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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스티지고릴라 Jun 04. 2019

대한항공 대표항공기의 비즈니스석은 복불복?!

대한항공 B777-300ER 인천-오사카 프레스지석 후기

나 홀로 출장이라는 미션을 받았을 때,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1. 하핫, 여행도 혼자 많이 가봤는데 뭐.

2. 살려주세요…….


일은 일인지라 출국이 전혀 반갑지 않았다. 그저 ‘잘 할 수 있을까. 아니, 대체 내가 뭘 해야 하는 거지?’ 싶은 생각 뿐. 이런 나를 어르고 달래 주며, ‘아니야! 너 혼자서도 잘 할 수 있어!’라고 말해준 건 우리 엄마가 아니었다.




 Intro 1: 대한항공에 대하여


대한항공은 한국의 국책항공사(플래그 캐리어; Flag Carrier)다.

이전에 국책항공사와 국적항공사에 대한 차이를 언급한 적이 있는데, 비슷한 개념으로 ‘국영항공사’라는 분류가 있다.

▶국책항공사와 국적항공사의 차이가 궁금하다면 여기!

국영항공사는 정부나 공기업 등 공기관에서 운영하는 항공사인데, 대한항공이 현재 플래그 캐리어라는 지위를 누리게 된 데에는 국영항공사라는 과거가 한 몫 했을 테다. 

대한항공의 전신은 대한항공공사라는 공기업이다. 대한항공공사가 만성 적자로 인해 69년 민영화를 단행했고, 한진그룹이 이 대한항공공사를 넘겨 받은 후에 ‘한진에어’, ‘한진항공’ 등의 명칭이 아닌 ‘대한’항공이라는 명칭을 붙인 데에서 이 항공사의 과거 흔적을 찾을 수 있다. 


현재는 19개 항공사가 소속된 스카이팀의 창립 멤버로서 소위 ‘잘 나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적자에 시달리던 과거가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다.




 Intro 2: 대한항공의 ‘B777-300ER’


대한항공은 2019년 5월말 현재, 168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13개 도시를 포함해 전세계 44개국 124개 도시의 하늘길을 오가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이 보유한 항공기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보잉 사의 B777 시리즈. 무려 43대의 B777 시리즈를 운용 중이다. 게다가 지난 5월 14일에는 대한항공의 200번째 보잉기인 B777-300ER을 새로 인도받기도 했다. 아직 B777-300ER 모델에 대한 주문량은 1기가 남아 있으며 올해 내로 마저 인도될 예정이라고 하니, 대한항공의 극진한 B777 사랑은 더욱 공고해질 예정이다.  

물론 B777 시리즈는 대한항공 뿐만 아니라 전세계 다양한 항공사의 편애를 받는 기종이다. 보잉의 광동체(통로가 2개인 항공기) 중 가장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둔 모델이라 이 기종을 운용하지 않는 항공사 찾는 게 더 어려울 정도.  

대한항공은 B777 시리즈 중 B777-300ER 기종을 가장 많이 보유 중이다. 총 43대의 B777 중 B777-200ER은 14대, B777-300은 4대, B777-300ER은 25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B777-300ER은 주로 장거리 국제선과 다수요 중단거리 국제선에 주로 투입되며 막강한 범용성을 뽐내고 있다. 잠깐! B777-300ER에서 ER이 무슨 뜻이냐고? ‘Extended Range’, 즉 기존 모델에서 항속거리가 늘어난 모델이라는 뜻이다.




 Check-in


대한항공을 비롯한 스카이팀 회원사는 작년 초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둥지를 옮겨 탑승 수속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2터미널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1터미널과 아주 다른 점은 없었지만 보안 검색 등의 기기가 훨씬 최신의 것인 건 인상 깊었다. 

프레스티지석 및 일등석, 그 외의 모닝캄 상위 회원을 비롯한 Sky Priority 고객은 A 카운터에 마련된 프리미엄 체크인 카운터에서 수속을 진행한다. 

국적기답게 프리미엄 체크인 카운터만 해도 굉장히 넓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출장은 첫 날 인천-오사카-타이베이를 하루에 이동해야 했는데, 이 루트가 연결발권이 아니라 분리발권이었다. 환승에 약 2시간 40분 정도 간격을 두긴 했지만 분리발권일 경우 환승 공항에서 수하물을 찾아서 다시 재수속을 거쳐야 한다는 점 때문에 조마조마했는데 다행히 인천에서 타이베이까지 수하물도 한번에 붙여주고, 탑승권도 한 번에 발권할 수 있었다.




 Lounge : KAL 라운지


대한항공 프레스티지석을 이용할 때 배정받는 라운지는 제2터미널에 위치한 대한항공 KAL 라운지. 대한항공 프레스티지 라운지는 이스트와 웨스트 2곳에 위치해 있어서 본인의 탑승구와 가까운 라운지를 이용하면 된다.

