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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동기 Dec 19. 2016

SBS는 자사 출신 청와대 인사들을 비판할 수 있는가

 SBS ‘8뉴스’ 변화의 성공을 위한 조언

이 글은 PD저널에 기고한 글입니다. [PD저널 바로가기] 

 

오늘(19일)부터 SBS <8뉴스>가 변한다. 뉴스진행자를 바꾸고 형식에도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 앞서 SBS는 조직 개편과 인사를 통해 보도책임자들을 전면 교체했다. 


최근 SBS의 변화를 두고 이런저런 해석이 나오지만 필자가 볼 때 핵심은 간단하다. 뉴스에 변화를 주지 않으면 신뢰도가 바닥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다. SBS뉴스의 ‘위기’가 지상파 뉴스 위기와 같이 온다는 것도 문제다. SBS는 뉴스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인사와 조직개편 그리고 뉴스에 대한 변화를 시도하는 SBS…성공할까


솔직히 말하면 모르겠다. SBS 변화시도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SBS를 둘러싼 환경도 좋지 않다. JTBC라는 확실한 ‘대체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SBS <8뉴스>가 KBS MBC에 비해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던 때가 있었다. 김성준 SBS보도본부장이 <8뉴스> 앵커로 있을 때였다. 촌철살인의 클로징 멘트를 통해 SBS뉴스는 시청자들의 속을 그나마 시원하게 해줬다. 당시 <8뉴스>는 KBS MBC가 제대로 하지 못했던 권력자를 비판했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려고 나름 노력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이었다. KBS와 MBC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일종의 ‘반작용 성격’이 강했다는 얘기다. 필자가 보기에 당시 김성준 앵커의 클로징 멘트에 대한 평가는 좋았지만 SBS <8뉴스>에 대한 평가는 그 정도로 호의적이진 않았다. 


몇 년 전이지만 그래도 당시만 해도 뉴스 점유율은 지상파 뉴스가 높았다. 때문에 SBS가 KBS MBC에 비해 조금만 잘해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JTBC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정국을 거치면서 KBS뉴스 시청률을 위협하는 상황이 됐다. 단순한(!) 시청률 상승에 그치지 않고, 뉴스 신뢰도 역시 올라갔다. JTBC에 대한 시청자들의 믿음과 신뢰가 어느 정도인지는 촛불집회 현장에 나가본 사람이라면 금방 알 수 있다. 


SBS뉴스는 ‘SBS출신 청와대 인사들’을 정면으로 비판할 수 있는가


SBS 뉴스는 ‘이런 상황’에서 변화를 시도한다. 김성준 앵커가 클로징 멘트를 통해 호의적인 평가를 받았던 때와는 ‘외부 환경’이 너무 차이가 난다는 얘기다. 

미디어오늘 2016년 12월14일자 2면

JTBC를 통한 ‘뉴스 만족도’가 최고조인 상황에서 SBS 뉴스의 변화시도가 얼마나 주목받을 수 있을까. 솔직히 필자도 가늠하기 어렵다. JTBC로 채널이 돌아간 상황에서 SBS로 채널이동을 시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는 SBS 뉴스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있다고 본다. 권력에 대한 성역 없는 비판과 심층적인 리포트는 기본이다. 이제는 이걸 제대로 하지 않으면 시청자들로부터 뉴스 자체가 외면 받는 시대가 됐다. 문제는 이 정도 변화를 통해 ‘멀어진 시청자들의 마음’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데 있다. 


필자는 SBS뉴스가 시청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SBS출신 청와대 인사들’을 정면으로 비판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본다. JTBC가 삼성을 비판하면서 시청자들의 우려를 불식시켜 나간 것처럼, SBS뉴스가 시청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선 ‘SBS출신 청와대 인사들’의 행태와 문제점을 비판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본다. 


SBS 출신인 허원제 청와대 정무수석이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행적을 추적했던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보도를 막기 위해 SBS 고위 경영진을 접촉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SBS출신인 김성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도 언론사 비판 보도에 반복적으로 압박을 가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같은 의혹은 윤창현 언론노조 SBS본부장이 지난 14일 제기한 것이다. 관련 의혹을 파헤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면 필자는 SBS가 충분히 이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룰 수 있다고 본다. 이런 리포트가 <8뉴스>에서 나올 때 시청자들은 JTBC를 주목한 것처럼 SBS 변화를 눈여겨보기 시작할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다시 묻는다. SBS는 ‘SBS출신 청와대 인사들’을 정면으로 비판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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