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국제 공항 & 파리 샤를 드골 공항
며칠 전, 출장 차 에미레이트항공 비즈니스석을 타고 파리로 떠난 리뷰를 썼었다.
인천-(두바이)-파리 왕복으로 총 4번의 비즈니스석을 경험했는데, 이 과정에서 에미레이트항공 비즈니스 라운지의 위엄을 제대로 느끼고 왔다.
[에미레이트항공 ‘A380-800’’] 인천-파리 비즈니스석 탑승기▶
리뷰할 라운지는 크게 두 곳. 두바이를 경유하면서 2번 방문한 ‘두바이 국제공항x에미레이트항공 비즈니스 라운지’와 파리에서 돌아올 때 방문한 ‘샤를 드골 공항x에미레이트항공 비즈니스 라운지’다.
두바이 국제공항은 에미레이트항공의 메인 허브 공항으로, 제 3 터미널(Terminal 3)은 에미레이트항공만의 전용 터미널로 운영되고 있었다.
제 3 터미널은 탑승 게이트 알파벳(A, B, C)을 기준으로 콩코스 A, B, C 구역으로 구분, 각 콩코스 구역마다 라운지가 있고 바로 탑승 게이트로 연결되는 구조였다.
(총 2회의 방문 동안 콩코스 A와 B구역을 방문)
✔Check!
-두바이 국제공항 내 터미널은 총 3동
-제 3터미널은 에미레이트항공 전용 터미널이며, 제 1터미널은 나머지 항공사, 제 2터미널은 전세기나 특별기 또는 일부 항공사가 이용.
-‘콩코스 A(concourse A)’는 세계 최초로 A380 항공기 전용 터미널로 운영되고 있음.
인천-파리행에서는 콩코스 A구역에 있는 라운지를 이용했다. 우드와 금장으로 장식된 입구에서부터 고급스러움이 느껴졌다.
체크인 공간- 리셉션이 굉장히 많아서 웨이팅 없이 빠르고 편하게 입장할 수 있었다.
왜 또 이동하나 싶겠지만, 여기가 바로 비즈니스 라운지!
에미레이트항공의 비즈니스 라운지 스케일은 상상 이상! 한 층을 통으로 비즈니스 라운지로 쓰고 있었다. 라운지 옆에 라운지, 그 옆에 또 라운지가 있는 놀라움.
바로 아래엔 퍼스트 클래스 전용 층이 있었고, 그 아래엔 면세 구역이 있었다. 길목에서 바라보니 장관- 흡사 대형 쇼핑몰 같은 비주얼이었다.
콩코스 A 구역의 비즈니스 라운지가 한눈에 보이는 맵(Map).
다이닝 라운지 외에도 흡연실, 샤워실, 유아실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있었다.
곳곳에 위치한 탑승 게이트! 우린 'A13 게이트'를 이용해야 했기에 그와 가장 가까운 라운지로 향했다.
✔Check!
-콩코스 A의 규모: 11층 높이 / 52만8000㎡ / 연간 15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크기
체크인 리셉션과 마찬가지로 여기도 우드- 에미레이트항공의 오일 머니 파워가 물씬 나는 화려한 금장이 박혀 있을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다. 아늑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
테이블과 좌석도 많아서 자리 걱정할 일도 없었다.
출출해질 때쯤 ‘Global Flavours’ 란 표지판이 눈에 띄었다.
에미레이트항공이 고객들의 다양한 입맛을 위해 음식 테마별로 다이닝 라운지를 구별해 놓은 것이었다.
하단에는 여기가 어떤 음식을 제공하는 라운지인지 위치 정보도 잘 나와있었다. 우리가 있었던 곳은 ‘Salads & Light Bites’를 제공하고 있었다.
저-기 멋스러운 원형 바에 갖가지 음식이 뷔페식으로 준비되어 있었다.
요거트, 샐러드와 싱싱해 보이는 생과일, 연어 등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있었고, 소시지와 치킨 커리, 에그 스크램블, 죽, 스프 등 간단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것들도 잘 준비되어 있었다.
빛보다 빠른 손놀림으로 음식을 낚아채는 중- 아마 저때 “생과일을 이렇게 예쁘게 담아놓다니” 라며 감탄했던 것 같다.