겉에서 볼 땐 한산해 보이는 대한항공 KAL 라운지…  

라운지 공간이 굉장히 넓은 데도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물론 지어진 지 얼마 안된 곳이라 라운지 자체는 굉장히 쾌적하고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거의 모든 자리마다 콘센트 및 고속 충전 USB 포트가 마련된 건 기본이다.   

라운지 한 켠에는 샤워시설을 비롯해 조용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릴렉스 룸도 마련되어 있다. 샤워실과 릴렉스 룸 모두 인기가 좋아서, 내가 방문했을 땐 거의 모든 자리가 빈 곳 없이 차 있었다. 

하지만 수준 높은 하드웨어에 비해 음식은 상당히 부실하다. 뒤늦게 인천공항 홈페이지를 살펴보니 음식이 아니라 ‘다과 서비스’라고 적혀 있다. 그래, 딱 다과 수준이다.    

요거트와 샐러드, 바나나와 치즈 및 빵 몇 종류, 시리얼, 핫푸드 3~4종류, 컵라면 등이 전부다. 종류도 별 거 없고 맛도 그저 그래서 나중에 기내식을 좀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나중에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의 일본항공 라운지와 너무나 비교되던… 

(아이고 배고파)




 On-Board 

주린 배를 부여잡고 곧 탑승하게 될 대한항공의 B777-300ER 항공기를 만났다. 2터미널이라는 걸 누구나 알 수 있을 만큼 온통 대한항공 밭이다.


[탑승 비행편 간단 요약]

- 비행 편명: KE723 (인천-오사카)

- 비행 시간: 09:35~11:20 (1시간 45분)

- 항공 기종: B777-300ER

- 운임 가격: 717,900 (왕복 운임)

- 예약 등급: I (적립률 125%), 총 656 마일리지 적립

- 라운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KAL 라운지 

보딩은 정시에 시작됐다. 도움이 필요한 승객들이 1차적으로 탑승한 다음 일등석과 프레스티지석 승객 등 SKY PRIORITY 승객의 탑승이 이뤄진다. 대기 줄이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따로 분리되어 있어서 탑승이 혼잡하지 않다. 


프고가 직접 취재하고 리뷰한 B777-300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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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B777-300ER 프레스티지석 기내 모습. 

(출처: 대한항공 공식 홈페이지)

앞서 리뷰한 B787-9 프레스티지석과 기체는 다르지만 탑재된 시트 타입이 ‘프레스티지 스위트’로 동일하기 때문에 좌석 스펙에 차이는 없다. 다만 좌석 개수가 B789에 비해 많아서 총 7열이 프레스티지석에 할당되어 있다. B789의 프레스티지석이 총 3열이었던 것과 비교해보면 2배 이상 많다.  

좌석은 2-2-2 배열로 APEX SUITE 형태다. APEX SUITE는 2-2-2 배열임에도 불구하고 전 좌석에서 바로 통로로 접근 가능한 게 특징이자 최고의 장점이다. 보통 가운데 2열은 나란히, 창측 2열은 엇갈려 배치되어 있다. 

하지만 B777-300ER 전 기체에 이 같은 프레스티지 스위트 타입의 좌석이 설치돼 있는 건 아니다. B777-300ER은 신형 좌석인 ‘프레스티지 스위트’와 구형 좌석인 ‘프레스티지 슬리퍼’가 혼재되어 있다.  

(프레스티지 슬리퍼, 출처: 대한항공 공식 홈페이지)

프레스티지 슬리퍼의 경우 모든 면에서 프레스티지 스위트보다 좌석 사양이 좋지 않다. 좌석 간 간격과 좌석 폭도 약간씩 줄어들고 개인용 모니터 크기도 15.4인치로 대폭 작아진다. 칸막이를 완전히 올리면 거의 완벽에 가까운 프라이버시를 확보할 수 있는 프레스티지 스위트에 비해 칸막이를 다 올려도 프라이버시 확보가 어렵다. 

따라서 B777-300ER을 탑승하게 될 경우 탑재된 시트 타입이 어떤 것인가 확인하는 게 좋다.  

내가 사전 지정한 좌석은 프레스티지석 가장 뒷줄 창측 좌석인 14A. 이유는 후술하겠지만 프레스티지 스위트에선 창측 좌석을 가장 추천한다. 

가운데 좌석과 비교하면 왜 창가석이 명당인지 이유를 알 수 있다. 통로와 인접한 좌석은 통로에서 좌석이 너무 훤히 잘 들여다 보인다. 칸막이가 설치돼 있긴 하지만 애초에 피치가 넓게 빠진 APEX SUITE 타입 특성 상 좌석이 개방적이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창가석은 가운데에 있는 칸막이만 올리면 통로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거의 보이지 않는 구조다. 통로석이 시선 방파제 역할을 해준달까. 게다가 옆사람에게 민폐 끼치지 않고 통로로 진입까지 가능하므로 더더욱 창가석 선택을 주저할 이유가 없다. 

