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인 후 대한항공 시그니처 색상인 하늘색 의자에 앉았다. 프레스티지석이라 그런지 다리를 쭉 뻗어도 넉넉하다. 모닝캄 잡지를 손에 들고 저 멀리 2분마다 비행기가 이착륙 하는 걸 바라보았다. 그런데 당췌 비행기가 이륙할 생각을 안한다. 정신차려보니 그곳은 그랜드 하얏트 인천 호텔이었다.
그랜드 하얏트 호텔은 인천 국제 공항과 가장 가까운 5성급 호텔이다. 출국 전 머무르거나, 아이와의 호캉스로 이름난 호텔이다.
영종도에 위치한 호텔 중 가장 핫한 호텔 네 군데는 하얏트를 포함해 파라다이스 시티 호텔, 네스트 호텔, 아트파라디소 호텔이 있다. 아트파라디소 호텔은 성인 전용 호텔로 연인들의 호캉스로 최적의 호텔이다.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 호텔: 그랜드 프리미어 디럭스룸 1박 후기
근처 즐길 거리로는 대표적으로 파라다이스시티 원더박스(테마파크), 크로마(클럽), 쇼핑 프라자가 있다. 도보로 3분 거리에 있는 옆집 파라다이스 시티 호텔의 경우 클럽 라운지는 만 14세 이상만 입장 가능하다. 객실 금액도 10만원 이상 차이난다. 그래서 아이와의 호캉스로는 그랜드 하얏트 호텔을 더 선호한다.
그랜드 하얏트 인천은 이스트타워(신관), 웨스트타워(구관) 두 건물로 나뉜다. 2014년 웨스트타워를 확장 오픈하며 북미를 제외한 가장 큰 규모의 호텔이 됐다.
두 건물의 높이가 비슷한데, 이는 공항 주변 고도제한 때문에 건물을 높게 지을 수 없어서다. 평소 빌딩 숲에서 생활하다 보니 낮은 건물이 주는 편안함이 좋았다.
위 사진에서 보듯, 두 건물의 느낌은 매우 대비된다. 이스트타워는 샹들리에와 카펫으로 클래식한 분위기를 풍긴다. 반면에 웨스트타워는 화이트톤 대리석, 유리 외벽 등을 사용해 모던한 느낌을 준다.
두 타워는 2층 스카이 브릿지로 연결된다. 한국적인 요소를 느낄 수 있는 아늑한 이스트타워는 외국인들에게, 모던하면서 독특한 디자인의 웨스트타워는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호텔에 들어서면 보이는 풍경이다. 흰 바탕에 하늘색 가구로 포인트를 주고 있는데, 이는 호텔 소유주인 한진의 취향이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마치 인천공항 칼라운지를 연상시키는 곳이다. 곳곳에 대한항공의 흔적을 찾으면 반갑기도 하고 재밌다.
사진으로 굉장히 넓어 보이지만, 길이만 길고 너비는 그리 넓지 않다.
1층에서 체크인을 금방 끝냈다. 이 날은 평일이라 한산했지만, 주말은 체크인 대기하는 인원으로 붐빈다는 후기가 많다고 한다. 어떨 땐 붐비는 걸 넘어서 객실이 준비가 안돼 오후 4시까지 대기했다는 후기도 봤다. 성수기 방문 땐 각오하고 가야할 듯.
신관에 위치한 디럭스킹 객실을 18만원(조식 불포함)에 예약했다. 하얏트 회원 멤버 할인 + 사전 예약 선결제로 예약 사이트보다 4만 5천원이나 저렴하게 예약했다. 호텔 최저가, 무료 숙박, 무료 조식에 대한 비밀이 궁금하다면? 아래 CL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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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일반 객실 가격 순 나열이다.
스탠다드(구관) – 고층 스탠다드(구) – 패밀리(구) = 디럭스(신관) – 공항전망(신) – 클럽(신)
✔ 에디터의 예약 Tip
이스트타워(구관) vs 웨스트타워(신관)? 기본룸을 기준으로 두 타워의 객실 가격 차이는 보통 2만원 정도다. (날짜마다 상이) 하지만 두 타워의 객실 차이는 크지 않다. 각 건물의 디자인을 보고 더 마음에 드는 곳으로 예약하면 될 듯. 참고로 주말&성수기엔 이스트타워가 웨스트타워보다 조용하다.