고급 라운지에선 빠질 수 없는 주류 코너-! 고급 모엣&샹동 샴페인부터 각종 와인, 보드카, 위스키 등 종류가 다양했다.
옆쪽엔 베이커리 코너도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과일, 생과일 주스)
그렇게 한바탕 휩쓸고 온 음식들- 재료가 굉장히 싱싱했다. 먹으면서 건강해지는 느낌이랄까?
살짝 훈제된 연어의 품질은 정말 최상이었다! (한 9개는 먹은 것 같음)
경유하는 동안 샤워실도 이용해봤다. 샤워실 전용 리셉션까지 있다니…
✔Check!
-샤워실을 이용할 때, 여권을 요구하므로 꼭 챙기기(간혹 요구하지 않는 곳도 있지만 혹시 모름)
여기가 1인 샤워실- 인테리어가 웬만한 호텔 샤워실 만큼이나 고급스러웠다.
공간 분리(샤워실-화장실-세면대)도 잘 되어 있어서 이용하기 좋았고, 일회용 세안 도구와 수건도 잘 준비되어 있었다. (이런 샤워실이 한 10개는 더 있음)
어메니티는 ‘VOVA’ 브랜드 제품으로 샴푸, 바디워시 등 기본적인 것들이 있었다.
로션, 토너 같은 기초 케어 어메니티가 없다는 점이 좀 아쉽긴 했지만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것 같아서 패스! 사용감은 무난했다.
샤워를 마치고 라운지 주변을 좀 둘러보았다.
아이들이 뛰놀기 좋은 아기자기한 키즈룸이 인상적이었다. (게임기 스케일도 남달랐음…)
조금씩 다른 인테리어로 꾸며진 라운지 공간들과 간단한 업무를 볼 수 있는 비즈니스 룸도 있었다.
콩코스 A 탐방은 이 정도- 보딩 시간이 다 되어 게이트로 이동했다.
거짓말 1도 안 보태고, 우리가 묵은 라운지에서 20m 정도 걸었더니 게이트가 나왔다. 보딩 시간까지 편하게 쉬다가 5분 전에 출발해도 넉넉한 거리였다.
(맵을 보고 게이트와 가까운 라운지에서 묵기를 추천!)
다음으로 소개할 곳은 ‘콩코스 B구역' 비즈니스 라운지- 인천으로 돌아올 때 방문한 곳이다.
개인적으로, 여기가 두바이 국제공항에서 경험할 수 있는 에미레이트항공 비즈니스 라운지의 끝판왕이라고 생각된다.
에미레이트항공이 약 2년 간, 110억 원을 들여 가장 최근까지 공을 들인 곳- 덕분에 콩코스 B구역 라운지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들이 생겼다.
도착하자마자 우리의 시선을 잡아 끈 ‘코스타 커피숍’.
커피 전문점이 있는 게 뭐가 특별할까 싶겠지만, 이곳에 있는 모든 것이 ‘무료’다. 음료는 물론 쿠키와 빵도 모두 무료! 무료! (그러나 커피 맛은 글쎄… )
기하학적이고 미래적인 디자인이 멋있었던 공간. 멀리서 봤을 땐 무슨 판매점인가 했는데 가까이 가 보니 뷔페 공간이었다.
라운지에서 프리 워터로 제공되는 미네랄워터 브랜드 ‘보스(VOSS)’와의 콜라보로 탄생한 곳!
고객들에게 건강하고 신선한 재료를 제공하겠다는 에미레이트항공의 취지가 담긴 곳이었다.
한쪽엔 VOSS 워터가 가득했다. 마치 '이 구역 프리 워터는 나야’라는 느낌…
음식 구성은 뷔페라고 하기엔 좀 단조로웠지만, 샐러드와 샌드위치, 약간의 빵과 채소로 만든 칩 등 가볍게 브런치로 즐기기엔 괜찮아 보였다.
(+)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기분-
그런데 사실 앞서 콩코스 A구역에서 들렸던 ‘Salads & Light bites’와 큰 차이는 없는 구성이라 느껴졌다. 이외에 다른 음식 테마 라운지들도 웬만한 구성은 다 비슷해 보였다.
여기가 ‘Asian’ 푸드 코너. 병아리 콩 요리와 누들 요리같이 특색 있는 아시안 요리 몇 가지를 더 놓아두는 형식이었다.
