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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스티지고릴라 Jun 19. 2019

라이플랫(Lie-flat) 비즈니스가 뭐야?

풀 플랫과 라이플랫, 중화항공 A330-300 비즈니스석 후기

타이베이에 도착한지 22시간. 또다시 떠날 시간이다.

(요즘 핫한 대만의 흑당버블티)

타이베이에서 오사카로 돌아가는 여정에 취재할 항공기는 중화항공의 A330-300. A333이라니, 너무나 흔한 기종 아닌가 싶지만 항공사 별 A333이 현저히 다른 컨디션을 보이는 걸 생각해보면 중화항공의 A333이 어떨지 내심 궁금증이 들기도 한다. 게다가 이미 A350-900 기종에서 압도적인 기내 인테리어를 선보인 중화항공 아닌가!

▶중화항공 A350-900 오사카-타이베이 비즈니스석 후기




 중화항공, 그리고 A330-300


중화항공에 대한 소개는 A359 리뷰에서 찾아볼 수 있을 테니, 이번엔 바로 탑승할 항공기에 대한 얘기를 먼저 꺼내 볼까 한다. 

A330-300. 앞서 언급한 것처럼 흔하디 흔한 기종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이 A333을 여러 대 운용 중이며, 전세계적으로도 이 A333을 운용하지 않는 항공사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흔하다는 건 많이 팔렸다는 뜻이다. 실제로 A333은 에어버스의 항공기 중 상업적으로 대성한 모델 중 하나인데, 이유는 공교롭게도 ‘경쟁자의 실패’에 기인한다. 

에어버스의 A330 시리즈에 대항해 나온 모델이 바로 보잉의 B787 드림라이너다. (A330-200 수송 인원 약 400명, 항속 거리 약 13,400km / B787-8 수송 인원 최대 약 380명, 항속 거리 약 13,600km) 

이 B787이 처음 출시될 당시 잔 결함 및 인도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그야말로 반사이익을 제대로 본 게 A330이다. 

경쟁자가 주춤하는 사이 엄청난 판매고를 올리며 ‘흔한 비행기’가 된 A330 시리즈. 중화항공 역시 현재(2019년 5월 말 기준) 보유한 88대의 항공기(여객기 70대, 화물기 18대) 중 A330-300을 23대나 보유하며 가장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프고가 리뷰한 A330-300]
▶말레이시아항공 쿠알라룸푸르-인천 비즈니스석 후기
▶아시아나항공 오사카-인천 비즈니스석 후기
▶에어차이나 인천-베이징 비즈니스석 후기
▶대한항공 인천-상하이 비즈니스석 후기

▶아시아나항공 인천-싱가포르 비즈니스석 후기


 


 Check-in

타이베이 타오위안 국제공항에는 우리나라의 인천국제공항처럼 터미널이 2개 존재한다. 대한항공이 제2여객터미널, 아시아나항공이 제1여객터미널을 사용하는 것처럼 대만의 두 국적기도 터미널을 하나씩 나눠서 사용한다.

대만 제 1의 항공사인 중화항공은 타오위안 국제공항의 터미널 1을, 에바항공은 터미널 2를 주로 사용한다. 때문에 중화항공을 이용하는 대다수 한국 관광객은 터미널 1을 이용하게 되지만, 나는 터미널 2에서 체크인을 진행했다.

중화항공의 일부 노선이 터미널 2에서 수속을 진행하기 때문인데, 대만-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중국 노선이 여기 해당한다. 나는 타이베이를 출발해 오사카로 향하는 여정이라 터미널 2로!

여타 항공사들과 마찬가지로 중화항공도 비즈니스 승객 등 Sky Priority 고객과 일반 고객이 따로 줄을 서서 수속을 진행한다.

체크인을 마치면 보딩 패스와 라운지 입장 티켓을 받을 수 있다.




중화항공 라운지

타오위안 국제공항에는 중화항공 라운지가 총 4곳 있다. 터미널 1에 2곳, 터미널 2에 2곳인데 중화항공이 주로 사용하는 터미널이 터미널 1인만큼 터미널 1 A측에 위치한 라운지가 메인이다.


