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호텔의 새로운 디자인 역사를 쓴 펠릭스 호텔(Felix Hotel)
“그냥 공항호텔이나 가자~
그냥~ 좀 깔끔하고 가까운 곳으로 잡지 뭐”
공항호텔에 묵고자 할 때 흔히들 쓰는 말이다. 공항과의 인접성, 보다 저렴한 가격, 깔끔한 디자인 이 세 가지 중에 한 두개만 만족시킨다면 OK. 평소 4-5성급 호텔을 이용할 땐 이것저것 따져보던 사람들이 유독 이 ‘공항호텔’에만 후하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애초에 기대를 낮춰서 관대한 평가를 내린달까…? 조금 아쉬운 점이 있어도 “공항호텔이 다 그렇지 뭐”라는 단골 멘트로 끝이 난다.
수많은 공항호텔들이 그동안 이런 점을 이용해 분위기와 서비스는 후자로 미뤄뒀던 것도 사실이고…
그런데 이런 편견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호텔이 있었으니, 바로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펠릭스 호텔(Felix Hotel)이다.
공항호텔이 편리하기만 하고, 개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우리 호텔 한 번 와 보길
지루함 느낄 새 없이 개성으로 무장했다고 자신하는 이 호텔. 괜히 객기 부리는 거 아닌가 싶을 수도 있지만, Ovolo Woolloomoolo 호텔과 나란히 '요즘 호주에서 가장 핫한 호텔'로 손꼽히는 호텔이다.
|Editor’s TALK
: 8HOTELS는 2003년 시드니 달링 허스트에 첫 호텔을 오픈해, 현재 호주와 해외에도 지점을 넓혀가고 있는 부티크 호텔 브랜드. 펫 프렌들리 호텔이기도 함.
공항과의 인접성은 굿. T2(국내선)까지는 도보로 5~10분 이내에 이동 가능하고, T1(국제선)까지도 도보로 이동은 가능하나 짐이 많다면 호텔 내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나 우버 택시를 타야 하는 걸 추천한다.
공항호텔이라 도심지와의 거리는 좀 있지만 웬만한 메인 관광지까지 택시로 30~40분 내에 이동 가능한 수준이다. (ex. 달링하버까지 우버로 30분 정도 소요)
체크인을 하기 위해서는 리셉션이 있는 최고층 ‘PH층’으로 올라가야 했다.
PH는 Penthouse의 약자로, 리셉션 외에도 라운지/ 스낵샵&바/ 회의실 등 다양한 시설이 모여 있는 곳을 말하고 있었다.
특이한 엘리베이터 내부.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엘리베이터에서부터 Felix Hotel의 개성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미 눈치챈 사람도 있겠지만 Felix Hotel의 콘셉트는 '공항'. 앞으로 보여줄 호텔 곳곳의 네이밍을 항공 용어로 지은 것도 이 호텔만의 개성이라 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리셉션. 밤늦게 도착한 고객 or 바쁜 고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셀프 체크인/체크아웃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리셉션 옆에 마련된 라운지. 컬러풀하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와 함께 큰 통유리창으로 시드니 공항 활주로 전경을 바라볼 수 있었다.
ft. 활주로를 더 가까이서 크게 볼 수 있는 망원경까지!
체크인은 웨이팅 없이 빠르게 진행됐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했지만 결제는 호텔 현장 결제로 이루어졌다.
★참고해야 할 사항은,
① Felix Hotel은 당일, 체크인 전임에도 불구하고 등록돼 있는 보증 카드로 미리 결제를 해 버린다는 것. 노쇼(No-show) 고객을 방지하고자 미리 결제를 하는 것이므로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
② 본인 명의 카드만 결제 가능! 법인카드라고 해도 예외가 아니다. 만약 보증 카드가 (본인 명의가 아닌) 법인 카드라면 이 카드로는 결제가 불가하므로, 꼭 개인 카드를 챙겨가야 한다.
