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브루나이항공 A320neo
로열브루나이항공, 무조건 선호좌석에 타야하는 이유!
황금의 나라 브루나이.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나라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와 직항자유화에 합의하면서 조금 알려진 것 같기도…?
*직항자유화란? 직항노선에 대해 운항도시, 운항횟수, 운항기종에 대한 제한을 없앤 것
간단히 소개하자면, 코타키나발루 근처에 있는 제주도 3배 면적의 아주 작은 나라다. 하지만 석유와 천연자원들이 넘쳐나 엄청난 복지를 누리고 있는 부자나라! 1360년부터 오늘날까지 국왕(술탄)이 통치하고 있는 절대왕권이며…술, 담배가 금지된 이슬람국가이기도 하다.
이 생소한 나라 브루나이에는 딱 하나의 항공사가 있는데 그게 바로 로열브루나이항공!! 1974년 B737 단 두 대로 시작해 현재 왕실 전용기를 제외하고는 총 14대의 여객기를 보유한 작은 항공사다. 노선은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을 중심으로 22개의 목적지에 취항 중!! 주로 아시아 국가가 대부분이고 유럽은 영국 런던, 오세아니아는 호주 멜버른에만 취항한다.
인천국제공항에는 2016년부터 취항했고 2019년 동계 기준 인천-브루나이 노선은 주 4회 운항된다. 작년 9월부터는 대한항공과 인천-브루나이 노선 코드쉐어 협정도 맺어서 오가고 있다. 최근에는 에어부산이 3차례 왕복 부정기편을 운항하면서 시장성을 보고 있는 상황!
공항에 유난히 사람이 많던 1월 어느 날…로열브루나이항공 체크인 카운터 앞. 작은 항공사라 그런지 카운터가 3~4개 밖에 열려 있지 않아 이코노미 승객이라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아니 분명 듣도 보도 못한 나라였는데 이렇게 많이 간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브루나이에는 전세계에 두 개밖에 없는 7성급 호텔이 있다. 바로 ‘더 엠파이어 브루네이’. 이 곳의 골프장이 너무나 좋기 때문에 다들 그곳으로 휴양을 가는 것. 그래서 다들 짐이 어찌나 많은 지…골프용품 싣는 데에 한나절 걸린다. 실제로 엠파이어 호텔에 가보면 낮에는 골프장에 다 들어가서 한국인 찾기가 너무 어려운데 조식 오픈시간만 되면 조식당이 한국인으로 점령 당한다. 역싀…부지런한 한국인…~_~
인천-브루나이 노선에는 A320 기종을 운항하는데 예약 상으로는 ceo 버전이 오는지 neo 버전이 오는지 알 수가 없다. 좌석 스펙은 별 차이가 없지만…ceo 버전에는 기내 모니터가 탑재되지 않아 어플로 엔터테인먼트를 즐겨야 한다. 로열브루나이항공은 A320ceo 2대, A320neo 7대를 보유하고 있으니 아무래도 업그레이드 기종이 올 확률이 높긴 하다.
그리고 로열브루나이항공은 보조배터리를 꼭 지퍼백에 넣어서 탑승해야 한다고!
우리가 탈 기종은 다행히 A320neo!! 게다가 항공기 무게중심을 맞춰야 한다며 선호좌석, 그 중에서도 비상구 좌석으로 업그레이드를 시켜줬다. 졸지에 선호좌석 vs 이코노미석 비교 리뷰까지 할 수 있게 돼서 너무 행복했던 기억… 로열브루나이의 선호좌석은 프리미엄이코노미까진 아니지만 좌석간 간격이 이코노미석보다 2인치 정도 더 넓다! (비상구석이라면 더~~ 넓다!) 편도에 USD20달러를 더 내면 선호좌석에 탈 수 있다.
마일리지는 로열 스카이스라는 자체 마일리지 프로그램에 적립할 수 있다. 로열브루나이항공은 따로 항공동맹에는 가입이 돼있지 않다. ㅠㅠ 아시아마일즈로 적립이 가능하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체크인카운터에 문의해본 결과 적립 불가능…
<세부 정보>
-비행편명: BI652
-탑승시간: 12:20~16:55 (5시간 35분)
-마일리지: 왕복 4,341점
-*티켓가격: 왕복 약 71만원
*이코노미 기준
살짝 우등고속의 느낌이 나는 비즈니스석을 지나~
선호좌석과 이코노미석이 짜잔! 로열브루나이항공의 A320neo는 비즈니스 12석과 이코노미 선호좌석 18석, 이코노미 120석 총 150석을 보유하고 있다. 이코노미석은 보다시피 3-3 구조!
