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호텔을 다녀본 에디터가 추천하는 최고의 바
전세계의 비싼 럭셔리 호텔을 여기저기 다니다 보면 ‘내가 언제 여길 또 와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아무래도 프고가 리뷰하는 호텔은 고가의 초럭셔리 호텔들이 많기 때문에. 페북이나 유튜브에서 실시간으로 우리와 소통하는 많은 젊은 팬들도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럭셔리 호텔을 즐길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을 소개하려고 한다.
바로 그 호텔의 Bar에 가는 것.
좋은 호텔이라고 바가 다 좋은 건 아니다. 호텔 리뷰를 갈 때마다 바에는 꼭 들러서 촬영을 하지만 다시 방문할 필요가 없겠다 느낀 곳도 많았다. 이제부터 소개하는 7개 바는 에디터가 해당 도시에 여행을 가면 꼭 다시 가볼 곳들이다. 서울도 포함되어 있다. 칵테일 한잔으로 럭셔리한 호텔 라이프를 즐겨보자.
광화문 한복판에 이리도 좋은 바가 있을 줄이야. 아는 사람만 안다는 찰스H. 그도 그럴 것이 포시즌스 호텔 서울 지하로 내려가서도 쉽게 찾을 수 없는 곳에 꽁꽁 숨겨져 있다. 간판도 없고 표지판도 없다. 어렵사리 찾은 문 마저 그냥 벽 색깔이어서 열어도 되나 싶다. 무한도전에 ‘비밀의 방’으로 등장했다.
내부는 개츠비가 비밀 파티를 하고 있을 것 같은 분위기다. 음악도 매우 트렌디하고 신나는 편. 한 쪽에는 바가 있고 테이블도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앉으면 바로 웰컴 샴페인 한잔과 카나페가 제공된다.
찰스H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마티니’ 같은 칵테일이 없다. 오직 찰스H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이한 이름과 맛의 칵테일뿐. 전설적인 미국 작가인 찰스 H. 베이커의 이름을 딴 찰스H는 칵테일 애호가였던 베이커의 여행 발자취를 따라 음료를 직접 개발한다고 한다. 고르기 어렵다면 직원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직원들이 매우 전문적이다.
투숙객이 아니라면 테이블 차지가 있다. 예약 필수다. 칵테일은 2-3만원선.
빨강, 핑크, 보라, 노랑… 가장 화려한 색깔들의 형광 버전으로 실내 분위기가 시시각각 바뀐다. 여기에 빵빵 터지는 디제잉이 더해지니 이보다 신날 순 없다. 클럽 분위기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선택이 될, 홍콩 리츠칼튼 호텔의 ‘오존바’다. 홍콩에 간다면 페닌슐라 호텔의 ‘펠릭스(Felix)’보다는 여길 추천한다. 펠릭스보다 야경을 보기에도 좋고 분위기도 훨씬 힙하다.
리츠칼튼 호텔은 로비가 103층에 있고 객실은 그 위로 지어진 고층 호텔의 대명사다. 오존바 역시 118층에 위치해 있어 창가가 보이는 쪽에서는 홍콩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전체적인 공간이 매우 넓은 편이다. 메인 bar 근처 이외에도 다양한 테이블이 있다.
바텐더에게 ‘가장 비주얼이 좋은 칵테일을 달라’고 말했더니 가져온 위 사진의 칵테일(한화 5만원 선)을 빼고는 가격은 대부분 2-3만원 정도다. 맥주는 1만원선.
싱가포르 여행의 묘미는 해가 진 후부터 시작된다. 뜨거운 햇살 대신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화려한 불빛을 뿜어내는 마리나 베이 샌즈가 보이는 곳에 너도나도 자리를 잡는다. 이 야경을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곳은 숨겨져 있다. 바로 풀러턴 베이 호텔의 랜턴바다.