<2018 중화항공 수상 이력>
 - 스카이트랙스 선정 종합 35위
 - 세계 최고의 비즈니스석 16위
 - 세계 최고의 비즈니스 라운지 10위


쟁쟁한 비즈니스 라운지 중 10위를 차지할 정도로 훌륭한 비즈니스 라운지는 터미널 1에 있다. 터미널 2에 위치한 라운지는 서브 라운지 개념이라 메인 라운지만큼의 퀄리티는 아니다.

▶터미널 1에 위치한 중화항공 라운지 모습이 궁금하다면?

만일 타오위안 공항 2 터미널을 이용할 때 중화항공 라운지를 갈 수 있게 된다면 3층에 위치한 라운지에 가도록 하자. 터미널 2의 중화항공 라운지는 3층과 4층에 각각 한 곳 위치해 있는데 즉석에서 우육면을 만들어주는 누들 섹션은 3층 라운지에만 있다!

라운지 한 쪽엔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공간과 넓은 테이블이 놓여 있는 공간이 있다.

푸드 섹션은 라운지 가장 안쪽에 마련돼 있다.

가짓수가 엄청나게 다양하진 않지만 대한항공 라운지보단 훨씬 낫다. (영원히 고통받는 KAL 라운지) 게다가 이 곳의 하이라이트는 라이브 누들 섹션!

누들 종류를 골라서 주문하면 1~2분 만에 즉석에서 만들어 준다. 여긴 대만이니까, 고민 없이 우육면을 선택했다.

나의 한 상차림. 역시나 우육면이 제일 맛있었다.




 On-Board

창 밖으로 보이는 중화항공의 A330-300. 보딩을 기다리며 기체를 구경하는데 기내 청소하시는 분들이 쓰레기 봉투를 한아름씩 들고 나오는 걸 보기도 했다. 항공기가 한 번 뜨기 위해서는 참 많은 사람의 노고가 필요하다.

[탑승 비행편 간단 요약]
 - 비행 편명: CI172
 - 비행 시간: 14:20~18:05 (약 2시간 45분 소요)
 - 항공 기종: A330-300
 - 운임 가격: 742,611원 (왕복 기준)
 - 예약 등급: D (대한항공 마일리지 적립률 115%), 편도당 1,220 마일리지 적립
 - 수하물: 40kg까지 위탁 처리 무료
 - 라운지: 제2터미널 중화항공 라운지

올 때 탔던 A350-900 프리미엄 비즈니스 클래스와는 전혀 다른 시트의 모습이다.

(중화항공 A350-900 프리미엄 비즈니스 클래스)

사실, 중화항공 홈페이지를 둘러보며 A333 비즈니스 클래스 시트가 어떤 지 찾아봤다. 대문짝만하게 걸어 둔 프리미엄 비즈니스와는 달리 일반 비즈니스석 소개는 너무나도 단출했다.

(세상에 이게 전부라니, 출처: 중화항공 공식 홈페이지)

그래서 정말 아무 기대도 하지 않고… 아니, 오히려 ‘각오’하고 탑승했는데 웬걸.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산뜻하고 깔끔한 기내 모습에 약간 당황했다.

중화항공 객실승무원 유니폼 색상과 동일한 연보라색 시트. 자칫 굉장히 촌스러워 보일 수 있는 색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런 인생을 받지 못했다. 파스텔톤 연보라색이라 그런지 오히려 ‘예쁘다’, ‘특색 있네’ 싶은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좌석 배열은 2-2-2 구조. 같은 2-2-2 배열인 대한항공 프레스티지 스위트 좌석과는 다르게 창가 자리에 탑승한 사람이 통로로 나가려면 옆 사람에게 양해를 구해야만 한다.

(출처: 중화항공 공식 홈페이지)

대한항공의 프레스티지 스위트 좌석이 전 좌석 통로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 창 측 좌석은 엇갈려 배치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시트가 나란히 배열돼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옆 자리에 누가 타면, 화장실 갈 때마다 ‘실례합니다’, ‘익스큐즈 미’, ‘아노, 스미마셍’ 등등을 외쳐야 하는 것. 게다가 이런 구조의 비즈니스석 특성 상 프라이버시는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한다.