앞서 말했지만, Felix Hotel은 호텔 곳곳 명칭을 공항/비행 용어로 센스 있게 작명했다.
이번에 묵을 객실은 최상위 객실 ‘퍼스트 클래스(First Class)’. 총 150개 객실 중, 퍼스트 클래스룸은 단 4곳뿐이다. 가격은 1박 약 26만 원(1인 기준)
퍼스트도 좋지만, 비즈니스 클래스도 진짜 좋아
한 번 구경해보고 정할래?
직원분의 솔깃한 제안에 냉큼 “오케이!”를 외쳤다. 사실 예약 직전까지 비즈니스 클래스를 할까, 퍼스트 클래스를 할까 꽤나 고민했던 나였다.
‘뭘 고민해… 당연히 퍼스트 클래스가 더 좋은 거 아니겠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비즈니스 클래스룸은 호텔 내 유일한 코너룸 타입! 객실에서 공항 코너뷰를 즐길 수 있다는 게 꽤나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실제 뷰를 보고, 난 한치의 고민도 없이 그대로 퍼스트 클래스 룸으로 직행했다. 이날 시드니 날씨가 너무 흐렸기에… 코너뷰인 것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 듯했다.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좌: 비즈니스클래스 / 우: 이코노미클래스). 직원 피셜로는 날씨가 화창할 땐 참 멋진 뷰를 선사한다며 오늘은 날이 아니라고 했다.
|Editor’s TALK
: 비즈니스 클래스룸과 퍼스트 클래스룸의 가격 차이는 약 3~4만 원. 예약은 퍼스트로 했지만 비즈니스룸에 묵는다면 차액 환불이 되는지 궁금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직원의 대답은 NO.
이 파란문을 열면 나타날 마이 퍼스트 클래스룸!
문 바로 옆엔 드레스룸이 마련돼 있었다. 다리미와 다리미판, 여분의 담요까지 완비!
캐리어 트레이 겸용으로 쓸 수 있는 짐 공간도 널찍했다. 대형 사이즈 캐리어와 각종 가방을 두어도 넉넉한 공간!
드레스룸 바로 옆에는 미니바와 금고가 세팅된 테이블이 있었다.
테이블이 널찍하다는 점은 아주 마음에 들었지만 미니바를 열어보고는 경악했다. 물 2병과 미니 팩우유 1개뿐.
더 심각한 건, 딱 2병 있는 물이 프리워터가 아니라는 점이다. 1병 당 3달러...
들어오자마자 미니바에서 너무 빠르게 실망했지만, 내부 공간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객실 정중앙에 180도로 회전하는 평면 TV가 있었는데, 회전하기 때문에 소파에서도 침대에서도 공간 제약 없이 TV를 시청할 수 있었다.
또한 객실을 크게 거실/침실 공간으로 분리하는 파티션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었다. 거실 공간에 마련된 소파와 테이블이 널찍해서 3~4명까지는 거뜬! 전체적으로 COZY한 느낌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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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실 크기는 40m2. 약 12평 정도로 1인이 쓰기엔 아주 널널한 수준/ 이외 객실 크기는 이코노미(18 m2), 프리미엄이코노미(21 m2), 비즈니스(28m2).
침대 옆, 테이블 위 곳곳에 충전 콘센트가 있는 점도 좋았다. 특히 구역마다 콘센트 & USB포트가 각각 2개씩 마련돼 있다는 점이 아주 만족스러웠다.
특히 충전할 것이 많은 나 같은 출장러들에겐 USB포트가 이렇게 많다는 것은 정말 축복!
성인 여성 2~3명은 누울 수 있을 것만큼 널찍했던 킹 베드. 침구는 더할 것도 뺄 것도 없이 딱 깔끔하고 폭신한 침구였다.