좌석에서 본 정면 모습은 이렇다. 18인치 스크린 하단에 꽤 깊은 수납공간이 있다. 참고로, 창측 좌석을 제외한 모든 좌석엔 저 수납 공간이 없다. 게다가 저 수납 공간을 제외하면 개폐식 수납 공간은 거의 없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잔 짐이 많은 편이라면 창가석을 반드시 사수하자. 

스크린 컨트롤러는 좌석 옆에 위치해 있다. 그 외에 시트 컨트롤러나 기내식 메뉴판, 헤드폰, 슬리퍼 등 기본적 물품은 좌석 옆 수납 공간에 꽂혀 있다. 다만 이 수납 공간이 굉장히 좁고 깊으므로 개인 소지품을 보관하기엔 불편하다는 것을 염두에 둘 것.  

기내 엔터테인먼트는 앞서 발행한 B787-9 프레스티지석 리뷰에서 지적한 것과 마찬가지다. 빈약하다. 한국영화 고작 4편이라니… 4편이라니…! 

시트 컨트롤러는 각각의 아이콘이 직관적이라서 편리했다. 간혹 시트 모양 변경을 위해선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한항공의 경우엔 원 터치로 시트 모양 변경이 가능했다. 시트 세부 조절 및 칸막이 조절, 독서등 On/Off도 이 컨트롤러로 설정한다. 

독서등은 개인 눈높이에 맞춰 수동으로 각도 조절 가능하다. 

풀 플랫 상태의 모습. 조그마한 베개는 있지만 담요는 준비되지 않았다. B787-9의 경우엔 담요가 미리 세팅되어 있던걸 보면 요청하면 갖다 주는 듯 했으나 워낙 짧은 비행(1시간 30분)이라 요청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확실히 리버스 헤링본 타입 비즈니스석에 비해 APEX SUITE 형태가 답답하지 않고 좋다.  

헤드폰과 슬리퍼. 헤드폰은 노이즈 캔슬링 제품. 

각종 전자기기를 위한 콘센트도 있다.




 In-flight Meal 

복편과 마찬가지로 아침 비행이라 메뉴가 간단하다.  

오믈렛과 시리얼 중 택 1. 인천공항 대한항공 라운지에 음식 가짓수가 너무 없던 탓에 시리얼로는 성에 차지 않을 것 같아 오믈렛을 주문했다.  

버섯 크림소스의 오믈렛에 감자, 야채, 베이컨, 토마토와 계절 과일, 요구르트가 제공된다. 빵은 안에 사과잼이 들어 있는 사과 패스트리를 선택했다.

맛은 무난했다. 치즈가 줄줄 흐르는 보드라운 오믈렛을 기대했으나 그런 것은 아니었고, 계란말이 질감과 흡사한 오믈렛이었다. 




 Summary: 소프트웨어의 힘


국제선 대한항공이 첫 탑승이었던 내게 대한항공 B777-300ER의 프레스티지석은 과분할 만큼 좋은 좌석이었다. 게다가 운까지 따라줘 구형 시트가 아닌 신형 시트가 탑재된 B777-300ER을 취재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첫 출장길에 아이처럼 잔뜩 긴장했던 내 눈에 쾌적한 하드웨어가 눈에 잘 들어올 리가. 

탑승하던 순간이 기억난다. 항공기 기내를 최대한 깔끔하게 찍어야 하는 터라 탑승 브릿지에서부터 카메라를 켜고 탑승을 했다. 이럴 경우 필연적으로 탑승권을 보고 자리를 안내해주는 승무원이 화면에 잡히기 마련이라 어떻게든 얼굴이라도 안 나오게 하고 싶어 안절부절 못했다. 

그런데 쫄아(?) 있던 내 긴장을 풀어준 건 다름아닌 대한항공 승무원들이었다. 탑승하자 마자 카메라로 기내 전경을 담느라 정신 없던 내 귀에 들려온 ‘일등석도 찍으세요~’라는 목소리. 사소한 친절이었을지 모르지만, 그 순간 내게는 그 말 한마디가 기운을 북돋는 응원의 한 마디 와도 같았다. 

(내리기 전 받은 패스트 레인)

B787-9과 동일한 구조의 좌석임에도 신기재도 아닌 B777-300ER 탑승 기억이 특별하게 남아 있는 것은 그 같은 소프트웨어의 힘 덕분이다. 기내에 발을 들인 순간부터 간사이 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대한항공을 지탱하는 가장 큰 기둥이 무엇인지 궁금해할 필요조차 없었다. 너무나 명확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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