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남부에서 시작해 루마니아 동쪽 해안을 통해 흑해로 흘러간다는 유럽에서 두번째로 긴 강, 도나우강. 낮에는 약간 무미건조한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는 어둠이 드리우면 이 도나우강 앞에서 세상 제일로 화려하게 반짝거린다. 황금빛의 국회의사당, 높은 곳에서 반짝이는 마차슈 성당, 묵직하게 빛나는 부다왕궁, 그리고 그 사이를 수놓는 세체니 다리. 이 장면의 찰나를 보기 위해 사람들은 볼 것도 즐길 것도 많은 유럽의 다른 도시들을 제쳐두고 부다페스트를 찾는다.
그리고 이 아름다운 광경의 중심에 ‘포시즌스 호텔 그레셤 팰리스 부다페스트’가 있다.
부다왕궁 쪽에서 세체니다리를 바라보면 그 맨 끝에 맺히듯이 보이는 화려한 건물이 포시즌스 부다페스트다
부다페스트의 포시즌스는 궁전에 지어진 호텔이다. 이 그레셤 궁전(The Gresham Palace)은 1904년부터 3년에 걸쳐 런던의 ‘그레셤 생명 보험 회사(Gresham Life Assurance Company)’에 의해 럭셔리 레지던스이자 사무실, 상점의 용도로 지어졌다. 1907년에 16세기 영국의 금융가이자 런던 왕립 거래소 설립자였던 ‘토마스 그레샴(Thomas Gresham)’의 이름을 따 그레샴 궁전이 됐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건물이 심하게 훼손되어 국유화됐다가 1999년 ‘그레스코 투자회사(Gresco Investment LTD)’가 인수했고, 부다페스트 시와 Belváros-Lipótváros 구 지자체 및 문화재청의 도움을 받아 고급 호텔로 복원 및 개조했다. 그 후 2004년 6월 포시즌스 호텔로 문을 열게 된다.
The Gresham Palace was originally built in 1904 to 1906 by the Gresham Life Assurance Company of London as luxury residences, offices and retail shops. The building was severely damaged during Second World War and thereafter nationalized. From that time until 1999, the building fell into a serious state of disrepair. After its acquisition by Gresco Investment LTD in 1999, the building was restored and converted into a luxury hotel with the assistance of the Municipality of Budapest Mayor’s office, Local Government of Belváros-Lipótváros Budapest Főváros V. District, and the National Office of Cultural Heritage, and opened as the Four Seasons Hotel Gresham Palace Budapest on June 2004.
낮에는 이런 모습이다. 아르누보 양식으로 지어진 건축물이라고 한다.
내부는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가득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시즌스 바로 옆 리버티 광장(Liberty Square)에서는 크리스마스 마켓도 열리고 있었다.
이번에 예약한 룸은 가장 기본 객실인 ‘슈페리어룸’이다. 조식불포함 1박에 약 68만원이었다.
포시즌스 부다페스트의 객실은 기본 형태로는 ‘슈페리어룸-그레셤룸-다뉴브 리버뷰룸’ 3가지 종류가 있고, 스위트룸 객실 종류가 많다. 스위트룸은 ‘파크스위트-리버뷰 파크스위트-타워스위트-체인브릿지스위트-그레셤 프레지덴셜 스위트-부다캐슬 프레지덴셜 스위트-로열스위트’ 순이다.
기본룸이라 그런지 객실에 큰 특징은 없다. 룸 크기는 약간씩 다른데 33–37 m2라고 한다.
기본 생수 2병과 네스프레소 커피, 로네펠트 티가 무료로 제공된다.
포시즌스답게 미니바가 훌륭하다. 하나하나가 다 비싸서 그림의 떡이라는 것이 문제지만…
로비에서 웰컴 드링크 같은게 없길래 객실에 웰컴푸드라도 준비되어 있을거라 기대했는데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턴다운 서비스 후 작은 초콜릿 같은거라도 기대했으나… 여전히 아무것도 없었다. 그 흔한 웰컴 카드조차 없었다. 포시즌스라는 브랜드에 기대하는 수준과 객실 가격을 감안했을 때 매우 아쉬운 서비스였다.
객실 크기에 비해 매우 널찍한 욕실. 포시즌스의 욕실은 언제나 비슷한 톤을 유지한다. 어메니티는 ‘오모로비짜(Omorovicza)’ 제품을 쓰고 있다. 에티하드 퍼스트클래스에서 제공되고 서울에서는 최근 웨스틴 조선 호텔에 스파로 입점한 오모로비짜는 헝가리 온천수로 만든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다.
서울, 교토, 프라하를 비롯한 여러 포시즌스가 ‘로렌조 빌로레시 피렌체(LORENZO VILLORESI FIRENZE)’를 어메니티로 제공지만 전세계 모든 지점이 통일은 아니다. 홍콩은 록시땅, 베이징은 에트로(ETRO), 말레이시아는 로자(ROJA)를 쓴다. 각 지역색을 고려해 브랜드를 정하는듯하고, 그런 면에서 부다페스트 포시즌스가 오모로비짜를 쓰는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부대시설로는 실내수영장과 피트니스센터가 있다. 수영장 한쪽은 통유리로 되어있어 낮에는 채광이 좋다고 한다. 겨울에 가면 3시반에 해가 지기 때문에 볼 수 없었…
부다페스트에서 리뷰할 호텔로 포시즌스를 고른 것은 순전히 ‘궁전 안에 지어진 호텔’이기 때문이다. 18세기 초 유럽에 지어진 건물, 그 안에 위치한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건 분명 특별한 경험이니까.
하지만 전반적인 부대시설과 서비스, 가격을 고려했을 때 1순위로 추천하고 싶은 호텔은 아니다. 유럽의 호텔들이 원래 부대시설이 빈약하고 객실이 소박하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지만 서비스까지 심플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이제껏 서울, 교토, 홍콩, 베이징, 다낭, 쿠알라룸푸르, 프라하 등 많은 포시즌스를 리뷰해 오면서 받았던 ‘최고의 럭셔리 서비스’라는 느낌을 이곳에서는 받지 못했다. 위치적 접근성은 정말 뛰어나지만 사악한 가격 대비 심적 만족도는 낮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궁전의 느낌이 나는 외관과 로비는 지나가면서도 구경할 수 있으니 세체니다리에 왔다가 한번 들러 보는 것은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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