가장 힘든 것은,
나의 노력이 즉각적으로
체감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어디까지 도달했는지 명확하게
보이지 않을 때 찾아오는
불투명한 불안함은 발목을
무겁게 짓누르곤 한다.
평소와 다름없이 일을 준비하던 어느 날이었다.
늘 앉아있던 책상에서
마시던 커피를 내려놓는데,
문득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스쳤다.
그 짧은 생각 끝에 깊은 한숨이 새어 나왔고,
이질적인 거부감이 해일처럼 밀려왔다.
당연한 결과였다.
매일 같은 루틴을 반복하다 보면
뇌는 어느 순간 거부 신호를 보낸다.
당시에는 이 하루가 너무나 당연한 습관이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했지만,
속이 답답해 견딜 수 없었다.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집 앞 공원을 걷기 시작했다.
멍하게 길을 걷다 보니 내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서러움이 북받쳤다.
인지하지 못했던 스트레스가
기어코 터져버린 것이다.
그렇게 나는 3일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무너져 있었다.
사흘이 지나고 어지럽혀진 책상을 정리하다가,
지금까지 내가 노력해 온 과정들을
빼곡히 적어놓은 수첩을 펼쳐 보았다.
그 첫 페이지에는 마치 이런 날이
올 것을 예견이라도 한 듯,
주옥같은 문장이 적혀 있었다.
평소 힘든 상황을 자처하던
내가 좋아하던 문장이었지만,
의지의 불씨가 꺼져가던
머릿속에서는 희미해져 있던 글귀였다.
가만히 서서 그 문장을 되뇌다
천천히 수첩을 다시 읽어 내려갔다.
그곳에는 지금까지 해내 온 과정들과
반드시 해내고야 말겠다는
희망, 열망의 메시지가 가득 차 있었다.
처음 시작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떠올려 보았다.
그것은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오롯이
나를 위해 내린 순수한 선택이었다.
하고 싶었고, 진심으로 할 수 있다고
믿었기에 시작한 일이었다.
머리를 한번 세게 흔들고
다시 자리에 앉아 펜을 잡았다.
더 강해진 내가 마주한 2차전의 시작이었다.
이러한 시간들을 보낸
나는 이제 결과가 어떻게 되든
남은 시간 동안
후회하지 않을 만큼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은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며
당당히 그날을 맞이하는 것뿐이다.
결과는 이미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을 벗어났기에,
이제는 그저 하늘의 뜻에 맡기려 한다.
자, 가보자. 드디어 증명할 기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