최저가로 예약하는 방법? 하얏트의 회원(무료 멤버십)이라면 기본 회원 할인 10%를 받는다. (최저가는 아님) 하지만 사전 구매하면 최대 20%까지 할인 받을 수 있어 최.저.가로 예약할 수 있다. 하지만 멤버십 회원이 아니거나 신규 가입이 귀찮다면 예약 사이트가 더 저렴하다. 회원이 아니어도 사전 구매 요금은 이용할 수 있기에 하얏트 공식 홈페이지와 예약 사이트를 비교 후 예약하는 걸 추천한다.
객실에 들어서면 화이트&우드톤의 인테리어가 편안함을 준다. 공항 퍼스트 라운지를 모티브로 디자인된 객실이라 가구가 모두 유선형이다.
11.4평으로 꽤 넓은 침실 그리고 창문 전망의 반 이상이 푸른 하늘이라 공항에 있는듯 퍼스트클래스에 앉은 듯 설렌다.
침대 양 옆으로 물건을 둘 수 있는 협탁과 충전 케이블이 있다. 호텔에 블루투스 스피커가 있으면 항상 쓰는 편이다. 이 날도 스피커를 요긴하게 썼다.
가까이는 인천공항 장기 주차장, 저 멀리는 이착륙 활주로가 보인다. 화려한 시티뷰를 선호하는 분이라면 실망할 수 있지만, 크고 작은 비행기가 눈높이에서 날아다니는 전망이 꽤 신선하다.
공항이 코앞이라 소음이 심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전혀! 5cm 방음 유리창덕에 소음 걱정 없이 꿀잠잤다. 소음에 민감하신 분이라면 미세하게 들릴 수 있다.
침대 한 쪽에 위치한 서랍에는 대한항공 기내에서 보던 책자가 있다. 스카이샵에 있는 물품 또한 호텔에서 구매 가능한데 물건을 받으려면 2주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옷장 내부 조명이 밝아서 편했다. 전날 묵었던 인천 쉐라톤 호텔이 너무 어두웠나보다.
웰컴 과일을 기대하게 만드는 텅 빈 접시와 찻잔 세트가 있다. 서랍을 열면 스타킹, 쉐이빙폼, 과자 등의 미니바가 있다.
여기서도 대한항공 기내에서 익숙하게 보던 한진 생수가 보인다. 한진 생수는 기내에서 생각 없이 마셨던 물이지만, 국내에서 가장 비싼 미네랄워터다. 생수 1.5L 1박스(12병)에 17,500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불문하고 잘 팔린다고 한다. 평소 물을 잘 먹지 않지만, 체크아웃 하는 날 보니 귀신같이 물이 사라져 있었다.
샤워실과 세면대+화장실이 분리되어 있긴 하지만 독립된 공간은 아니라 2인 이상일 때 불편할 수도 있겠다.
비데를 장착한 변기와 밝은 조명이 마음에 쏙 들었다. 다만 핸드타월이 없어 아쉬웠다.
전체적으로 깔끔한 인상덕에 위생은 신경 쓰지 않고 있었건만… 세면대 커피 자국은 좀 실망스러웠다.
샤워실에 욕조가 함께 있다. 욕조와 정체 모를 의자가 있어 샤워 공간이 좁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사우나를 이용했기에 샤워 공간과 욕조가 좁아도 직접적으로 불편하단 느낌은 없었다.
그랜드 하얏트의 최고 단점이었던 어메니티. 해외를 포함해 투숙했던 모든 그랜드 하얏트 호텔은 오이향이 강한 준제이콥스(June Jacobs)를 제공했다. 오이향의 경우 호불호가 극명하다. 개인적으로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발망(Balmain)으로 바뀐 것이다. 첫 향은 강했지만 잔향이 좋았다. 참고로 발망의 제조사인 배너티(VANATY)그룹은 인터컨티넨탈, 포시즌스, 보코 등 특급 호텔 어메니티 제조사로 유명하다.
샴푸, 컨디셔너, 바디 워시를 제외한 어메니티(바디로션, 비누, 솜 등)들은 서랍속에 숨어있다. 어메니티 옆에 화려한 색을 자랑하는 칫솔은 6,600원에 판매된다. 치약까지 미니바로 판매하고 있으니 칫솔 세트를 챙겨 오길…
부대시설은 수영장, 어린이 수영장, 사우나, 피트니스센터, 어린이 존, 레스토랑, 바 등이 있다. 각 타워별로 운영 기간, 시간이 다 달라 복잡하다. 체크인 때 제공하는 종이를 한참 정독했다.
2층 안내 데스크에서 사우나 키를 받아 옷을 갈아입고 수영장으로 향했다. 사우나 내부에 수건이 넉넉해 객실에서 따로 챙겨가지 않아도 된다. 수모는 필수지만 대여는 없다.