그리고 여기가 ‘Middle Eastern & Western’ 푸드 코너. 핫푸드 종류가 좀 더 다양했지만 그걸로 끝- 여기도 역시 비슷한 구성이었다.
그나마 ‘디저트’ 푸드 코너의 구성은 조금 특색 있는 느낌이었다.
옆에는 귀여운 아이스크림 샵도 있었다! 물론 여기 아이스크림도 무료:)
ㅡ음식 구성이 다 비슷하다는 점. 누군가는 ‘음식 테마 별로 좀 더 특색 있게 구별해 놓지… ’라며 아쉬워할 수도 있겠지만, 난 오히려 더 좋았던 것 같다.
어차피 너무 넓어서 도장 깨기도 못 할 텐데, 한 곳에서 다양한 걸 즐길 수 있으니까!
그리고 대망의 공간
‘하… 이 공간을 소개하기 위해 나는 그렇게 설레었던가… 벌써부터 경건해진다…’
상상도 못해 본 ‘모엣&샹동 샴페인 라운지’다. 에미레이트항공 클래스가 진짜 다르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었던 공간!
발길이 뜸한 구석에 위치해 있어 사람들로 북적이지 않아서 더 좋았다. 조용히 고급 샴페인을 음미하기엔 최적의 장소라고 해야 하나-
‘모엣&샹동’ 샴페인이 종류별로 다 있는 진귀한 광경- (함께 기념사진 좀 찍고 왔어야 했는데 뒤늦게 아쉽다.)
“왜 하필 모엣&샹동 전용 라운지일까?” 란 궁금증이 생겼지만,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냥 왠지 ‘우리 에미레이트항공에 어울릴만한 고-오급 샴페인이 이 정도는 돼야지’에서 시작했을 거란 추측뿐-
실제로 비행 동안에 승무원들이 쉴 새 없이 모엣&샹동을 권하기도 했었다.
또한, 모엣&샹동 라운지에는 샴페인 외에도 카나페, 마카롱 등 다양한 핑거 푸드가 마련되어 있었다.
직접 맛을 보진 못했지만 셰프가 즉석에서 요리를 해주는 경우도 있었다.
바로 옆에도 다양한 술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하나 더! 여긴 안주가 더 다양했다.
프라이빗하지, 고급스럽지, 안주 많지- 진짜 알코올이 잘 들어갈 수 있는 3대 요소가 다 갖춰진 완벽한 장소였다.
이외에도, ‘일단 오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는 의미인 것 같은 ‘Timeless Spa’ 도 있었고
곳곳에 여행자들을 위한 간이 수면실도 잘 마련되어 있었다. (프라이빗한 수면실도 있음)
그리고 개인적으로 참 좋았던 ‘Charging Station(충전 센터)’.
코스타 커피숍(Costa Coffee) 바로 옆에 있었는데, 각종 케이블이 잘 구비되어 있었고 개별 락커 형식이라 보안성도 높아 보였다.
마치 NASA 우주 센터처럼 나온 사진을 끝으로 <두바이 국제공항x에미레이트항공 비즈니스 라운지> 탐방 끝-
✔Check!
-콩코스 B구역 라운지에서 에미레이트항공 인천행 게이트의 거리는 꽤 멀기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출발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나와 Navy 에디터가 만찬을 즐기고 온 <파리 샤를 드골 공항x에미레이트항공 비즈니스 라운지>를 소개하려 한다.
수속을 마치고 라운지로 가는 길-
안내원에게 길을 물어봤더니 “에르메스(HERMES), 프라다(PRADA) 매장 사이로 가세요.”라는 말을 들었다.
뜬금없지만 순간 해리 포터가 호그와트 급행열차를 타러 ‘킹스크로스 9와 3/4 플랫폼’으로 가야 했던 그 장면이 떠올랐다.
미심쩍게 걸어갔더니 진짜 떡 하니 그 사이에 ‘Salons Lounges’가 있었다.
1층엔 게이트로 가는 통로가 있었고, 라운지로 가기 위해선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가야 했다.
(에티하드항공, 캐세이 퍼시픽, 아메리칸항공 라운지와 같은 층)
두바이 국제 공항 비즈니스 라운지와 비슷한 우드 외관-
에미레이트항공의 메인 공항이 아니라 그런지 비교적 좀 소박한(?) 느낌이 들었다.
