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어] 영유아와 하루종일 살아남는 법

아이는 혼자서 재밌어하지 않는다.

by Presidio Library

오페어의 하루는 어떨까?


아이가 학교에 가는 나이라면, 대부분은 아침에 깨워서 준비시켜 학교에 보내고, 오후 쯤에 픽업하여 기타 학원이나 활동에 데려다 주고 데려 오고, 숙제를 도와주고 하다 보면 하루가 간다. 이런 경우에는 아이의 하루 일정이 이미 부모님에 의해 잘 짜여있고, 그대로 무사히 아이를 케어해서 따라가면 되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 않다.


어려운 경우는 영유아다. 아주 젖먹이 아기는 아닌데 학교는 가지 않는 시기의 아이들. 오페어가 보육 경험이 있어도 좀 큰 아이들이거나 하루의 단시간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이를 직접 낳았거나 아니면 영유아 관련 직종에서 일해보지 않은 경우에는 뭘 어찌해야 될 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말 그대로, 아이들과 내가 하루종일 같이 있는게 어떤 느낌인지.


이 시기의 아이들은 스스로 재밌는 걸 찾아서 집중해서 놀며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언제나 내 시야 안에서 발달적으로 관심과 케어가 하루 종일 필요한 시기. 오히려 안 보이는 곳에서 조용하다면, 무슨 문제가 있거나 사고를 치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보던 아이는 혼자 조용이 놀고 나는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거나 쉬어야지, 는 단연코 가능하지 않으며,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직무유기다.


영유아에 대한 보육 경험이 없는데 그 연령 아이들을 맡게 된 경우인 당신. 이 글은 당신을 위한 팁이다.


1. 하루 일과를 형성한다.

일과를 형성하는 데에는 2가지 목적이 있다. 하나는 아이를 위해서, 다른 하나는 나를 위해서이다.


1) 이 연령의 어린 아이들은 시간 인식이 아직 모호하다. 몇 시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15분이 얼마나 긴 지에 대한 개념이 아직 형성 중이기 때문에, "엄마는 5시에 집에 온다"는 의미가 어른이 받아들이는 것 보다 훨씬 어렵다. 그 대신, 아이들은 어떤 활동과 그 다음 활동이 일어나는 일련의 순서는 잘 습득한다. 따라서 하루에 일어나는 일을 일과로 만들어 안정적으로 반복하면, 아이들은 "이 것 다음에 저 것을 한다"고 다음 순서를 예측 할 수 있고 그 일과 속에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엄마가 보고 싶어 하루 종일 우는 아이에게, "엄마는 5시에 온다" 라고 말하는 것 보다, "밥 먹고, 낮잠 자고, 일어나서 간식 먹고 놀이터에 갔다오면 엄마가 집에 온다" 라고 말해주면 아이는 더 잘 받아 들인다. 낮잠 자고 일어나서 다시 울면서 물어보면, "우리 아까 밥 먹고 낮잠자고, 일어나서 간식 먹고 놀이터에 갔다오면 엄마 오신다고 했지? 지금 밥도 먹고, 낮잠도 잤으니까 간식 먹고 놀이터에 갔다오면 엄마 오시겠네?" 하고 매일 매일 물어 볼 때 마다 끝없이 반복하여 이야기해 준다. 아이가 이에 익숙해 지면, 스스로 이야기하며 감정조절의 도구로 사용할 수도 있다. 언제부턴가는 아이가 당신에게 말해 줄 것이다. "낮잠 자고 간식 먹고 놀이터 갔다오면 엄마 오시지?".


2) 일련의 과정이 있으면, 하루 종일 아이들과 함께 일하는 당신에게 올 수 있는 권태나 무력감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된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였는데 아무 계획도 없으면 "아, 나머지 8시간을 또 얘들과 어떻게 보내지, 하기 싫다" 하는 생각에 잠식되기 쉽다. 반면, 그날 계획해 둔 활동들이 있으면, 할 일이 있다는 자체 만으로도 어느 정도 무력감을 이겨낼 수 있으며, 성취감도 얻을 수 있다. 아이와 같이, 어른도 하루 일과에서 느끼는 안정감을 무시할 수 없다. "아, 낮잠 잤으니, 간식 먹이고 놀이터에 갔다 오면 나도 퇴근이다!"는 생각보다 당신의 심신 안정에 도움이 된다.


3) 하루 일과의 예

하루일과는 거창할 것이 없다. 아이의 원가족이 말해준 일련의 시간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 몇 시에 일어나고, 몇 시에 밥을 먹고, 낮잠을 자고 하는 것. 그것을 틀로 해서 이것 저것 넣고 빼고 하면 된다. 한국이고 미국이고 어린이집들은 대부분 이 하루일과를 틀로 하여 프로그램을 짠다.