침실 옆 통유리 창에서 보이는 뷰. 비즈니스 클래스룸과는 다르게 공항 뷰가 아니라 그냥 동네 뷰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사실 공항호텔에서 뷰를 기대하는 거 자체가 좀 욕심이긴 하지만, 여긴 비즈니스 클래스룸의 공항뷰가 워낙 특별하니까… 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퍼스트 클래스룸보다는 비즈니스 클래스룸에 묵기를 추천한다.
+ 이건 여담인데, 퍼스트 클래스 뷰가 비즈니스보다 안 좋은 이유가 뭔지 물으니 직원 피셜
퍼스트엔 대체로 기장님, 승무원분들이 많이 묵어요
그 분들은 공항이 얼마나 지겹겠어요? (하하하)
저 문 너머로는 욕실이 나온다.
사진에선 티가 나지 않지만, 굉장히 널찍했던 욕실. 침실 공간 보다 좀 더 넓은 느낌이었다. 실제 촬영 시 목소리가 울렸을 정도!
크기만큼이나 마음에 쏙 들었던 포인트는 바로 인테리어. 심플하고 깔끔한 화이트톤 컬러와 기하학적인 무늬로 멋을 낸 민트색 타일이 굉장히 멋스러운 공간이었다.
조명도 굉장히 좋고/ 거울도 널찍/ 세면대도 두 개나 있고/ 욕조도 깊고 넓고/ 화장실, 샤워실, 세면대 공간 분리도 잘 돼 있고/ 뜨거운 물도 완전 잘 나오는 욕실이었다.
BUT! 인테리어는 훌륭했으나 실제 이용해보니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일단 칫솔, 면도기 등 기본 세안 키트가 없고(헤어캡, 위생팩 정도 있음) 샤워부스엔 샤워호스가 따로 없고 천장형 샤워기만 달려 있었다. 샤워부스에 따로 문이 없어서 씻고 나오니 욕실 바닥이 다 비눗물로 흥건…
샤워 로브와 슬리퍼도 없었다. 슬리퍼가 없다니 카펫 바닥인데… OMG
요청하니 슬리퍼를 가져다주긴 했지만 품질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샤워 로브는 아예 제공하지 않는다고 함)
|Editor’s TALK
-24시간 Free Wi-fi 제공
-레이트 체크아웃 가능. 유료임▶ 체크아웃 시간은 오전 11시. 1시간 연장 시마다 20달러씩 추가
객실이 널찍하고 좋네요. 근데 솔직히…
공항호텔 편견 깰 만큼 디자인이 훌륭한지는 잘…
아직까지도 ‘Felix Hotel이 뭔가 아쉽다’하는 사람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공간.
PH층은 체크인을 할 때 올라왔던 그곳이 맞다. 리셉션 공간 맞은편으로 걸어가면 라운지, 회의실, 바와 마켓, 야외 테라스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하다.
라운지 공간은 특별한 경계나 제한 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만남의 장소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사람들은 이곳에서 대화를 하거나 식사를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공간을 즐기고 있었다.
이건 내가 이 공간을 누리는 방법♥
공간 자체가 워낙 컬러풀하고 아기자기하니 어떻게 찍어도 기대 이상의 고퀄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사진 뒤쪽으로 슬쩍 보이는 ‘HAPPY HOUR’. 이곳은 Felix Hotel에 유일하게 있는 작은 BAR이다.
대개 호텔에서 ‘해피아워’라 하면, 일정 객실 타입 이상에 묵는 고객에게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으로 음식과 술을 제공하는 서비스라 할 수 있다.
내심 무료를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무료는 아니고 오후 4시 30분부터 저녁 7시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주류를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여기는 제일 마음에 들었던 장소.
일단 비비드한 인테리어가 너무 예뻤고, 앞서 본 메인 공간과 분리돼 있어 보다 프라이빗하게 라운지를 즐길 수 있었다.
이 음식들은 다 뭐지? 설마 투숙객들 먹으라고♥?