깔끔하고 널찍한 내부. 이 정도도 넓은 편인데 앞서 경험한 스케일이 워낙 크다 보니 여긴 아늑하게 느껴졌다.
벽에는 고오급 ‘롤렉스(ROLEX)’ 시계가 다섯 개나 있었다. 디테일한 소품에서도 럭셔리함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
하지만 내가 정작 마음을 뺏긴 건 따로 있었다. 이곳의 진짜 매력은 퀄리티 좋은 음식들이었다.
여기가 뷔페 공간. 평범해 보이지만 맛은 절대 평범하지 않았다.
음식 가짓수가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치킨 카레, 램 양고기 스테이크, 파스타, 매쉬 포테이토, 생선구이 등 한 끼 식사로 충분한 핫푸드들로 굉장히 잘 구성되어 있었다. (그 옆엔 매우 소박한 베이커리 코너-)
음식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미리 알려주면 맞춤 메뉴를 제공한다는 공지도 있었다. 고급 레스토랑에서만 볼 법한 세심함, 나아가 음식에 대한 자부심까지 느껴졌다.
미니바도 합격점! 아랍에미레이트 특산품인 데이츠(대추 야자)가 있었다. 술과 곁들일 레몬 슬라이스와 올리브, 견과류까지 잘 준비되어 있어서 좋았다.
✔Check!
-에미레이트항공에서 제공하는 데이츠는 ‘바틸(Bateel)’이라는 고급 브랜드 제품! 데이츠 중에서도 고급이니 꼭 한 번 먹어 보길 추천한다. (두바이 공항에도 있었음)
그리고 아래 냉장고엔 물, 음료 그리고 시원한 맥주 등 종류가 아주아주 다양했다.
원형 테이블엔 차가운 요리와 각종 디저트가 있었다.
일단 요리 플레이팅에서 만족! 플레이트마다 정성스럽게 데코를 한 느낌이 들었다.
디저트도 완벽- 특히 라즈베리 타르트의 비주얼이 압권이었다.
생과일을 먹기 좋게 깎아 놓았다거나 치즈나 핑거 푸드를 가져가기 좋게 플레이트 해놓는 등 디테일한 부분에서 세심함이 느껴졌다.
이성 잃고 가져오다 보니 만찬 테이블 완성- 양고기는 생각보다 별로였지만, 나머지 음식들은 다 기대 이상이었다.
ㅡ역시 ‘미식의 나라’ 파리는 라운지 음식도 맛있구나
같은 에미레이트항공 라운지니까 음식 맛도 비슷할 거란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의 음식은 두바이 공항 것보다 훨씬 맛있었다.
출장 막바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맥주 한 입 즐기고 있으니
직원이 다가와 모엣&샹동 샴페인을 권했다. 식지 않는 에미레이트항공의 모엣&샹동 사랑-
덕분에 샴페인과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했다.
이용객도 별로 없어서 프라이빗한 느낌이 물씬 들었던 <샤를 드골 공항x에미레이트항공 비즈니스 라운지>.
창밖으로 보이는 비행기와 활주로를 보니 ‘이제 진짜 한국으로 돌아가는구나’라는 생각에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인천-(두바이)-파리 왕복 스케줄 속에서 ‘에미레이트항공 비즈니스 라운지’는 마치 단비 같았다.
맛있는 음식, 멋진 인테리어- 마치 테마 파크에 온 기분이랄까?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라운지에 가면 한숨 자야지’ 라고 다짐했던 것이 한순간에 무너지고, 눈은 어느새 초롱초롱해져 있었다.
수많은 수식어를 갖다 붙인 리뷰였지만, ‘에미레이트항공 비즈니스 라운지’를 한 마디로 표현하라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하고많은 것 중에 왜?
‘모엣&샹동 샴페인 라운지’가 가장 인상 깊기도 했고, 무엇보다 어디에나 애주가를 위한 작은 만찬을 준비해 놓는 것을 잊지 않았다. 수시로 고급 술을 권하고, 그것에 프라이드를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
ㅡ좋은 공간엔 언제나 좋은 음식과 좋은 술이 함께 한다는 것을 사랑하는 듯했다.
그래서 나는, “에미레이트항공 라운지 럭셔리하니까 꼭 가보세요.”라는 말 보단 “애주가라면 당장 에미레이트항공 라운지를 버킷 리스트에 적으세요.”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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