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지안항공 B787-9: 파리_LA
드디어 저비용항공사의 프리미엄석을 리뷰하다!
오늘의 항공사는 유럽 3위의 저비용항공사인 ‘노르웨지안항공(Norwegian Air Shuttle)’의 프리미엄석이다.
1993년에 설립된 노르웨이의 LCC ‘노르웨지안에어’는 국내에서는 통일된 명칭이 없을 정도로(노르웨이항공, 노르웨지안항공, 노르웨지안에어 등…) 인지도가 낮지만 유럽에서는 ‘라이언에어’와 ‘이스트젯’에 이은 규모 3위의 저가항공사다.
파리 샤를드골 국제공항에서 15:40에 출발해 LA국제공항에 18:00에 도착하는 DY7097편을 탑승했다. 비행시간은 11시간 20분이었고, 가격은 편도 기준 110만원이었다.
기내용 수하물 1개 외에 체크인 수하물은 최대 20kg으로 2개를 부칠 수 있다. LCC가 수하물에 매우 짜다는걸 감안하면 프리미엄석이 제값을 하는 셈이다.
LCC이지만 프리미엄석이기 때문에 우선체크인이 가능했다.
그러나 라운지는 입장불가. ‘원래 라운지 제공이 안되는거야?’라고 물어봤더니 구매한 티켓 운임에 따라서 다르다고 한다. 내가 구매한 티켓은 라운지에 초대될 수 없는 운임이라고.
놀이공원처럼 신기한 공항을 지나 보안검색을 하고 게이트 앞 도착.
그러나 아무리 찾아봐도 프리미엄클래스의 탑승 줄이 따로 있지 않은거다. 나야 프리미엄과 일반석 통틀어 1등으로 서있었기 때문에 상관이 없었지만, 다른 프리미엄 승객들은 몇번이나 게이트 데스크로 와서 프리미엄 줄이 어디냐고 물었다. 직원의 대답은 “그냥 여기 같이 서면 됩니다”. 즉 프리미엄석이어도 우선 탑승은 없다는거다.
2-3-2구조의 프리미엄석이다. 앞뒤간격(pitch)이 46~49인치, 너비(width)가 19인치로 넓은 편이다. 이게 바로 노르웨지안항공의 특급 장점인데, 체격이 큰 북유럽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이코노미석도 좌석이 넓게 나오는 편이라고 한다.
프리미엄 35석, 이코노미 309석으로 총 344석이 탑재되어 있다.
사전좌석지정이 가능하다. 가운데는 3석이기 때문에 패스-
맨 마지막 열의 창가자리를 예약했다. 기본적으로 담요가 세팅되어 있다.
자리에 ‘신문물’은 아무것도 없다. 스크린도 없고 리모컨도 협동체에서나 볼 수 있는 이런 것 뿐… ‘내가 탄 비행기가 B787-9 드림라이너가 맞나…’ 의심할 때쯤 눈에 들어온 이상한 버튼.
LIFT...?
그렇다. 스크린은 아니지만 내장형 모니터가 있었다.
큰 스크린은 아니었어도 엔터테인먼트가 꽤나 알찼다. 특이했던건, ‘스낵바(Snack Bar)’.
두번의 기내식이 나오긴 하지만 이렇게 추가 스낵을 주문해 먹을 수도 있고, 음료나 물 같은 것들도 시킬 수 있다. 보통은 벨을 누르면 승무원이 와서 주문을 받고 다시 음료를 서빙하러 와야하는데 왔다갔다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어 좋았다.
마침 이 출장에서 LA 항공 인테리어 박람회를 취재하면서 에어버스사가 발표한 ‘IoT 커넥티드 캐빈’에서도 비슷한 시스템을 봤던 터였다. 각 승객들이 개인 스마트폰을 시트와 연결해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것이었는데, 그렇게 되면 승무원들은 좁고 긴 복도를 왔다갔다 할 일 없이 갤리의 스크린에 뜬 주문 정보를 확인하고 음식을 가져다주기만 하면 된다. 비행 서비스도 혁신하고 있다.
가장 궁금했던 좌석의 눕혀지는 정도. 생각보다 많이 눕혀진다. 풀플랫은 당연히 아니어도 잠을 청할 수는 있는 정도다.
