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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스티지고릴라 Apr 02. 2019

라스베가스 벨라지오 분수쇼는 어디서 가장 잘 보일까

말해 뭐해, 벨라지오 라스베이거스

라스베가스로 출장을 가기로 결정된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네이버에 ‘라스베가스 여행’을 검색한 거였다. 나는 정말 라스베가스가 호텔 천국이라는 거 빼곤 출장지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검색했을 때 가장 많이 보인 단어는 ‘벨라지오 분수쇼’. 세계 3대 분수쇼이자 벨라지오 호텔 앞 5만m² 규모의 호수에서 펼쳐지는 거대한 분수쇼라고 했다.


이걸 꼭 봐야할 거 같은데, 어디서 본담?

상식적으로, 벨라지오 호텔에서 운영하는 분수쇼라면, 벨라지오 호텔에서 제일 잘 보이지 않을까?


많고 많은 라스베가스 호텔 중 벨라지오 호텔을 선택한 건 단순하고 사소한 이 궁금증을 증명하기 위해서였다.


벨라지오 라스베이거스 영상 리뷰는 아래에서!




 외관: 호수가 정말 크구나… 

라스베이거스의 중심부는 스트립이다. 하지만 스트립은 6km 가량의 매우 긴 대로라서 스트립에 있는 호텔이라고 모두 접근성이 좋은 호텔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보통 스트립의 중심부를 얘기할 때, 벨라지오 분수쇼가 펼쳐지는 벨라지오 호수를 얘기한다. 그래서 벨라지오가 접근성이 최고인 호텔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진에서 보다시피 호수가 너무너무너무너무나 크다! 호수에서 호텔 입구까지 걸어서 최소 5분 이상 소요된다. 날씨가 덥거나 춥거나 비 오는 날엔 꽤나 호텔 입성까지 고역이 예상된다. 

게다가 스트립 도로변에서 호수를 빙 둘러 호텔 로비에 진입하는 길은 약간의 경사로다. 빽빽한 일정을 마치고 호텔로 향할 땐 그 길이 어찌나 까마득하게 느껴지던지.

걷고 걷다가 도착한 호텔 입구. 역시 ‘Chinese New Year’ 시즌을 맞아 입구부터 중국 풍의 장식이 보인다.




 로비 & 정원: 식욕감퇴짤? NONO!


<로비>


라스베가스 유수의 호텔들은 저마다 화려한 장식과 개성을 뽐낸다. 그 때문에 투숙객이 아니더라도 정말 단순히 관광차 여러 호텔을 들러 사진을 찍는 여행객들이 많다. 

벨라지오 호텔 로비 천장은 유리 공예로 매우 유명한데 이 천장 장식은 미국의 유리 조형 예술가인 데일 치훌리(Dale Chihuly)의 작품으로 ‘피오리 디 꼬모(Fiori di Como)’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피오리 디 꼬모’는 데일 치훌리의 대표 작품 중 하나로, 그의 이름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가 된 작품이다. 

어째 국내에선 식욕감퇴 사진으로 더 유명하긴 하지만…


한편, 국내 호텔에도 데일 치훌리의 또다른 작품이 있다. 바로, 그랜드 워커힐 서울 로비 천장에 있는 ‘샹들리에’다. 

그랜드 워커힐 서울의 ‘샹들리에’ 보러 가기▶ 

한 눈에 봐도 굉장히 거대한 프론트 데스크. 객실 수가 4천개에 육박하는 만큼 라스베가스에서는 이렇게 거대한 프론트가 굉장히 일반적이다.

* 벨라지오 라스베이거스 객실 수: 3,950실


객실이 많아서일까. 정오가 채 되지 않아 체크인 요청을 했는데도 바로 체크인이 가능했다. 주말이나 성수기엔 장담할 수 없지만 최소한 비수기 주중에는 라스베가스 내 어느 호텔에서건 얼리 체크인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정원>


로비에서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실내 정원이 자리한다. 정식 명칭은 벨라지오 온실 & 보타니컬 정원(Bellagio Conservatory & Botanical Garden). 