처음 봤을 땐 나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이건 투숙객을 위한 음식들이 아니라 이 공간을 사전 대여한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케이터링 서비스였다. 1박 하는 동안 꽤 많은 단체 손님들이 오갔던 걸로 보아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듯했다.
BUT 아쉬웠던 건 예약 손님들이 시간대별로 꽉 차 있어서, 정작 투숙객들은 이 공간을 온전히 이용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라운지 한쪽엔 소박한 비즈니스 센터와 각종 충전지들이 마련된 테이블이 있었다.
특히 이렇게 충전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체크아웃을 한 뒤에도 비행시간까지 시간을 때울 수 있다는 점이 너무 좋았다.
Felix Hotel에서 가장 좋았던 점 중에 하나는 바로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스낵샵이 있다는 것이었다.
각종 음료와 술(와인, 맥주, 샴페인 등)을 비롯해 계절과일(바나나, 사과, 오렌지 등)과 각종 스낵, 요거트, 샌드위치, 피자, 햄버거, 빵, 아이스크림 등 정말 다양한 것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그 종류가 너무 많아서, 다음날 아침 아침 식사 거리를 찾으려다 결정 장애가 와 몇십 분을 서서 고민했다…
이 밖에 생활용품들도 판매하고 있었다. 이런 것들이 급히 필요할 때가 있는데 여행/출장자에겐 아주 유용한 코너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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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크인 전에 이용할 경우, 바로 결제하지 않고 룸차지(Room Charge)로 이용 가능. 체크아웃 후엔 바로 결제
Felix Hotel의 콘셉트가 '공항'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또 하나의 포인트.
객실 명칭이 이코노미, 프리미엄 이코노미, 비즈니스, 퍼스트 클래스였다면 라운지 뒤쪽에 마련된 컨퍼런스 룸 이름은 보잉(Boeing)과 에어버스(Airbus)다! 작명 센스 정말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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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잉과 에어버스는 세계적인 항공기 제조업체로 대표적인 사업 경쟁 관계로도 알려져 있음. 항공기 명칭에 붙은 B는 Boeing을, A는 Airbus를 의미하는 약자임.
아쉽게도 컨퍼런스 룸도 진작에 예약 마감이라 잠깐 들어가서 구경할 수도 없었다. (이곳 라운지는 외부인 예약 때문에 투숙객이 누릴 수 있는 게 적어지는 듯…)
이렇게 공식 홈페이지 사진으로나마 내부를 구경해보는 걸로 만족.
이 밖에도 야외 테라스가 마련돼 있었다. 날이 풀리면 영화를 상영하기도 하고, 추워지면 벽난로를 키기도 하는 낭만적인 공간이었다.
명색에 4성급 호텔인데 수영장, 피트니스센터 같은 부대시설 하나 없으면 섭섭하다.
수영장은 없지만, 지하에 마련된 실내 피트니스센터
널찍하진 않지만 기본적인 운동기구들은 다 마련돼 있고, 이용객도 없어서 조용히 운동하기에 좋아 보였다.
시드니 간다는 지인이 공항 호텔을 고민하고 있다면, 주저 말고 추천해주고 싶은 호텔이라 말하고 싶다.
공항호텔의 파격적인 변신에 호주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호텔! 그만큼 객실을 비롯한 호텔 곳곳의 인테리어가 너무도 황홀하다. 어딜 찍어도 포토존이고♥
하지만, 굳이 공항 근처 호텔이 필요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시드니에는 디자인 호텔이 정말 다양할 뿐만 아니라 Felix Hotel은 4성급 호텔이라기엔 자잘한 서비스가 많이 아쉽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ex. 미니바 부실/ 기본 세안 키트 없음/ 샤워로브, 슬리퍼 없음/ 라운지 이용 제약 등)
하지만, 리뷰 속 Felix Hotel에 반했다면 꼭 한 번 가 볼 기회가 생기길 바란다♥
시드니로 떠난 출장 리뷰 릴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