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A항공 'B777-300ER'] 토론토-타이베이
13일간의 즐거운 캐나다 여행이 끝났다.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
돌아가는 코스는 '토론토-타이페이-인천'이고, 토론토-타이페이 구간은 '로얄 로렐(Royal Laurel)'로 명성이 자자한 EVA 항공 비즈니스 클래스로 탑승했다.
EVA 항공은 대만에 가 본 사람이라면, 매우 친숙한 항공사일 수도 있다. 헬로키티 비행기로 너무나 유명한 항공사.
너무나도 유명한 EVA 항공의 헬로키티 비행기.
우리 나라에 대한항공와 아시아나가 있다면, 대만에는 중화항공(China Airlines)과 EVA 항공(EVA Air)이 자리를 잡고 있다.
공교롭게 중화항공이 규모가 조금 더 큰 제 1의 항공사고, 대한항공과 같은 스카이팀 소속이다.
그리고 EVA 항공은 아시아나와 같은 스타 얼라이언스 소속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에바항공'이라고 읽는데, 알고 보니 'E-V-A 항공'이 정식 명칭이라고 한다. (H.O.T를 핫이라 안 읽고 에이치오티라고 읽듯이...;;)
EVA 항공은 2013년, 스타 얼라이언스에 조인했다. 여튼, EVA 항공은 아시아나와 규모도 비슷하고, (아시아나 기재 83대, EVA 74대) 심지어 회사 창립년도도 80년대 후반으로 비슷!
그래서 많은 분들이 중국 본토 항공사로 오해를 하는데, 사실 아시아나와 아주 큰 차이가 없을 뿐만 아니라 2016년에는 아시아나, 싱가포르항공, ANA(전일본공수)와 함께 Skytrax에서 별 5개를 받기도 한 괜찮은 항공사다.
(사실 Skytrax 평가 기준이 좀 모호하긴 하지만... 참고로 대한항공은 별 4개)
EVA 항공은 별도로 퍼스트를 운영하지 않고, 비즈니스(Royal Laurel) - 프리미엄 이코노미(Elite) - 이코노미 이렇게 3개 클래스로 운영을 하고 있다.
그 말인즉슨, 비즈니스 클래스가 거의 퍼스트 클래스에 가깝게 운영이 된다는 점! 그래서 다른 항공사 퍼스트 클래스에서만 제공되는 리모와 어메니티 키트, 잠옷, 서비스가 제공된다.
EVA 항공 B777-300ER 좌석 배치도. 3개 클래스, 그럼 이제 비행기 후기를 보도록 하자.
참고로 필자 인생에서 가장 긴 비행...이었다. 15시간 25분 비행...
그리고 확실히 밤중에 야식 먹고 자고, 일어나서 영화 보다가 또 자고, 아침 먹고 내리니 새벽, 참 괜찮은 비행 스케줄이었다.
우린 약간 늦게 도착한 편이긴 했는데도, 사람이 너무 없어서 깜짝 놀랄 정도. 알고 보니 비행기 대부분이 패키지 관광객들이라 다들 일찍 들어갔더라.
그리고 말로만 듣던 '비행 포기 시 클래스 한 단계 업그레이드' 공고.
안타깝게도 필자와 테리는 직장인이고, 마일리지로 예약을 한 거라 해당 사항이 없었다. 티켓을 받고 비행기를 타러 간다.
정말 한산한 토론토 공항.
에어사이드에 들어와도 대만 사람들밖에 없다. 정말 이 비행기가 마지막이었던 것.
면세점이랑 음식점들도 거의 문을 닫았다.
EVA 항공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들에게는 Plaza Premium Lounge 이용권이 제공된다.
그러나 PP카드로 입장이 가능하고, 비행기 타면 바로 식사가 가능할 것 같았고.. 무엇보다 밤 12시가 넘어서 딱히 뭘 먹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라운지 음식은 북미 공항치고는 괜찮은 편이다. 북미 쪽 라운지는 먹을 거 없기로 유명하다.
그리고 라운지가 작아서 이미 자리가 거의 없었고, 겨우 자리를 잡아서 앉았는데 샤워실 대기가 풀려서 바로 들어가느라 떠온 음식을 먹지도 못했다.
