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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동기 Jan 11. 2020

불리할 때만 주목받는
‘이상한’ 이상호 기자

[이주의 미디어, 무엇을 말했나(1) 2020년 1월1일∼1월10일

이 글은 고발뉴스에도 실렸습니다. [고발뉴스 기사보기] 


한 주(1월1일부터 1월10일)동안 발생했던 미디어 이슈를 몇 가지 키워드로 정리했습니다. 오늘은 1월 첫째 주(1일∼4일)까지 포함했다는 점을 밝힙니다. 


1. 손석희 없는 JTBC 뉴스룸 


신년 토론회를 끝으로 손석희 JTBC 대표이사는 <뉴스룸> 앵커에서 물러났다. 누가 봐도 갑작스런 사퇴. 이유와 배경을 두고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 중앙그룹 경영진(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과 홍정도 JTBC·중앙일보 사장)의 ‘뜻’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JTBC 기자들도 성명서를 통해 반발했다. 


[참고 기사] 손석희 없는 JTBC 뉴스, 어떻게 될 것인가 / 고발뉴스 


‘손석희 앵커’ 사퇴 후 열흘 정도가 지난 지금. ‘손석희 파문’은 일단락되는 양상이다. 손 대표가 직접 사퇴 배경을 설명하면서 반발했던 기자들도 다소 누그러진 분위기다. 후임 서복현 앵커가 진행하는 <뉴스룸>도 큰 변화는 없다. 적어도 외형상으로는 그렇다. 

JTBC 신년토론 화면캡처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지금까지 JTBC 뉴스를 사실상 이끌어왔던 당사자가 보도 전반에서 물러난 상황 – 그로 인한 JTBC 뉴스의 ‘변화’는 최소한 몇 개월의 관찰이 필요한 사안이다. 보도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손석희 대표이사 – 이런 상황에서 JTBC 기자들은 중앙그룹 사주를 비롯한 보수파의 ‘반격’과 ‘외풍’으로부터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을까. ‘불안하게’ 지켜보면서도 지지를 보낸다. 


2. ‘방송용’ 언론개혁? 


2020년 화두는 언론개혁 논란으로 시작됐다. JTBC 신년토론 주제 가운데 하나가 ‘언론개혁’이었고, KBS 1라디오 <열린토론>에서도 ‘언론개혁’을 화두로 삼았다. 기성 언론이 ‘언론개혁’을 주목하는 시대가 된 듯한 분위기. 


냉정히 평가하면 ‘언론개혁’은 방송용 아이템이었다. 특히 JTBC 신년토론이 그랬다. ‘유시민 vs 진중권’ 구도는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엔 최적의 섭외였겠지만 생산적인 토론이 될 수는 없었다. ‘조국 보도’를 둘러싼 논란과 ‘출입처 시스템’과 같은 문제를 토론하기엔 적합하지 않았다는 얘기. 누차 얘기했지만 차라리 JTBC 법조팀장이나 현업 언론인을 패널로 섭외하는 게 나았다. 주목은 상대적으로 덜 받았을지라도.


[참고 기사] ‘50대 주류 남성’ 위주 개혁 토론, 이대로 좋은가 / 고발뉴스


JTBC 신년토론 때문에 주목받지 못했지만 지난 1일 KBS 제1라디오 (정준희 교수 진행)에서도 ‘언론개혁’을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필자는 JTBC 신년토론보다 이 프로그램을 더 추천한다. 엄경철 KBS 보도국장, 박성제 MBC 보도국장,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이 언론개혁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기자실 문제와 취재환경, 언론개혁 등에서 세 사람의 ‘결’은 조금 달랐다. 하지만 최소한 언론개혁 필요성과 현실적인 어려움, 대안 모색에 있어 JTBC보다 한 단계 높은 차원의 토론을 보여줬다. 


언론개혁과 관련해 JTBC 신년토론이 남긴 건 무엇일까. 현업인들에게 이날 토론은 어떤 자극을 줬을까. 그냥 ‘방송토론용 언론개혁’은 아니었을까. 필자가 던지는 질문이다. 