선호좌석과 사전 지정된 좌석에는 이렇게 노란 RESERVED 표시가 돼있다. 선호좌석의 앞뒤 간격이 넓은 편은 아니지만(32인치 정도!) 비상구 좌석이라면 말이 달라진다.
이 널널한 레그룸 보이시는지…? 레그룸은 거의 비즈니스 급이다. 이런 자리로 업그레이드되다니 전생에 덕을 많이 쌓은 게 분명 ㅠㅠ
베개도 폭신폭신하고 좋다. 담요는 모든 좌석에 구비돼 있지는 않고 승무원에게 요청하면 제공해준다. 담요 역시 포근하고 질이 괜찮은 편!
헤드셋 역시 이코노미석에 제공되는 것 치고는 노이즈캔슬링이 제법 된다. 베트남항공 비즈니스석에 있는 헤드셋보다 좋은 듯…
발 아래에는 항공사에서 내는 잡지가 꽂혀 있다. 브루나이에 관한 정보도 있고~ 기내 엔터테인먼트 소개도 있는 잡지!
그대로 고개를 위로 올려보면 이렇게 모니터가 있다. 아래에 달린 USB 단자에 충전할 때 편하라고 핸드폰 받침대까지 달려있는 센스가 아주 GOOD
리모콘은 의자 옆쪽에 있다.
출발할 때가 되면 모니터에서 기도문이 나온다. 나는 태어나서 한번도 누군가를 믿어본 적 없는 무교지만… 왠지 기도문이 흘러나오니 좀더 안심되는 기분이 들긴 하더라. 요즘 하도 항공기 사고가 많아서 말이지. ㅠㅠ
기내 엔터테인먼트는 요 정도로 구성돼 있다. 영화, TV, 음악 등등… 저기 지도라고 표시돼 있는 곳을 누르면 게임이 나오며…(오타 ㅠㅠ) 응용프로그램은 실행되지 않는다.
최신영화인 말레피센트2를 비롯해 애니메이션이 다른 항공사에 비해 가득했다. 우리나라 영화로는 악인전, 말모이, 어쩌다 결혼 등이 있었다. 다만 한국어 자막은 찾아볼 수가 없고… 가끔은 아예 아무런 자막 추가가 되지 않은 영화도 발견됐다.
한국 TV 프로그램으로는 골목식당과 런닝맨이 있었고
음악 카테고리에는 따로 K-POP 장르는 없었지만 트와이스, FT아일랜드 등 우리나라 가수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만 방탄소년단은 없더라…
즐길 수 있는 게임은 요 정도!
아무튼 엔터테인먼트는 그럭저럭 만족스러웠지만… 문제는 모니터가 너무 높다는 것. 비상구 좌석의 유일한 단점이다. 터치가 불가능한 건 리모콘으로 하면 되지만… 남들이 내가 어떤 영화를 보는지 무슨 게임을 하는지 다~~~ 알 수 있기 때문에
드디어 기내식 타임! 로열브루나이항공의 모든 기내식은 할랄푸드다. 따라서 돼지고기가 없고 모든 주류는 제공되지 않는다. 메뉴는 보통 닭고기 요리 하나, 소고기 요리 하나! 메뉴판의 번역 상태는 영 좋지 못하다. ㅠㅠ 중국어 볶음밥과 달콤한 신 맛 치킨…이라니?
이게 바로 문제의 번역 메뉴. 인천 노선이라 그런지 김치가 같이 나온다. 기내식은 생각보다 맛있는 편! 약간 탕수육 부먹하는 맛이다.
그리고 식기 세트가 귀여웠다. 플라스틱 치고는 내구성도 좋고!
이건 레몬이 시킨 블랙페퍼 소스의 쇠고기 볶음 요리와 흰밥! 맛 비교를 위해 조금 뺏어 먹어보았는데…내 입맛에는 닭고기 요리가 더 맞았다.
그리고 대망의 망고쥬스. 내가 태어나서 먹어본 망고쥬스 중에 가장 맛있었다. 찐하고…달달한 게… 망고를 갓 따서 짜넣은 맛!! 세 번은 리필해서 마신 것 같다. 여러분 꼭 드세요 꼭!!
승무원한테 물어서 브랜드까지 알아냈다. 두바이 브랜드 UNIKAI… 아쉽게도 한국에서는 살 수 없더라.
땅콩과자랑 오레오도 나눠준다.
그리고 입국신고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특이하게 DEPARTURE CARD가 같이 붙어있다. 저건 브루나이를 출국할 때 필요하니 꼭 여권에 같이 가지고 있도록 하자.