라운지에 있는 비행 스케줄을 보니... 정말 타이페이 가는 비행기가 토론토 공항에서 유일하게 새벽 01시에 출발하는 비행기였다.
비행기에 입장! 건너편에 앉은 테리는 좌석 구조상 볼 수가 없다. 전에 탔던 에어캐나다보다는 조금 덜 막힌 느낌이지만, 그래도 프라이버시가 존중되는 헤링본 좌석이다.
원래 이런 좌석이었는데... (왼쪽) 거의 앉자마자 시트를 깔아준다. 이런 서비스도 퍼스트 클래스 느낌인데...
다음 번에 탄다면 창가 쪽을 이용할 것 같다. 가운데 앉아도 거의 얘기할 수가 없어서...;;
이불도 푹신한 솜이불이다. 두꺼운 편이라 잘 때는 오히려 덥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오른쪽으로는 리모콘과 헤드폰 잭, 그리고 USB와 콘센트가 있다. 물론 독서등도 있다.
이렇게 한 곳에 모여 있으니 찾기가 수월하다.
그리고 좌석 스위치는 약간 복잡한 편이라 왼쪽 3개 버튼만 오히려 쓰게 된다.
샴페인(aka 뽀글이)와 초콜렛, 따뜻한 물수건이 세팅된다. 그리고 EVA 항공의 시그니처, 리모와 파우치도 인당 하나씩 제공된다.
아쉽게도 색깔은 고를 수 없었음ㅜㅜ
헤드폰도 노이즈 캔슬링으로 제공됐다.
슬리퍼와 잠옷도 받았다. 저 잠옷은 너무 편해서 집에서도 잘 때 잘 입고 자고 있다 ^_^
슬리퍼로 갈아 신고 다리도 쭉 뻗어본다. 그리고 아래 쪽에 수납장이 있는데, 책 등을 넣어 놓기 편하다.
팔걸이도 높낮이 조정이 가능하다.
메뉴판은 왼쪽이 식사, 오른쪽이 음료메뉴판. 참고로 엔터테인먼트 스크린에도 메뉴판이 있어서 종이 메뉴판은 크게 볼 일이 많지 않았다.
우리는 사실 미리 특별 기내식으로 랍스터 한 마리씩을 주문했다. 랍스타느님 +_+ (싱가포르항공처럼 인터넷으로 예약 가능)
기내식을 보니 딱히 맘에 드는 게 없어서 주문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양식으로 생선/돼지고기가 있고, 중식 국수가 있다.
저녁은 타자마자 나오고 아침은 내리기 1시간 30분 전에 나오는데, 아무래도 15시간 비행이다 보니 모두가 중간에 간식을 먹는 모습 포착.
(간식 메뉴는 우측 상단에 있다.)
와인 리스트! 유명한 샴페인인 뵈브 클리코가 제공이 되고, 프랑스 와인 2종, 독일 와인 1종, 아르헨티나 와인 1종, 셰리주와 포트 와인이 있다.
그리고 특이하게 초야 매실주와 하이볼이 있는데, 하이볼이 의외로 괜찮았다 !!
무엇보다 위스키가 요즘 세계에서 핫한 대만산 위스키 ‘카발란’이니…(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술이니 맘껏 드시고 내리시길 추천!)
뵈브 클리코(좌)와 독일 리슬링(우)
EVA 항공 취항 지도. 의외로 미주 쪽을 많이 가는데, 얼마 전 대한항공에서 단항한 휴스턴도 보인다. 그리고 방콕을 경유해서 비엔나, 런던, 암스테르담을 간다.
테이블은 딱딱한 정사각형이 아닌 반으로 접히는 특이한 모양이다.
기내 전경은 다음과 같다.
화장실은 큰 차이가 없다. 넓지도 않고, 그렇다고 좁지도 않다. 그냥 화장실.
다만, 이렇게 어메니티가 잘 배치가 되어 있다. HARNN이면 호텔 어메니티 급인데...+_+
에피타이저로 나온 푸아그라와 치즈 토스트. 이럴 때는 샴페인을 곁들여야 제맛이기에 주문했다.
