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Les Ottomans : Nurbanu Sultan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타벅스, 아시아와 유럽 물길을 잇는 보스포루스 대교, 바닷가 근처 로맨틱한 식당&카페가 즐비해 있는 곳. 오래전부터 항구도시로 유명한 베식타시(Besiktasi) 마을이다.
과거 오스만 제국이 지중해를 지배했을 당시 무역 중심지였던 베식타시는 많은 외국인, 다양한 문화가 섞여 오늘날까지도 이색적인 분위기를 자랑한다. 이렇게 매력적인 곳에, 오늘 소개할 ‘호텔 레 오토만(Hotel les Ottomans)’이 있다.
ALL 스위트룸으로만 이루어진 5성급 럭셔리 부티크 호텔로,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 과거 오스만(오토만)제국 시대 건축&인테리어 양식을 그대로 살린 곳이다. 실제 이 호텔은 18세기 오스만 제국 총사령관의 저택이었다고. 그 뒤 창고와 모래 저장소 등으로 이용되다가 1980년대에 들어 호텔로 개발되었다.
입구에 걸린 ‘SLH(Small Luxury Hotels)’ 현판. 엄선된 부티크호텔만이 들어갈 수 있다는 럭셔리 호텔 연합이다. 이 현판이 보이는 호텔은 기대해도 좋다.
그런 의미에서 기대 가득 품고 체크인하러 가볼까?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깜짝 놀란 사람 형상의 크리스마스트리. 오스만 시대 사람을 재현해 놓은 거라고 하는데 지금껏 본 트리 중에 가장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다.
로비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아주 재미있는 공간이 나오는데
제국 시대 의상과 이 호텔에 방문한 유명인사들 사진을 모아 놓은 전시 공간이 있다. 이곳을 방문한 유명인사로 말할 것 같으면
도널드 트럼프, 제니퍼 로페즈, 패리스 힐튼, 리키 마틴, 케이트 모스, 지젤 번천, 리키 마틴, 안드레아 보첼리 등이 있다. 전시할 만하다…
연결된 야외 테라스로 나가면 광활한 보스포루스 해협이 펼쳐진다. 요트 선착장이 있어 투숙객들은 편하게 요트 투어를 즐길 수도 있다. (요트 픽업-샌딩 서비스도 있다고 하는데 이건 문의해 보길)
선착장 뒤로는 멋진 뷰를 자랑하는 야외 수영장이 있다. 뒤에는 산, 앞에는 물이라… 완벽한 배산임수 스팟이랄까? 치명적인 단점은 온수 풀이 아니라는 것. 추워서 이용할 수 없었다.
돌아오니 체크인을 하겠다고 하니 우리를 미지의 공간으로 데려갔다.
계단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역대 오스만제국 술탄들의 초상화. 심지어 총 10개의 객실 이름이 모두 옛 술탄과 그의 아내들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고 하니 컨셉 한 번 확실하다.
아래층에 내려가니 또 다른 분위기의 리셉션이 나왔다. 앤틱한 가구들, 거대한 크리스탈 샹들리에가 마치 고성에 들어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했다.
리셉션 주변에 있는 나무문으로 들어가면 각 스위트룸이 나오는 구조. ‘객실은 또 얼마나 멋질까’ 기대감을 안고 ‘누르바누 술탄룸’으로 향했다.
들어서자마자 인테리어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긴 복도를 지나니
고풍스러운 리빙룸이 나타났다. 웅장하고 화려하다기보단 화사하고 아기자기한 매력이 돋보이는 인테리어.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대 귀족 여성의 방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채광은 또 얼마나 좋은지. 사방이 트여 있어 주변 경관을 감상하기에도 좋았다.
보스포루스 해협이 객실에서도 바로 보였다. 유유히 지나다니는 선박과 요트, 갈매기 떼가 만들어내는 뷰는 정말이지 사랑 그 자체였다.
거기다 웰컴 푸드는 마카롱이라니! 달달함에 치이게 하려고 작정한 게 아닐까… 과장 안 보태고 먹어본 것 중 제일 맛있는 마카롱이었다.
웰컴 레터도 있었는데 영화 ‘드라큘라’, ‘셜록 홈즈’에서나 보던 클래식 씰이 찍혀 있었다. 앤틱함의 끝을 보여주는 중.
미니바(무료아님) 안에는 소프트 드링크, 맥주, 물, 스낵류 등이 마련돼 있었다. 주류가 많진 않아서 술을 즐기고 싶다면 아래 소개할 바에 가는 걸 추천한다.
리빙룸 뒤로는 침실이 마련돼 있다. 섹시함이 물씬 느껴지는 공간. 이 호텔이 신혼부부들에게도 그렇게 인기가 좋다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멋스러운 블랙+골드+레드의 조합, 고급스러운 벨벳 침구, 고개만 돌려도 보이는 초록빛 경관. 침대에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행복한 곳이 있다면 여기가 아닐까
너무 앤틱하기만 하면 불편함이 따르기 마련인데, 센스 있게도 객실 곳곳에 첨단 기기(무선 충전기, 블루투스 스피커, 마스터키 패드)를 세팅해 놓은 점이 훌륭했다.
침실 뒤로 가면 욕실이 나오는 구조.