그랜드 하얏트 인천의 장점은 내부 안전요원이 있어 안전 사고에 미리 대비할 수 있다. 평일이라 사람이 많지 않았음에도 수영장 내에 자쿠지가 너무 작아 이용할 수 없었다. 2-3인용 욕조 사이즈다.
1시간에 44,000원에 이용 가능한 카바나.
사우나는 스킨, 로션, 바디로션까지 구비돼 있다. 스킨제품 브랜드는 아미니(Amini)다. 식물성 성분의 화장품이라 향이 상쾌하고 자연의 향이다. 가성비 좋은 제품인 듯.
주말&성수기에만 운영하는 이스트타워 수영장이다.
수영장 바로 옆에 위치한 피트니스센터. 이스트타워에는 피트니스센터가 없기 때문에 두 타워 합쳐 1,024실을 커버할 만한 피트니스센터로는 턱없이 좁다. 실제로 평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과 회원들로 붐볐다. 마감시간 오후 10시 되기 직전에 찍은 사진이다. 클린 샷V.
이스트타워에 위치한 8(Eight)레스토랑이다. 둥글 둥글한 웨스트타워와 달리 직선의 인테리어가 깔끔하고 럭셔리한 느낌을 준다. 크기가 정말 넓고 종류가 많다. 한식, 양식, 중식 등 코너별로 구경하며 돌아다녔는데 (과장 조금 보태서) 5분은 걸린 것 같다. 직원들이 프로패셔널해 대접받는다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니다. 레스토랑 매주 수요일마다 무제한 피자와 음료(생맥주 포함) 3잔을 제공하는 행사를 우연히 발견했다. 필자는 양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아재 입맛이라 고민을 했지만, 호텔 피자는 뭐가 다른가 궁금해서 먹게 됐다. 20,900원에 호텔에서 화덕 피자를 즐기고 싶다면 수요일 18시~20시를 공략하라.
맛은? 맛있다. 피자 맛이 비슷비슷 하긴 하지만, 갓 구워 나온 화덕피자인데 맛이 없을 리가 없다. 판제로니, 고르곤졸라, 페퍼로니, 마가리타가 순서대로 반복해서 나온다. 6조각쯤 먹어가니 느끼해 포기했다.
웨스트타워로 돌아가는 길에 스카이 브릿지 근처 외부 산책로로 이어지는 문이 있다. 사진으로 보면 낭만 가득해 보이지만 실제론 손이 얼음장이 돼 죽는 줄 알았다. 아무리 호캉스라도 겨울보단 여름이 나은 듯.
맛은 있었지만 느끼함은 견딜 수 없어 바로 옆 이마트에서 산 컵라면이다. 이스트타워와 이마트는 1분 거리도 안될 만큼 매우 가깝다. (객실 내 테이블이 굉장히 넓어 객실에서 음식을 먹기에 좋다)
“육아가 제일 쉬웠어요”를 현실로 만드는 ‘어린이 존’
그랜드 하얏트가 어린이 동반 호캉스로 인기를 끌게 만든 건 어린이 존이 한몫했을 거다. 어린이 수영장 2곳, 실내 스포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펀존, 어린이 놀이터 그리고 비행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
어린이 놀이터와 이어지는 어린이 수영장. 60-110cn 정도의 얕은 수심으로 되어있다.
이스트타워 뷔(Vy)바 입구에 위치한 조종석 체험 프로그램이다. 가격은 1시간에 20만원으로 후덜덜 하지만 자녀에게 조종석의 꿈을 갖게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비행 전문가의 지도 아래 교육과 사진 촬영까지 진행한다. (사전 예약 시 이용 가능)
체크아웃 하고 출근을 위해 호텔 셔틀버스를 타고 터미널1에 도착했다. 매 30분마다 호텔과 공항(1터미널, 2터미널) 사이를 운행한다. (공항에서 타는 곳은 1터미널 1층 3C)
오랜만에 느끼는 눈의 편안함이 좋았다. 그 속에서 날아다니는 항공기 풍경도 좋았다. 한참을 창밖을 구경하다 보면 동심으로 돌아간 느낌마저 들었다.
신혼여행을 떠날 부부라면 출국 전 마지막 밤을 내 집처럼 편하게 지낼 수 있고, 아이와 함께하는 호캉스라면 노키즈존 없이 맘껏 즐길 수 있을 호텔이다. 공항 주차비가 아까운 분들은 호텔에서 1박하고 7일 동안 무료 주차를 누릴 수도 있다.
그랜드 하얏트 인천 호텔은 최근 몇 년간 다녀온 호캉스 중 가격 대비 가장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특히 객실에서 대한항공 퍼스트클래스 라운지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던 독특한 경험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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