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BEYOND BY GEISEL: DOUBLE
루프트한자를 촬영하러 떠난 독일 뮌헨.
사실 공항 근처서 하루만 있어도 되는 뮌헨에서 이틀을 묵은 건 순전히 이 곳, 뮌헨에서 가장 핫하다는 부티크 호텔 ‘비욘드 바이 가이젤(BEYOND BY GEISEL)’ 때문이다.
비욘드 바이 가이젤은 뮌헨의 중심 ‘마리엔 광장(Marienplatz)’에 위치해 있다. 호텔 로비에서 바로 광장이 보이는, 정말 광장 한 가운데에 있다.
평일 숙박 기준 ‘더블룸/조식포함’으로 40만원 중반대에 예약했다.
바로 옆에 ‘빅츄얼 마켓(Victuals Market)’이 있기 때문에 식사를 해결하기도 좋다.
‘이 번화가에 호텔을 지었으면 엄청나게 돈이 많이 들었겠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단독 건물은 아니었다. 그래서 찾기가 좀 어려울 수는 있다. 이 문으로 들어가면 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호텔 입구가 나온다. 2개층밖에 안되는 호텔이다.
입구는 좀 별로지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시선을 압도하는 인테리어.
비욘드 바이 가이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라이브러리다. 일부러 도서관을 만들라고 해도 이렇게 아름답게 꾸미지는 못할 것 같다. 객실이 있는 위층까지 이어진 높은 층고의 책장 위로 동그랗게 하늘이 뚫려있어 자칫 좁아보일 수 있는 공간감을 넓혔다.
실제로 이 곳에 앉아 책도 보고 친구와 수다도 떨었는데 그 어떤 특급호텔의 이그제큐티브 라운지보다 좋았다.
휴식을 취하고 있으면 바로 옆 오픈 키친에 머물고 있는 직원들이 계속 왔다갔다하며 음료와 간식을 챙겨준다. 한시간 남짓 시간을 보냈는데 족히 다섯번은 더 필요한 게 없는지 물어봤던 것 같다.
오픈 키친에 있는 음료들은 모두 무료. 맥주부터 와인, 각종 탄산음료와 유럽에서는 기본적으로 돈을 내고 먹어야 하는 물(생수, 탄산수 등)까지 모두 자유롭게 마실 수 있다.
너무나도 친절한 직원들에게 요청하면 이렇게 간단히 먹을 것도 준비해준다. 사진엔 없지만 너트가 참 맛있었다.
중요한 룸으로 올라가볼 시간. 엘리베이터는 없고 이렇게 계단으로 올라오면 된다.
슬쩍 지나가면 문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것 같은 출입구.
내가 배정받은 E룸이다.
비욘드 바이 가이젤은 객실이 총 19개다. 룸타입은 B,E,Y,O,N,D,M,U,C의 9개로 나눠져 있다. 층 수가 2개로 룸이 19개밖에 안되기 때문인지 이 호텔은 자신들을 ‘럭셔리 시티 레지던스’라고 소개하고 있다.
단일 룸이 아니라 레지던스 전체를 예약할 수도 있다. 19개의 룸을 포함해 리빙룸, 와인바, 오픈키친 등을 통째로 빌릴 수 있는데 자체적으로 이 서비스에 대해서 굉장히 많이 홍보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원목과 노란빛의 조명을 기본으로 하고 있고 약간 어두운 편이다. 층고가 높지만 벽 한쪽이 사선으로 내려오는 모습이라 다락방 같이 아늑한 느낌도 든다.
창가에는 1인 쇼파가 2개 있고 TV 아래에도 테이블이 있어 휴식을 취할 공간은 충분하다.
창가에서 보이는 뷰는 이랬다.
소규모 호텔인만큼 컨시어지 서비스가 잘 되어 있다. 자기들은 뮌헨의 모든 핫플레이스와 레스토랑을 알고 있다면서 관광, 쇼핑, 티켓, 식당 등 이 타운과 관련된 어떠한 것도 좋으니 편하게 말하라고 했다. 근처 맛집을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바로 식당 두 곳을 알려준다.
무엇보다 어떠한 질문을 해도 될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정말 친절했고 친근했다. 실제로 방문했을 때도 첫 소개가 “여기에 머무르는 동안 우리를 친구처럼 편하게 생각해주세요”였다.
오픈키친에 있는 술과 음료도 무료지만 룸 미니바에 있는 것들도 무료다. 초콜릿과 스낵까지.
드레스룸을 지나면 욕실 공간이 나온다.
세면대와 샤워실+화장실은 분리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구조가 둘이서 한 방을 쓸 때 효율적이어서 선호하는 편이다.
어메니티는 이솝(Aesop) 제품. 작은 소품들도 모두 원목으로 되어있어서 베이지톤의 대리석과 고급지게 잘 어울린다.
욕실은 홍콩의 어퍼하우스가 생각났다. 이 곳에도 이솝 어메니티 세트가 하나 더 있다. 1인 예약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제공되는 제품들.
조식은 아래층 라운지에서 진행된다.
그야말로 ‘마리엔광장’ 뷰다.
조식은 주문 메뉴 중 고를 수 있고 간단한 뷔페를 이용할 수 있다.
주문 메뉴는 연어, 팬케이크, 오믈렛, 소시지 등 간단하다. ‘마리네이드 연어’를 주문했고 베리를 얹은 요거트도 달라고 했다.
뷔페에는 프레첼을 포함한 다양한 빵들과 과일, 잼, 시리얼 등이 있었다.
유럽의 호텔 조식은 원래 간단하게 진행되는 편이다. 화려하진 않지만 연어와 빵 모두 맛이 좋았다.
비욘드 바이 가이젤은 다이닝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나서 홈페이지에 ‘뮌헨 내에서 비욘드보다 나은 음식을 제공하는 고급 레스토랑은 거의 없기 때문에 모든 음식을 전담 셰프가 직접 요리한다’고 소개할 정도다.
독일로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다는 걸 알고 있다. 약 8년 전, 내가 유럽 배낭여행을 준비할 때만 해도 독일은 세 손가락 안에 드는 희망 여행지였는데 요즘엔 파리, 프라하, 로마, 포르투 등 더 화려한 도시들에 밀려 경유지 정도로 남은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혹시나, 독일에 갈 일이 있다면, 그리고 뮌헨에 갈 일이 있다면, 절대 실패하지 않을 안식처가 여기에 있다. 마리엔광장 한 가운데서 친구로서 나의 모든 이야기를 들어주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비욘드는 그걸로 충분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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