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로 취항하는 항공사, 터키항공(Turkish Airlines). 인천-이스탄불 노선에는 셰프가 함께 탑승한다?
오늘 리뷰는 터키항공의 B777-300ER 기종 비즈니스클래스다. 인천에서 00:25 출발해 이스탄불에 06:20 도착하는 TK91편을 탑승했다. 인천-이스탄불 주 11회 운항 중이며 왕복 합치면 22회를 다닌다.
완전 밤비행기이기 때문에 시간 활용에 유리하다. 직장인들은 퇴근하고 공항에 와도 넉넉한 시간이고, 도착해서는 바로 오전부터 여행을 할 수 있다.
터키항공은 스타얼라이언스 회원사이기 때문에 아시아나 비즈니스클래스 라운지를 배정 받았다.
요즘 아시아나 라운지 음식이 좀 괜찮아지는 느낌이다. 치킨이라니 치킨이라니. 고기반찬이라니 고기반찬이라니.
터키항공은 신기종으로는 B787-9과 A350-900을 보유 중이지만 아쉽게도 인천에는 A330과 B777-300ER이 온다.
인천-이스탄불 구간(TK91)에서는 B777-300ER을 탑승했고 돌아오는 이스탄불-인천 구간(TK88)에서는 A330-300을 탑승했는데, 2020년 8월부터 A330이 B777로 변경되어 운영된다고 한다. 희소식이다. 왜냐면 B777이 훨~씬 좋다.
육안으로 보면 A330이 2-2-2이기 때문에 더 좋지 않나 싶지만 시트를 뜯어보면 B777이 훨씬 신형이다. 뒤에 이어질 자세한 시트 소개를 보면 되겠다. (A330에 대한 소개는 이 리뷰 후속으로 올라올 예정)
B777이 A330보다는 좋다고 하나 B787-9과 A359의 비즈니스석과 비교할 순 없다. 신기종에는 완전 최신 시트인 1-2-1 구조의 스태거드 타입 시트가 탑재되어 있다. 나중에 프고가 리뷰하러 가는걸로!
탑승 전에 또 하나의 특이점! 바로 노선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로 취항하고 있는 항공사가 바로 터키항공이다. 취항 중인 국제선 목적지 수 세계 1위, 취항 국가 수 세계 1위, 전체 탑승객 규모 유럽 1위(저비용 항공사 제외)로, 전세계 126개국 316개 도시에 취항 중이다.
| 유럽: 43개국 115개 목적지 *중동: 13개국 35개 목적지 *동아시아: 22개국 38 개 목적지 *미주: 9개국 19개 목적지 *아프리카: 38개국 59 개 목적지 *터키: 50개 목적지 (자료 : 국제항공운송협회 2019년 세계항공운송통계 (IATA WATS – World Air Transport Statistic- 2019))
| 2019년 마라케시, 룩소르, 멕시코 시티, 칸쿤, 발리 등으로 노선을 확대(12월 5일 로바니에미 취항)
모두 이스탄불의 지리적 이점 덕분이다. 18세기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수도였던 이스탄불은 유럽으로 통하는 관문이자 동방과 서구를 연결하는 도시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교통의 요충지이기 때문에 유럽, 아프리카, 미주까지 접근성이 높다. 덕분에 1933 년 5 대의 항공기로 시작해 2019 년 9 월 기준 총 344 대의 여객기 및 화물기를 보유하고 있는 대형 항공사로 성장했다.
널찍 널찍한 기내. 터키항공이 현재 33대 보유중인 B777-300ER에는 비즈니스 49석 이코노미 300석이 탑재되어 있다. 터키항공은 특이하게 전체 기종에서 퍼스트와 프리미엄이코노미를 운영하지 않는다.
탑승하자마자 서빙된 웰컴드링크
함께 인증샷을 찍어주신 승무원과 셰프님(셰프의 정체는 아래 기내식 부분에서!)
터키항공은 창립 85주년을 기념해 올해 8월부터 장거리 노선에 신규 유니폼을 적용했다. 보스포루스 해협의 색감과 형태부터 터키 전통 유리 공예, 도자기, 캘리그라피 등 터키 문화의 다양한 디테일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터키의 섬유 브랜드 바코(Vakko)가 특별하게 자수를 놓았다.
3인석과 창가2인석의 모습이다. 이번에는 창가 2인석을 예약했다.
하지만 인증샷은 로고를 배경으로 찍을 수 있는 3인석에서ㅋㅋㅋ
기본적으로 쿠션과 담요가 세팅되어 있고, 나중에 이륙 후 기내식을 다 먹고 나면 매트리스, 이불, 베개를 준비해준다.
다리쮹쮹펴도 넓다넓다~
좌석에서 정말 좋았던 것 첫번째: 넉넉한 화물칸&수납공간
보통 2-3-2 구조 비즈니스석은 수납공간이 부족하다. 한 열에 7좌석이나 들어가야 하니 한 좌석에 할당된 공간 자체가 작기도 하고, 워낙 구기종에 적용되는 레이아웃이라 옛날에 디자인된 시트가 효율적이지 못한 탓도 있다.