개인용 모니터 한 쪽엔 옷걸이가 있고, 반대쪽엔 헤드폰과 각종 안내문이 꽂혀 있다. 스크린 하단엔 두 칸의 수납함이 있다. 깊진 않지만 나름 잔 짐 넣어두기엔 충분했다.

스크린 컨트롤러와 시트 컨트롤러는 좌석 한 쪽 팔걸이에 있다. 둘 다 구형 모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버튼식이다. 시트 컨트롤러 아이콘이 직관적이라 좋긴 한데, 좌석을 변형하려면 끝까지 꾸욱 누르고 있어야 한다는 게 단점이다.

꾸욱 눌러서 끝까지 젖혀 본 좌석. 묘하게 경사가 느껴진다. 라이 플랫 시트를 미끄럼틀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누워 있으면 점점 아래로 내려간다(…) 

슬리퍼는 탑승하자 마자 승무원들이 돌아다니며 나눠준다. 사진에서 느껴지겠지만 질이 굉장히 좋다. 반면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은… 사진에서 느껴지듯 세월의 흐름이 물씬 느껴진다.

독서등과 콘센트, USB포트. 콘센트와 USB 포트 위치가 다소 애매하다.

화장실은 이코노미 클래스와 거의 동일하다. 어메니티 3가지(액체 비누, 핸드 크림, 오 드 뚜알렛)가 놓여 있는 점이 유일한 차이점.


프고가 직접 취재하고 리뷰한 A33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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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light Meal

기내식은 오사카-타이베이 구간과 마찬가지로 Taiwanese, Western, Japanese 3가지 중에 한 가지를 고르는 방식이었다. 앞서 일식 기내식을 먹어봤으므로 이번엔 타이완식을 선택했다.

주류는 우메슈 사와(매실주 칵테일)를 요청했는데 진한 매실향과 청량한 맛이 딱 내 취향이었다.

주문한 식사는 쟁반에 한꺼번에 담겨서 나온다. 스타터는 랍스터 무스를 곁들인 훈제 연어와 발사믹 드레싱을 곁들인 가리비&치킨 샐러드. 앙뜨레는 와인 칠리 빈 소스를 곁들인 타이완 랜치 치킨 스튜였다. 향신료 맛이 약간 느껴졌지만 난 향신료에 원체 거부감이 없어서 맛있게 먹었다. 

가장 맛있었던 건 랍스터 무스를 곁들인 훈제 연어…! 기내식 먹을 때마다 느끼지만 기내식은 대체로 메인보다 스타터가 훨씬 맛있다.

디저트로 준비된 금귤을 곁들인 검은깨 무스. 과일도 함께 받았다. 이번 기내식 승자는 단연코 디저트다. 아래 깔려 있는 건 흑당 맛이 나는 모찌인데 검은깨 무스와 환상의 궁합을 이룬다. 돈 내고서라도 사 먹고 싶은 맛이었다. 




 Summary: 옆에 사람만 없다면…


중화항공은 현재 한국과 대만을 오가는 노선에 협동체인 B737, A220과 광동체인 B777, A330을 투입하고 있다. 특히 인천-타이베이 노선은 B777과 A330이 운항 중인데 B777에는 A350과 동일한 프리미엄 비즈니스석이 탑재돼 있다.

(만나서 반가웠어, 333)

중요한 점은, 기종에 따라 가격이 변하진 않는다는 거다. 운임은 승객이 몰리는 시간대일 수록 비싸질 뿐, 최신 기종이라고 비싸지진 않는다. 결국 시간대만 신경 쓰다 보면 같은 돈 내고도 프리미엄 비즈니스석은 구경조차 못할 수 있다.

A333도 나름의 매력이 있긴 하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후한 평가를 내릴 수 있는 건 ‘내 옆자리에 아무도 타지 않아서’다. 좌석 구조 상 옆에 모르는 사람이 타는 순간 만족도가 급격히 저하될 게 분명하다. 화장실 갈 때마다 옆 사람 눈치 봐야 하는 비즈니스석 탈 바엔 탑승 기종을 한 번 더 체크하자.


프고가 직접 취재하고 리뷰한 A33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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