블랙+골드 톤 마블 대리석과 금장 포인트가 돋보이는 인테리어였다. 세면대, 화장실, 욕조, 샤워실 등 공간이 잘 분리돼 있어서 전체적으로 안정적이고 편안한 느낌도 들었다.
심지어 욕조는 워터풀 스파 기능이 탑재된 최신형 욕조. 이 앤틱한 호텔에 이런 욕조가 있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한쪽엔 목욕용품들이 가득 채워진 바스켓이 있었는데 그야말로 감동스러운 구성이었다. 장미향이 나는 바디 솔트와 밀크 파우더가 엄청난 양으로 2Set나 준비돼 있었다.
밤에 바디 솔트+밀크 파우더 넣고 워터풀 스파 하니까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어메니티도 무려 ‘에르메스(Hermes)’ 제품. 에르메스의 상징적인 향수인 오 도랑쥬 베르트 오드코롱의 향이 담긴 샴푸, 컨디셔너, 샤워젤, 바디로션, 비누로 구성돼 있었다.
이밖에 세면도구도 1인용씩 깔끔하게 패키징 돼 있었다.
‘다 둘러봤나?’ 싶었는데 소개할 곳이 좀 더 남았다. 입구 쪽으로 가면
드레스룸과 함께 게스트용 화장실이 준비돼 있다.
드레스룸이 너무 작다고? 여기 큰 드레스룸 하나 더 있으니 걱정 마시라!
TMI이지만, 다음날이 생일이라 자축 파티도 열었다. 이 예쁜 룸에서 공주 옷 입고 있으니 기분 최고! (생일케이크는 자비로)
+ 생일 케이크 서비스는 없을 줄 알았는데 체크아웃 전(생일 당일) 깜짝 케이크 선물을 받았다. ‘HAPPY BIRTHDAY’라고 쓰인 거대한 초코케이크였는데 살면서 먹어본 케이크 중 제일 맛있었다. (베이커리 찾아내서 구글 지도에 저장해둔 건 안 비밀…)
파티까지 야무지게 하고 나니 어느새 저녁
야경을 보고 싶어 야외로 나갔는데, 기대 이상으로 멋진 뷰를 선물 받았다. 영화 속에 들어온 기분
밤이 되니 수영장 뒤편 ‘SWISS’ 바 불이 멋지게 켜졌길래 살짝 들어가 보기로 했다.
구경만 하러 왔다는 말에 원하는 만큼 둘러보라던 친절한 직원들, 붉은 조명 아래 오손도손 모여 있는 테이블, 화사한 꽃과 반짝이는 전구
귀여운 크리스마스 장식들과 낑낑거리며 안아 달라는 강아지
창밖을 수놓은 야경까지… 모든 게 로맨틱한 곳이었다. 여기에 사랑하는 사람까지 함께한다면 이보다 완벽한 게 있을까
짧은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니 턴다운 서비스가 돼 있었다. 굉장히 특이했던 슬리퍼
“팀장님 이것 좀 보세요!!” 자려고 불을 껐더니 천장에 별들이 총총 박혀 있었다. (여기 뭐야… 끝까지 로맨틱하네…)
조식을 먹기 위해 로비 층에 있는 ‘PARK ŞAMDAN & THE BAR’로 향했다.
‘윈터 가든’ 컨셉으로 꾸며진 화사한 내부. 안쪽은 블랙, 바깥쪽은 화이트로 조금씩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뷰가 좋은 바깥쪽 끝자리로 안내를 받았다.
평소보다 느긋하게 왔는데도 우리가 첫 손님. 덕분에 조용하고 여유롭게 조식을 즐길 수 있었다.
조식은 Continental/ Lord/ Pasha 3개 중에 선택할 수 있는데. 터키식 메뉴인 ‘Pasha’가 가장 인기 있다길래 주문해봤다. (조식 포함 패키지이므로 우측 가격은 해당 없음)
드링크로 시킨 아메리카노와 카페 라떼. 원두가 굉장히 고소해 맛있었다.
드디어 나온 아침 식사! 여러 가지 메뉴가 한 번에, 테이블 가득 차려졌다.
와인바에서 꽤 비싸게 팔 법한 모둠 치즈&햄 플레이트, 바스켓 가득 담긴 빵들, 종류별(무화과, 살구, 딸기, 귤맛)로 준비된 고급 잼과 취향에 따라 조리된 달걀 요리가 나왔다.
달걀 요리에 버터가 좀 많이 들어가긴 했지만, 그것 빼고는 너무도 완벽한 조식이었다. 특히 깨가 가득 올라간 터키쉬 베이글이 JMT!
이번 리뷰에서 가장 많이 쓴 단어는 아마 로맨틱이 아닐까. 꼭 신혼부부뿐만이 아니라 나 홀로 또는 가족, 친구와 가더라도 애틋해져서 올 수 있을 것 같은 곳. 그만큼 사랑스러운 호텔이었다.
취재 전까지는 그저 오스만제국 컨셉의 독특한 호텔인 줄로만 알았는데 이색적인 인테리어, 서비스, 주변 경관, 조식 모든 게 대만족이었다. 보스포루스 해협을 원 없이 즐길 수 있는 호텔을 원한다면 이 호텔, 꼭 눈 여겨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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