화장실은 별 다를 게 없다. 다만 칫솔/치약이 아니라 이쑤시개가 구비돼 있다.
3박 4일 간의 일정을 마치고 다시 브루나이 국제공항! 공항의 규모는 아주아주 작다. 체크인 중인 항공사도 로열브루나이항공과 싱가포르항공, 말레이시아항공이 전부였다.
체크인 시에 시간에 관한 안내 책자를 같이 나눠준다. 이륙 60분 전에 탑승을 시작하고, 45분 전에는 체크인 카운터를 닫으며, 20분 전에는 게이트도 닫는다고…(너무 각박한 게 아닌가. 보통은 2~30분 전에 탑승을 시작하는데!) 브루나이 국제공항은 아주 협소해서 체크인-보안검색-입국심사 과정을 거쳐 게이트 앞까지 오는 데에 빠르면 10분 남짓 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런데 만약 저 시간 규정 때문에 항공기를 놓친다면 너무 억울할 듯… 하지만 실제로 60분 전에 탑승을 시작하지 않았기에 저건 단지 경각심을 주려는 책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리고 브루나이는 금요일 12시부터 2시까지 모든 상점이 기도를 위해 문을 닫는다. 공항 내 음식점은 아니겠지…싶었지만 예외는 없다. 그러니 미리 먹을 음식을 테이크아웃하시길 바란다.
인천으로 돌아가는 항공기 역시 A320neo! 이번엔 이렇게 예쁘게 랩핑된 기재가 왔다.
그런데 이코노미 좌석은 좁아도 너무 좁다… 좌석 간격이 30인치다. 시트구루 정보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A320-200의 이코노미석 피치가 33인치, 에어서울의 A321 이코노미석 피치가 31~32인치다. 이건 뭐 LCC보다도 좁은 판 ㅠㅠ
160의 키를 가진 나에게서 저런 레그룸 사진이 나올 줄이야. 키가 크거나 덩치가 있으신 분들은 엄두도 못낼 좌석이다.
바로 앞에는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모니터가 있다. 비상구 좌석에 앉았을 때는 모니터가 눈높이보다 높아서 불편했는데 이번에는 낮다…(사진 상으로는 잘 담기지 않았지만 ㅠㅠ) 게다가 모니터를 터치할 때마다 좌석이 덜커덩하고 움직인다. 앞에 사람이 없어서 망정이지 누군가 앉아있었다면 슬플 뻔했다. 아 참! 이코노미석에는 리모콘도 없다. 그냥 조심조심 터치하는 수 밖에.
선호좌석에서는 헤드셋을 나눠줬지만 이코노미석은 잔뜩 꼬인 이어폰뿐…
기내식을 먹으려고 테이블을 폈더니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ㅠㅠ
그래도 먹을 건 먹어야지! 역시 소고기와 닭고기 메뉴가 있지만 요리는 인천-브루나이 노선과 조금 달라졌다.
한식 쇠고기 요리와 흰밥! 요번에는 김치가 팩에 나오지 않고 담겨서 나왔다. 음식은 나쁘지 않았지만 고기가 조금 질긴 편. 역시 돌아올 때도 망고쥬스는 빠트리지 않고 마셨다.
이건 매운 간장소스의 닭고기 요리와 울람밥. 울람은 인도네시아어로 코스모스잎이다. 밥에서 향신료 향이 아주 찐~하게 나니까 선택에 주의하시길!
후식으로는 아이스크림이 나왔다. 초코랑 바닐라맛!
마지막으로 건강상태 질문서까지 작성하면 끝!
이렇게 생소한 항공사 로열브루나이항공 탑승을 마쳤다. 솔직한 평을 해보자면… 선호좌석 중에서도 비상구좌석에 앉을 수 있다면 추천! 이코노미석은 비추천! 160인 내가 앉아 가기에도 너무 비좁았기 때문이다. 좌석도 덜컹거리고…ㅠㅠ 그리고 전체적으로 영화에 한국어 자막도 깔려있지 않아서 영어에 능숙하지 않은 분들은 영화 보기가 어렵다. 기내식은 무난했고 그나마 칭찬할 건 망고쥬스! 비행기 타서 술 한잔 하는 걸 즐기는 분이라면 이것마저 별로이긴 하겠다.
하지만 현재 인천에서 브루나이로 가는 유일한 직항편은 로열브루나이항공뿐이니 선택의 여지가 없다. 만약 이코노미를 타게 된다면 무조건 복도 좌석이다.(기.억.해.) 창가 쪽에 앉는다면 화장실 갈 때 지옥을 맛보게 될 것. 최대한 비상구 선호좌석을 선점하라는 말을 남기고…Ad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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