식탁보를 깔아주는데, 식탁보도 그냥 하얀색 천이 아닌 세련된 무늬의 식탁보라서 '신경을 참 많이 썼구나'란 생각이 절로 든다.
테이블 세팅 완료. 심지어 소금과 후추통도 이쁜, EVA항공 클라스.
두 번째 애피타이저인 참치 타다끼와 새우. 사실 상상하시는 맛 그대로고, 옆에 나온 크랜베리 콩피가 특이했다.
테리가 주문한 랍스터 테르미도르. 홈페이지에서만 신청이 가능하다. 정말 미리 시키길 잘했다는 생각이...
(사실 다른 기내식이 상대적으로 맛있어 보이지 않았다는 점;)
제가 주문한 랍스터 XO 소스. 음... 이건 양이 좀 작았다ㅠㅠ 그런데 사실 먹고 바로 잘 생각이라서 굳이 많이 먹을 생각이 없어서...
옆에 사이드로 나온 볶음밥은 약간 급식 맛이 났다
호두 파이와 과일 플레이트를 받아들고... 술을 마시면서 드라마를 보다 잠이 든다.
자고 일어나서 테리는 국수 한 그릇을 뚝딱.
이렇게 기내 엔터테인먼트에 메뉴가 있으니 주문하기 참 편했다.
그리고 EVA 항공의 장점이라면, 마트에서도 3~4천원에 파는 피지 워터가 상시 제공된다는 사실! 테리는 밤에 또 포트 와인도 한 잔 했다.
불이 꺼진 후, 갤리에 가면 아예 바구니에 간식을 담아놓고 와인도 비치해 두었습니다.
저는 6시간 정도 숙면을 취한 뒤, 라면은 왠지 안 땡겨서 햄버거를 주문했다.
물론 밖에서 사 먹는 맛은 절대 안 나지만, 기내식으로 처음 맛보는 햄버거라는 것에 의미를 두고 맛있게 먹었다. (사실 약간 집에서 만들어 먹는 맛이었음)
피곤했는지 3시간 정도 더 자고 일어나니 어느새 일본 상공이고, 아침을 먹을 시간이었다. (제대로 사육당하는 중)
이번에는 중국식 죽을 시켜보았다.
랍스터 먹고 자고.. 햄버거 먹고 자고..속이 그닥 안 좋았는데, 죽을 먹으니 소화가 잘 되서 한 그릇 뚝딱 비웠다.
테리가 주문한 시금치 프리타타.
이것도 맛있었는데, 아무래도 일어난지 얼마 안 되어서 소화가 좀 잘 안 되었다고 한다.
중국식 차와 과일을 마지막으로 먹고 내릴 준비를 슬슬한다. 드디어 길고 길었던 약 15시간의 끝이 보이는 구나.
내 자리. 폭은 좀 좁아서, 정면으로 누워 자거나 덩치가 있으신 분들은 좀 좁다고 느끼실 수 있고, 필자처럼 옆으로 자는 사람들은 오히려 헤링본 좌석이 잠자기 편할 수가 있다.
예전부터 타 보고 싶었던 EVA 항공.
사실 국내 비즈니스 클래스와는 조금 비교가 어려울 정도의 훌륭한 서비스가 제공이 되었고, 다음에 마일리지로 또 탑승할 기회가 생긴다면 다시 한 번 타 보고 싶을 정도였다.
음료도 그렇고 어메니티도 그렇고! 그리고 만약 ‘프리미엄 이코노미’ 대신 ‘프리미엄 비즈니스’라는 것이 있다면 바로 이 EVA 항공의 로얄 로렐 클래스일 것 같다.
특히 전 좌석이 만석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모든 서비스가 시간 맞춰 빠르게 제공된 것이 상당히 놀라웠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15시간 비행이었는데, 신기하게도 이곳에서 9시간 이상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는 점. (덕분에 대만에 새벽 5시에 도착했는데도 쌩쌩하게 돌아다닐 수 있었음)
만약 정말 장시간 비즈니스를 즐기고 싶거나, 토론토로 스타얼라이언스를 이용해서 떠나고 싶은데 에어캐나다 좌석이 없다면, 대만 경유도 추천한다.
에디터들이 직접 경험한 진짜 솔직한 REVI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