- 기상 및 아침식사

- 오전활동

- 점심 준비 및 점심 식사

- 낮잠

- 기상 및 오후간식

- 오후 활동

-------(저녁까지 아이를 봐야 하는 경우)

- 저녁식사

- 저녁 활동

- 취침준비 및 취침 리추얼

- 취침


뭐 당연한 걸, 밥 먹고 낮잠 자는 걸 일정에 넣어놨어? 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영유아는 이 기본적인 모든 것이 성장의 과정이고 배울 점이며, 건강한 성장의 필수요소이다. 일정한 시간에 먹고, 씻고, 화장실에 가고, 잠을 자는 것은 이 시기에 몸에 익혀야할 가장 중요한 생활습관이며, 향후 자조기술 습득과 건강한 어른이 되는 뼈대를 형성한다. "당신이 아는 모든 것은 5살 이전에 배웠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사실 진짜다. 이 닦는 법, 숟가락 쓰는 법, 화장실 갔다가 엉덩이 닦는 법 등 사회에서 기본적인 개인으로 살아가는 법을 모두 이 시기에 배웠다. 학교에가서 글을 배우고 좋은 성적을 얻는 건 이 베이스가 형성이 되고 스스로를 돌보는 데에 자신감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매일 있는 일이라고 대충대충 넘어가지 않고, 아이와 함께, 즐겁게 몸에 익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2. 아이와 할 활동을 미리 준비.

위의 하루 일과에서 '활동'에 해당하는 부분. 무슨 활동을 할 것인가를 짜 놓으면 좋다. 나는 어린이집에서 교사로 일했기 때문에, 주별로 달별로 계획안을 간단히 짜서 유동적으로 활용했다. 전공자가 아니라면 굳이 그렇게 까지 할 필요는 없더라도 무엇을 어떻게 할 지 간단한 계획을 세워놓으면 좋다.


1) 여러가지 활동을 섞을 것.

한 곳에서 하던 것만 하면 재미가 없다. 재미가 없는 아이들은 재미만 없느냐, 그렇지 않다. 재미가 없는 아이는 감정적으로 짜증을 내거나, 보육자에게 더 집착하거나, 혹은 어디서 사고를 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아이가 어떤 활동에 집중하고 즐기고 있으면, 그 안에서 자동으로 따라오는 인지, 신체, 감각 발달은 물러니거니와 사회정서 카테고리 내의 문제행동 빈도수도 훨씬 줄어들고 스스로의 감정컨트롤과 자존감 형성도 돕는다. 집/실내에서 하는 활동, 실외 활동, 집 외 기관에서 하는 활동 등 할 일을 다양하게 섞어 놓으면, 아이들은 오늘은 어떤 재밌는게 있을까, 하는 기대에 당신을 만나는게 더 즐거워 진다.


2) 집/실내에서 하는 활동

집에 있는 어떤 물건, 자료, 재료가 사용 가능한지 미리 알아두고 필요하다면 기본 아이템은 호팸에게 말해 구입해두면 좋다. 그 아이템을 조합해 다양한 놀이가 가능하다.


- 만들기/미술놀이는 아이들의 연령에 맞게 준비하고, 최종 완성품을 완성하는데에 집중하는 것 보다 아이가 만드는 와중에 집중하며 즐기는 것에 더 관점을 맞춘다. 완성한 작품은 집에 걸어두거나, 퇴근한 부모님께 아이가 자랑하는 것도 좋아한다. 걸어 둘 때에도, 실을 연결해 공중에 매달거나, 투명한 재료를 이용해 창문에 붙이거나, 침대 천장에 붙이거나, 완성품을 옷처럼 입고 쓰는 등 다양하게 시도하면 좋다.


- 역할놀이는 집에 있는 도구/장소를 두루 사용할 수 있다. 키친 세트가 없으면 부엌에 있는 작은 냄비, 국자, 숟가락 포크 등 실제 물건을 사용하고 씻어 놓으면 된다. 테이블과 이불 등으로 만든 작은 공간은 텐트일수도, 집, 동굴, 기차 차고지일 수도 있다. 볼풀 공이 있다면 그 공을 이용해 아이스크림 가게 놀이를 할 수도, 눈싸움 놀이를 할 수도, 달걀가게 놀이를 할 수도 있다.


- 외에 요리/과학활동, 독서/쓰기활동, 재활용품을 이용한 신체활동 등이 가능하다. 아이디어야 인터넷에도 많고,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에서 시작할 수도 있다.


- 연계활동 : 연계하여 하는 활동은 앞서 놀이한 활동을 서로 묶어 확장하는 것이다. 앞 만들기 시간에 큰 상자를 이용해 기차를 만들었다면, 집에 기차 차고지를 만들어 기차 놀이를 할 수도 있다. 차고에 기차 이름을 써서 붙여 간판을 만들고, 차표를 써서 만들어 판매할 수도 있다. 물고기를 그리는 것에 꽃혀서 물고기를 엄청나게 그렸다면, 그걸 오려서, 클립을 붙이고 막대에 자석을 매달아 방바닥에 두고 침대에 앉아 낚시놀이를 하고, 실제로 물고기를 사다가 함께 요리해 먹을 수도 있다.





--다음 글에 계속





오페어 및 해외생활 관련 궁금하신 분들께서 질문을 주시곤 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채널을 개설해보았습니다.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다면 편하게 이야기 나누어 보아요. - 하이데어 멘토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