현지인들만 안다는 야경 핫플레이스인 랜턴바는 야외 수영장 바로 옆에 있다. 역시 DJ가 있는 흥겨운 분위기. 레이저쇼가 시작되는 8시 전에 가서 자리 잡는걸 추천한다. 운이 좋으면 마리나 베이 샌즈가 한눈에 보이는 곳에서 시원한 맥주 한잔을 할 수 있다.
칵테일이 그렇게 맛있는 편은 아니다. 야경과 분위기를 즐기기 위한 투자라고 생각해두자. 한국인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조용한 도시 후쿠오카에 이렇게 힙한 곳이 있다니. 디자인 호텔로 유명한 ‘위드 더 스타일 후쿠오카’의 1층엔 ‘온더덱’이라는 보물 같은 공간이 숨겨져 있다. 조용하지만 야외 조명과 촛불들이 어우러져 적막하지 않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로맨틱하기로는 여기가 최고. 소개팅을 한다면 성공 확률 100%다.
낮에는 브런치 카페로 변신하는 이 곳은 야외와 실내에 공간이 꽤 널찍하다. 붙어있는 테이블 말고도 물가 앞엔 더 독립된 테이블도 있다. 직원을 호출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은 볼 수 없는 자리.
혼자 와도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라 나홀로 후쿠오카 여행을 즐기다 술이 한잔 하고픈 사람들에게도 제격이다. 일본어를 좀 할 줄 안다면 보고만 있어도 흐뭇한(?) 바텐더들과 담소를 나눌 수도 있다. 가격이 매우 착한 편이다. 무알콜 스파클링 와인이 600엔, 모히토가 1,100엔 정도.
전세계 W는 어디나 힙한데, 타이베이 시내 한복판에 있는 WET바는 특히 더 끝내준다. 타이페이의 모든 파티피플들이 모이는 곳. W 타이베이에는 WOO, WET, YEN 총 3개의 바가 있는데, 풀사이드바를 선호한다면 여기 웻바로 가보길 추천한다. 풀파티가 열리기도 한다고.
테이블은 많이 없지만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W를 나타내는 보라빛 블루 컬러로 뒤덮힌 배경에서는 어떤 사진을 찍어도 인생샷을 건질 수 있다. 빵빵 터지는 음악을 배경으로 쨍한 네온사인을 보고 있노라면 ‘서울에는 왜 이런 곳이 없지’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친구들과 함께 떠난 타이베이 여행에서 클럽을 가기엔 부담스럽고 그냥 잠들기엔 아쉬운 밤이라면, 여기 웻바로 가보길. 접근성도 괜찮은 편이다.
반얀트리 문바는 비교적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편이다. 태국 방콕 반얀트리의 버티고&문바가 여행객들의 필수 코스로 유명하기 때문. 압도적인 분위기의 루프탑바로 인기가 많은 문바는 서울 반얀트리에도 있다. 방콕의 버티고 앤 문바보다 더 프라이빗하고 조용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반얀트리 자체가 남산 위쪽에 있는데다 문바는 호텔 최고층인 20층과 21층에 자리잡고 있어 서울의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간단한 맥주나 칵테일을 마실 때는 보통 20층으로 배정이 되는데, 손님이 별로 없으면 샴페인이나 와인 고객들을 위한 21층에도 앉을 수 있다.
오사카 우메다에 위치한 콘래드 호텔의 40층에는 아름다운 크리스탈로 둘러싸인 스카이라운지가 있다. 아침에는 호텔 조식, 점심에는 레스토랑, 저녁에는 재즈가 울려퍼지는 바로 변신한다. 워낙 경치가 좋은 스카이라운지라 투숙객 말고도 낮부터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핫플레이스. 저녁에는 비교적 조용하게 술 한잔이 가능하다.
칵테일이나 와인이 아니라 커피 또는 차를 주문할 수 있다는 게 특징. 알코올을 먹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오사카의 밤을 십분 즐길 수 있다. 티 종류는 1,200엔 정도이며 자리세가 1,400엔 있다.
낮에도 엄청 예쁘기 때문에 점심을 먹는 것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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