하지만 터키항공은 이렇게 발받침대 부분을 화물칸으로 만들어 가방 등 소지품들을 다 넣어놓을 수 있게 해놨다. 뚜껑이 있으니 이착륙시에도 오버헤드빈으로 옮길 필요 없어서 매우 편리했다.
좌석 옆에 있는 수납 공간도 꽤 깊어서 아이패드와 각종 충전기, 셀카봉 등을 빠져나올 염려 없이 잘 넣어둘 수 있었다. 이 안에 충전 전원도 있기 때문에 전자기기를 넣어두기가 더 편리하다.
좌석에서 정말 좋았던 것 두번째: 칸막이
2-2-2나 2-3-2 구조 비즈니스석에서는 은근히 칸막이가 없거나, 있어도 아주 조금 있는 경우가 많다. 생판 처음 보는 사람과 작은 테이블을 공유하며 10시간 넘게 붙어가는 것도 고역인데, 얼굴이라도 가려줄 칸막이가 없으면 정말 불편하다. 터키항공은 꽤나 길게 빠지는 칸막이가 있어 프라이버시가 어느정도 보장됐다.
가운데 작은 테이블이 있고, 풀플랫이 가능한 좌석 컨트롤러가 있다.
좌석에서 정말 좋았던 것 세번째: 터치 가능한 미니스크린&리모컨
사실 2-3-2 구조라고 조사를 해갔을 때부터 당연히 옛날버전 시트를 생각했기 때문에 미니스크린은 기대도 안했는데… 스크린과 연동되는 미니스크린 겸 리모컨이 있었다. 터치가 되기 때문에 구동이 매우 편리하다.
영화는 406개가 있고 한국어 지원되는건 112개가 있었다.
밥을 먹고 나면 승무원이 와서 ‘이불 깔아드릴까요’라고 물어보고 베딩 서비스를 해준다.
아무리 비즈니스석이라도 베딩 서비스를 해주는 항공사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냥 처음에 세팅되어 있는 이불을 덮고 자는게 대부분이고 매트리스가 준비되어 있는 곳도 흔치 않다. 하지만 터키항공은 매트리스 깔아주고 쿠션에 베갯잇을 새로 입혀준다!!
이르케 보들보들한 이불까지 깔아준다ㅠㅠ 감동…
화장실도 꽤 넓은 편이다. 몰튼 브라운 제품이 준비되어 있다.
이제 탑승 직후 인증샷을 찍은 ‘셰프’의 정체를 공개할 시간!
함께 인증샷을 찍어주신 분은 ‘플라잉 셰프(Flying Chef)’다. 터키항공은 특정 항공편에서 전담 셰프가 항공기에 탑승해 음식을 최종 조리하는 '플라잉 셰프'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문 기내식 업체 도앤코(Do &Co)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지상에서 70% 선조리 후 기내에서 전담 셰프가 마무리한 후 식사를 서빙해 품격 있는 기내식을 선사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직접 메뉴설명도 해주고 주문도 받아주신다. 셰프가 기내에서 승객들의 대면 서비스를 하는건 에티하드항공 퍼스트클래스를 탔을 때 이후로 처음이었다.
세계3대미식 중 하나인 터키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터키항공의 기내식 메뉴! 모든 음식은 이슬람교식이다. 메뉴판이 한글로 준비되어 있어서 편리했다.
이륙 직후에 서빙되는 디너 메뉴는 셰프가 바로 적어가고, 착륙 직전에 서빙되는 아침메뉴는 맨 왼쪽 카드에 써서 제출하면 된다.
와인 메뉴는 이렇게 준비되어 있다.
카나페로 ‘터키메제류’가 공통적으로 제공된다. 짭짤한 치즈들이다.
빵은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
에피타이저는 ‘새우 세자르 샐러드’와 ‘단호박 스프’ 중에서 고를 수 있다. 단호박 스프를 골랐고 부드럽고 무난한 맛이었다.
메인으로는 소고기, 생선, 파스타 3개의 옵션이 있었는데 (당연히) 비프필레를 골랐다. 미디움으로 적당히 익혀져 있었는데 소스는 따로 없이 소금, 후추만 제공됐다. 아래에 깔린 시금치가 굉장히 짭짤해서 간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될 정도!
BEIGE는 도미요리를 시켰다. 기내에서 고기를 먹는게 부담된다면 생선요리 아주 좋다.
대망의 디저트! ‘터키쉬 딜라이트’라고 불리는 터키전통 디저트를 주문했다. 사실 기내식 메뉴 볼 때부터 이게 제일 기대가 됐다. 견과류 뭉친걸 꿀에 절인듯한 맛인데 달달구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매우 ‘호’. BEIGE는 너무 달다고 잘 못먹었다ㅎㅎ
BEIGE가 시킨 치즈케이크.