시즌 별로 콘셉트가 바뀌는데 내가 방문했던 2월 경엔 춘절(Chinese New Year)을 테마로 꾸며 놓았다. 

올해가 돼지의 해이다 보니 곳곳에 돼지 조형물이 참 많았다. 올해는 돈 많이 벌게 해주세요!  

정원 좌우로도 중국풍이 가득 느껴진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시아인인 내 입장에선 미국까지 날아와서 중국풍 가득한 정원을 마주한 게 약간 당황스러웠다. 

미국 감성을 느끼러 온 거지, 중국 감성을 느끼러 온 게 아니라고…




객실: 벨라지오-파운틴뷰=0 

벨라지오도 여타 다른 베가스 호텔과 마찬가지로 객실로 가기 위해선 카지노를 가로질러야 한다. 이곳 역시 카지노에선 흡연이 가능하기 때문에 객실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타러 갈 때마다 담배 냄새를 헤치고 가야 했다. 

그러한 험난한 여정을 거쳐 게스트용 엘리베이터로 가면 생전 듣도 보도 못한 거대한 엘리베이터 단지(!)가 보인다. 

한 곳에 엘리베이터가 6개씩, 게스트용 엘리베이터만 총 24개. 호텔의 규모가 짐작되고도 남을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객실은 16078호. 다섯 자리의 객실 번호는 처음 봐서 신기했다. 16층의 078호.. 다섯 자리수가 필요하다는 건 한 객실에 100개 이상의 객실이 있다는 거겠지. 새삼 베가스 호텔들의 규모가 실감이 난다. 

객실 타입은 파운틴 뷰 투 퀸(Fountain View Two Queen)이다. 기본 객실 중 벨라지오 분수쇼를 조망할 수 있는 객실 타입. 왼쪽에 보이는 문은 욕실문이다.


* 벨라지오 라스베이거스 객실 타입

- 일반 객실(3타입): 리조트 킹, 리조트 투 퀸 룸, 리조트 타워 킹

- 파운틴 뷰 객실(2타입): 파운틴 뷰 킹, 파운틴 뷰 투 퀸

- 스위트(14타입): 펜트하우스 스위트, 투 베드룸 그랜드 레이크뷰 스위트, 투 베드룸 벨라지오 스위트, 체어맨스 스위트, 이그제큐티브 팔러 스위트, 이그제큐티브 호스피탈리티 스위트, 벨라지오 스위트, 투 베드룸 펜트하우스 스위트, 프레지덴셜 스위트, 살롱 스위트, 사이프러스 스위트, 원 베드룸 레이크뷰 스위트, 벨라지오 퀸 스위트, 타워 스위트 

베가스 호텔 답게 널찍한 객실 사이즈를 자랑한다. 다만, 생긴지 20년이 넘어가는 호텔(1998년 오픈)이다 보니 인테리어나 기물에서 세월의 흔적이 물씬 느껴진다. 

* 파운틴 뷰 투 퀸 객실 크기: 47m² 

객실료는 290,177원. 물론 리조트 피 불포함 가격이다.

전반적인 객실 컨디션이 노후하긴 했지만 침대도 크고 매트리스도 주기적으로 교체하는지 꺼진 부분도 없었다. 

객실에는 황토빛 주황색과 오묘한 에메랄드 색이 많이 쓰였는데, 그 두 가지 컬러가 그렇게 조화롭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창 측 침대 옆에 놓인 책상. 에메랄드 색 유리는 대체…

책상 위에는 스탠드와 전화기가 놓여 있고, 책상 측면에 콘센트와 랜 포트, USB 포트가 있다. 하지만, USB 포트는 그림의 떡. 고장인지 USB 케이블을 연결해도 전혀 충전이 되지 않았다. 

침대 맞은 편에는 옷장과 TV, 서랍이 있다. TV 옆에 보이는 문은 옆 객실과 연결된 커넥팅 도어다. 종종 커넥팅 룸으로 쓰이는 객실에서 볼 수 있다. 물론 내가 투숙했을 때 저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 커넥팅 룸: 인접해 있는 객실로서 커넥팅 도어가 있는 객실. 이 도어를 열어서 2실 또는 그 이상을 연결하여 사용한다. 