3. 시급한 TV토론 개혁 


‘언론개혁’과 연관된 문제지만 방송사들의 신년토론은 ‘TV토론 개혁’이 얼마나 시급한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한국 정치’와 ‘언론개혁’이라는 주제로 토론하면서 방송사들이 선택한 패널 - 좀 거칠게 말해 ‘고장난 흑백TV’를 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고발뉴스 등을 통해서도 지적했지만 KBS MBC JTBC의 패널 선택은 △50대 이상 교수 △주류 언론 기자 △정치평론가 △남성이라는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 
KBS '심야토론' 화면캡처

김준일 뉴스톱 대표도 필자와 비슷한 생각을 한 것 같다. 김 대표는 기자협회보에 기고한 글 <2020년에도 똑같은 언론>에서 “십여년째 무슨 토론회가 열릴 때마다 얼굴을 내미는 패널들” “정치권 언저리에 있던 50~60대 남성들” “도대체 한국에는 이들을 제외하곤 토론할 사람이 없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참고 기사] 2020년에도 똑같은 언론 / 기자협회보 


공감한다. 필자 역시 2020년을 맞아 방송사들이 ‘정치개혁’을 말하고자 했다면 새로운 시도가 필요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동안 주류 매체로부터 발언권을 제대로 얻지 못한 계층·세대에게 마이크를 넘기는 게 온당했다는 것. 왜 방송사들은 소수정당, 여성, 시민단체, ‘젊은 정당인 혹은 평론가’를 패널로 섭외할 생각은 못했을까. 시청률에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서?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인 <저널리즘 토크쇼 J>도 패널에 변화를 주면서 시즌제로 가고 있는데 TV토론은 변화는커녕 ‘그 나물에 그 밥’ 패널이 계속된다. 위험하다. ‘그런 안이함’으론 요즘 시청자들 붙잡아 둘 수 없다. 


4. ‘불리할’ 때만 주목받는 ‘이상한’ 이상호 기자 


불리할 때만 주목받는 ‘이상한 기자’가 한 명 있다. 이상호 고발뉴스 대표 기자다. 


지난 1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형사1부, 성상헌 부장검사)은 서해순 씨가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와 영화 ‘김광석’ 영화사 대표 이모 씨와 제작이사 김모 씨 등 3명에 명예훼손, 무고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결정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김광석 변사사건에 대한 경찰의 초동수사 문제점을 지적한 영화 ‘김광석’에 대해 경찰이 이상호 고발뉴스 대표기자를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검찰에 넘겼을 때 무수한 기사를 쏟아냈던 기성 언론들. 
이 사안에 대해선 침묵이다. 당시 “이상호 기자가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처지에 놓였다”고 속보와 후속 기사를 쏟아냈던 그 많은 언론들은 어디로 간 걸까. 포털 검색을 해보니, 고발뉴스를 제외하고 지난 6일 SBS funE가 보도한 게 전부다. 


[참고 기사] 이상호 기자, 서해순 명예훼손·무고 ‘무혐의’.. 警발표 중계하던 언론은 ‘침묵’ / 고발뉴스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사건을 실시한 중계한 언론이라면 검찰의 ‘혐의 없음’ 불기소 결정 – 최소한 반론권 차원에서 보도하는 게 온당한 태도 아닌가. 


물론 검찰은 이상호 기자가 SNS 등에서 밝힌 일부 주관적 표현에 대해서는 서해순 씨에 대한 모욕 등의 혐의를 인정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회부할 예정이다. 하지만 영화 ‘김광석’과 관련해 이상호 기자 주장을 모두 허위로 결론 내린 경찰 판단을 검찰이 사실상 모두 뒤집었다는 게 핵심이다. 


경찰 수사에 문제는 없었는지, 무리한 수사는 아니었는지 따져봐야 할 대목이 많다. 하지만 기성 언론은 따지기는커녕 ‘기본적인 보도’조차 하지 않는다. 기성 언론은 ‘정말 이해 안 되는’ 요소가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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