아침식사는 이렇게 과일과 요거트, 오믈렛을 시켰다. 간단한 식사인데도 충실히 잘 나왔다.
이번 비행에서는 리뷰를 위해 어메니티를 3종이나 제공받았다.
먼저 성인 고객들이 기본적으로 제공받게 되는 이 BLACK 파우치. 베르사체의 금장 로고가 멋있게 박혀있고 가죽인데다 파우치 자체도 크다. 리뷰하러 다니다보면 한 출장에 어메니티 파우치를 4-5개도 받기 때문에 다 나눠주거나 기내에 놓고 내리는데 이건 가져와서 메이크업 파우치로 잘 쓰고 있다ㅎㅎ
내용물도 베르사체 제품들. 타사보다 수면양말의 질이 좋아서 BEIGE는 이스탄불 현지에서도 신고 다녔다.
스킨케어 제품은 립밤, 미스트, 바디로션이었고 미니어처 향수가 들어있었다.
이건 아기용/유아용 파우치다. 턱받이, 기저귀 교환 깔개, 수유 패드, 물티슈, 아기용 샴푸, 기저귀 습진 크림, 베이비 로션, 안내 책자가 들어있다.
아기용 어메니티는 비즈니스석 승객이 아니어도 아기와 함께 탑승하면 받을 수 있다.
어린이용 어메니티 파우치도 있다. 물건을 식별할 나이의 아이들이 받는거라 일단 파우치가 시선강탈…
어린이용 슬리퍼, 안대, 헤드셋, 양말, 덴탈키트가 들어있다.
그리고 좌석에 기본적으로 세팅되어 있는 헤드셋과 슬리퍼. 헤드셋은 데논(DENON) 제품이다. 어메니티 파우치나 슬리퍼 등(파자마가 제공되는 경우에는 파자마도)은 가져가도 되지만 헤드셋은 안된다. 착륙 전에 승무원들이 수거해간다. 어차피 핀이 달라서 가져가도 쓰지 못한다고.
그리고 별표 다섯개!!!!!!!!!!!!!!!!!!!!!!!!!!!!!!!!!!
터키항공 비즈니스클래스의 대박 서비스는 바로 ★24시간 무료 초고속 와이파이★다.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원래 1시간에 $9.99, 24시간에 $14.99인데 이것도 매우 저렴한 편이다. 그런데 비즈니스석 승객이면 다 무료다. 성과 좌석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그런데… 무료인 것도 좋은데 엄청 빠르다!! 인스타그램도 무리없이 다 할 수 있는 속도였다.
기내에서 업무를 해야하는 비즈니스맨들이나 장거리 비행이 너무나 지루한 사람들에게는 진짜 최고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터키항공 소개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이스탄불 신공항이다.
지난해 10월 이스탄불 공항이 새롭게 문을 열면서 터키항공은 올해 4월 기존 아타튀르크(Atatürk) 공항에서 이스탄불 공항으로 허브공항을 이전했다. 이스탄불 공항은 정말 초대형 프로젝트라 4단계로 건설이 진행 중이다. 2028년 최종 완공되면 규모 76.5제곱킬로미터로 2억명을 수용 가능하며 활주로는 6개, 터미널은 4개이며, 항공기는 233대를 수용할 수 있다.
| 전체 프로젝트 비용: 102억 5천만유로 = 13조 2천억
| 전체 프로젝트 면적: 7,650만 제곱미터 = 76.5 제곱킬로미터 (다싱공항이 47㎢)
| 세계 최다 국가에 취항하는 항공사인 터키항공은 이번 신공항을 통해 더 많은 슬롯(시간당 항공기 활주로 이용 횟수)을 확보함으로 신규 노선을 만들고 항공편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 더욱 크게 성장할 전망.
터키항공은 이스탄불 신공항에 5개의 탑승객 라운지를 신설한다. 비즈니스 라운지, 마일스앤스마일스 라운지, 국내선 라운지는 문을 열었고, 익스클루시브 라운지와 도착 라운지는 오픈 예정이다.
공항과 라운지에 대한 더 자세한 리뷰는 후속편으로!
이번 총평은 딱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다.
“내년 8월 전에 인천-이스탄불 구간에 탑승할 때는 반드시! 꼭! A330이 아닌 B777-300ER 기종의 비즈니스석을 타세요! 꼭이요!”
후속편으로 A330 비즈니스석 리뷰에서 자세히 소개할테지만 2-2-2보다 2-3-2 비즈니스석이 좋은 역설이 터키항공에서는 존재한다. A330은 매우 옛날 시트여서 B777 비즈와 비교했을 때 많이 노후되어 있고, 당연히 많이 불편하다. 꼭 기종 보고 탑승하시기를.
그 외에, 기내식 정말 맛있고, 승무원들과 셰프들이 매우 친절하며, 기내와이파이가 24시간 무료라는 점이 큰 특징이다. 스타얼라이언스 안에서 또 하나의 괜찮은 항공사를 발견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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