옷장에는 캐리어 받침대와 다리미, 다리미 받침대, 가운이 들어 있었는데 웬걸! 

2인으로 예약 했음에도 가운이 1벌 밖에 없었다. 혹시나 해서 욕실에 가보니 욕실에도 없었다. 아마 호텔 하우스키핑 측의 실수일 것이다. 게다가 슬리퍼도 준비돼 있지 않았다.  

옷장 옆 서랍 위에는 간단한 스낵류와 유료 물(엄!청! 비싸니 주의할 것!), 샴페인 쿨러와 유리 잔들이 놓여 있다. 

비치된 스낵류가 허술해 보여도 손대면 자동 과금 된다. 물론 살펴만 본 후 이용하지는 않았다면 체크아웃 시에 과금 된 부분을 취소할 수 있지만 번거롭다. 게다가 호텔 측에서도 이용할 거 외에는 손대지 말 것을 권장하므로 참고하시길. 

서랍 한 켠에 위치한 미니바. 딱 봐도 이건 건드리면 센서로 자동 과금 되게 생겼다(실제로도 그렇다). 호텔 컨디션이나 인테리어는 오래됐는데 이런 건 또 신식이네. 

노후미(?) 뽐내는 이 호텔에 부러 투숙할 이유가 있다면 바로 이 파운틴 뷰 때문이다.

호수가 한 눈에 들어오는 통 창 옆에는 작은 테이블과 소파 2개가 사이 좋게 놓여 있다. 당신이 이 객실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공간이다.


프고가 직접 취재하고 리뷰한 미국 벨라지오 라스베이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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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틴 뷰> 

뷰는 말 그대로 드라마틱하다. 벨라지오 분수쇼가 펼쳐지는 호수가 한 눈에 담긴다. 맞은 편에는 패리스 호텔들을 포함한 라스베가스의 호텔들이 보인다. 

리조트 피를 포함해 30만원 초중반 대라는 가격에 과연 벨라지오 호텔의 파운틴 뷰에 묵을 가치가 있을까? 

애초에 이 곳을 선택했던 그 작지만 중요한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총 4가지 버전의 분수쇼를 비교해 보기로 했다.

객실에서 보는 주간 분수쇼

객실에서 보는 야간 분수쇼

야외에서 보는 주간 분수쇼

야외에서 보는 야간 분수쇼


말은 필요 없을 테니, 사진으로 대신하겠다.    

사진에서 확인 가능하겠지만, 분수쇼 자체만을 놓고 봤을 땐 파운틴 뷰 객실에서 보는 분수쇼, 특히 야간 분수쇼가 단연 압권이다. 

게다가 분수쇼에 사용되는 음악은 TV의 22번 채널에서도 나오니 음악이 안들릴까 하는 염려는 놓아도 된다. 날씨에 상관없이 언제든 편안하게 분수쇼를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

분수 쇼가 충분히 크지 않냐고? 

그렇긴 한데, 야외에서 보면 이렇게 보인다. 

(자동 워터파크 개장)

호텔 높이(151m) 만큼 올라가는 분수의 최대 높이(140m)를 정말 생생하게 볼 수 있다.

베가스 다른 호텔에서 보는 분수쇼는 어떨까?▶


* 벨라지오 분수 쇼 운영 시간

- 주중(월~금): 3pm-8pm 매 30분 마다, 8pm-12am 매 15분 마다

- 토요일 & 공휴일: 12pm-8pm 매 30분 마다, 8pm-12am 매 15분 마다

- 일요일: 11am-7pm 매 30분 마다, 7pm-12am 매 15분 마다



<욕실> 

욕실은 넓은데 휑해서 굳이 이렇게 넓을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욕조 맞은 편에는 변기와 샤워 부스가 있다. 드라이기는 세면대 아래 서랍에 있다. 