또 하나 저비용항공사답지 않은 서비스는 바로 ‘무료 기내 와이파이’다.
노르웨지안항공은 2019년 초부터 모든 국제선에 '무료' 기내와이파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저비용항공사 중에서는 최초이며 매우 이례적인 행보다.
더욱 놀라운건 그냥 와이파이도 아니고 ‘게이트 투 게이트(Gate-to-Gate) 와이파이 서비스’라고 해서, 항공기에 탑승하자마자 내리기 직전까지 인터넷 액세스가 가능하다. 원래 기내와이파이는 일정 고도(약 1만피트)에 오르기 전까지 사용 불가한 것이 일반적이다. B737MAX8과 B789 기종에 적용된다.
실제 사용해보니 탑승해서는 사실 잘 안됐지만 중간에 연결한 후부터 착륙하고 비행기 밖을 나갈 때까지는 아주 잘됐다. 활주로에 내리고서도 와이파이를 쓸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
유료 옵션도 있다. 사실 무료 와이파이는 많이 느려서 약 5유로짜리 옵션을 구매해서 사용했는데 괜찮았다. 12.95유로 옵션은 비디오 스트리밍까지 된다고 하니 유튜브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기내식은 총 두번이 나왔다. 첫번째는 치킨을 골랐고 두번째는 연어를 골랐는데 두번째 식사의 양이 적기는 했지만 맛있었다. 양이 모자라다면 샌드위치를 구매해서 먹으면 되겠다.
기종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사실 노르웨지안항공의 주력기종은 B737max8이다. 그러나 추락 사고로 인해 보유 중인 18대가 운항이 전면 중단되고 주문한 92대 역시 인도 받지 못하게 되면서 매출이 급격히 감소했다. 최근 A330이나 A340, B777 같은 항공기를 리스해서 운영하기도 했지만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뉴스는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다행히도 B787-9로 운항되는 장거리 노선들에서 적자를 메꾸고 있다고 한다. 워낙 연료 효율성이 좋고 승객을 많이 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36번째 드림라이너를 주문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드림라이너의 상징. 5단 창문.
친환경 차세대 항공기 드림라이너의 공통적인 특징으로는 ▲탄소복합소재로 내구성 및 연료효율 향상 ▲탄소배출감소 ▲이착륙소음감소 ▲기내 압력 및 습도 일정수준 유지 ▲특수젤을 삽입해 전기신호로 5단계 조절이 가능한 창문 등이 있다.
이외에도 노르웨지안항공은 미국 노선에 많은 투자를 하는 중이다. 뉴욕에서 유럽으로 가는 노선을 무려 13개나 운항하고 있는데 이는 뉴욕에서 국제선을 운영하는 비-미국항공사들 중에서 최대다. 가격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쟁쟁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그리고 옆자리 승객에게 들은 꿀정보: 비딩(Bidding)!
촬영에 많이 관심가져주고 도와주기까지 한 한국인 교포였던 옆자리 파트너 Eric은 비딩을 통해 프리미엄 좌석에 탑승했다고 했다. 일단 이코노미석 티켓을 산 다음에 경매를 넣는건데, 문제는 그걸 오버부킹을 받는다고 한다. Eric 역시 비딩 때는 OK를 받았지만 체크인을 할 때 확인해보니, 항공사 측에서 5명을 오버부킹 받아 이코노미에 앉아야 한다고 해서 언쟁이 있었단다. 포기하고 탑승을 하러 왔는데 보딩 게이트 앞에서 이름이 불려 가보니 또 “너 세이프하게 프리미엄석 탈 수 있게 됐어!’라고 했다며 ‘싸게 탈 순 있지만 확정적이지는 못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밑져야 본전이니 욕심 가지지 않고 한번 해보는 정도가 좋겠다.
11시간 20분. 사실 국내 LCC 경험으로는 경험해보지 못한 거리다.
B787-9 드림라이너. 역시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신기종이다.
무조건 저렴하고 불편한 것이 저가항공이라는 선입견을 뒤집어준 노르웨지안항공 덕분에 프고가 앞으로 LCC의 프리미엄석을 취재해볼 일이 더 많아질 것 같다. 다음 LCC는 어디가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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