그런데, 여기도 코스모폴리탄과 마찬가지로 샤워기가 고정형이다. 대체 왜…? 정말 궁금한데 아직까지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어메니티는 라노베라(Lanovera) 제품. 여기에 없는 바디 워시는 샤워 부스에서 찾을 수 있다.




 부대시설


<수영장>


수영장은 로비층에 위치해 있다. 안내 표시를 찾아 걸어가다 보면 수영장으로 통하는 정원이 나온다. 

마치 유럽의 정원을 연상시키는 분위기라 수영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곳곳이 포토스팟!

* 벨라지오 수영장 운영 시간

Pools & Jacuzzis: 8am-7pm (동절기 일부 운영 중단)

Cypress Pool: 9am-6pm


사진에서 보이는 수영장은 동절기에 오픈해 둔 유일한 곳이었다. 수영장은 총 5개가 있는데 이곳과 자쿠지를 제외한 곳은 동절기라 운영을 안 하거나 수리 보수 중이었다. 

건너편엔 인접한 호텔, 코스모폴리탄도 보인다. 

코스모폴리탄 오브 라스베이거스 리뷰는 여기▶

비록 동절기지만 라이프가드도 대기하고 있고 썬베드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었다. 

특이한 점은 수영장 한 쪽에 마련된 썬베드 존. 성수기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건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썬베드가 자리하고 있다. 

썬베드 존 구석에는 온수가 채워진 자쿠지가 있다.   

풀 바와 풀 카페 모두 동절기엔 영업을 하지 않는다. 이 계절에 방문한 게 그저 아쉬울 따름.



<피트니스 센터>


피트니스 센터로 가는 길은 다소 복잡하다. 

로비에서 정원을 마주 보고 좌측으로 걷다 보면 오메가 매장 바로 옆에 Spa & Salon, Fitness Center 라는 표시판이 보인다. 그 쪽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다시 올라가야 한다. 

벨라지오 피트니스 센터 운영 시간은 매일 6am-8pm. 한산한 피트니스 센터를 주로 보다가 이렇게 사람이 붐비는 피트니스 센터는 오랜만이었다. 투숙객보다는 주로 이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회원권을 끊고 이용하는 것 같았다.

(유산소 존)
(웨이트 존)

한 쪽엔 요가나 맨몸 운동이 가능한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Summary: 감히, 파운틴 뷰 아니면 의미 없다 말한다


벨라지오 호텔의 객실 컨디션은 상술했듯이 그리 좋지 않다. 다소 흉물스러울 수 있는 옷장을 비롯해 ‘아 좀 깬다’ 싶은 기물들이 객실 곳곳에 산재해 있다. 게다가 이 곳의 투숙료가 그리 싼 편도 아니라서 같은 가격에 이 곳보다 컨디션이 훌륭한 호텔을 얼마든지 예약할 수 있다. 

하지만 호기심이든 뭐든 당신이 벨라지오 라스베이거스에서 묵겠다면 반드시 파운틴 뷰 객실을 선택하길 권한다. 

벨라지오 분수쇼가 벨라지오 호텔에서 가장 잘 보이도록 만들어진 건 너무도 당연하다. 벨라지오 분수쇼가 라스베이거스 여행의 메인 테마라면 이 곳의 파운틴 뷰 객실에서 분수쇼를 원 없이 누려보는 건 어떨까.


일단 푹신한 소파에 앉자. 그리고 표면에 약간 물이 맺힌 시원한 맥주 캔을 꺼낸다. 소파에 엉덩이를 가장 안쪽으로 밀어 넣고 한껏 힘을 뺀다. 

기다림도 잠시, 세계 3대 분수쇼가 당신의 눈 앞에 펼쳐진다. 때론 로맨틱했다가, 웅장했다가, 또 어느 순간엔 펑키하다. 

‘앗, 잠깐만, 지금 몇 시지?’ 문득 정신 차리고 시계를 보면 아마도 그 날의 분수쇼가 끝나는 자정일 거라고 장담한다. 이 곳의 분수쇼는 당신의 눈과 귀, 그리고 시간을 빼앗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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