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서울 이그제큐티브 타워
인별그램에 올리자마자 여기가 대체 어디냐며 뜨거운 관심을 받은 오늘의 호텔. 서울 도심의 시티뷰와 럭셔리 라운지를 즐길 수 있는 곳. 롯데호텔서울 이그제큐티브 타워(이하 이그제큐티브 타워)이다.
이그제큐티브 타워는 서울 소공동 중심부에 있어 교통편이 좋다. 2호선을 타고 을지로입구역에서 내리면 한데 모여 있는 롯데백화점, 이그제큐티브타워, 롯데호텔서울을 볼 수 있다. 을지로, 명동, 청계천, 광화문과도 멀지 않아 국내외 여행객들이 관광하기에도 좋다.
이곳은 본래 롯데호텔서울(이하 메인타워)의 신관으로 이용되던 곳이었는데 2018년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통해 별도의 호텔로 재탄생했다. 메인 타워가 클래식한 호텔의 정수를 보여준다면, 이그제큐티브 타워는 현대미가 더 가미된 럭셔리 호텔이라 할 수 있다.
마치 유럽의 궁전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 로비. 대리석과 금장으로 꾸며져 있어 굉장히 럭셔리했다. 호텔은 총 36층. 체크인을 하려면 15층 로비로 올라가야 했다.
“어? 시그니엘 분위기랑 되게 비슷한데?” 라이브러리 느낌으로 꾸며진 공간 하며, 대리석과 원목의 조화, 한국적인 포인트들(창살, 청자색&옥색 가구 등)이 꽤 익숙했다. 아니나 다를까 직원 피셜에 따르면 영국의 더 G.A그룹이 인테리어 메인을 잡고 시그니엘 팀 몇 곳이 함께 작업했다고 한다.
명동 일대라 외국인 관광객이 특히나 많은데 이렇게 한국미가 잘 나타나게 꾸민 것도 좋고, 리셉션이 3개나 돼 프라이빗하고 신속하게 체크인할 수 있는 것도 좋았다.
기다리는 동안 지루하지 않도록, 예쁜 트레이에 담긴 웰컴 티도 준다.
직원분의 1대1 에스코트를 받으며 객실로 향했다. 길목에서 눈길을 사로잡은 건 초록색 방역안심객실 스티커였다. 꼼꼼하게 방역 작업을 하고 그 뒤로는 아무도 출입하지 않았다는 걸 두 눈으로 확인시켜주는 용도. 요즘같이 불안한 시국에 너무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한다.
본격 객실 소개에 앞서 가격부터 공개하자면, 1박 가격이 무려 180만 원(공홈 기준)였다. 정말 헉 소리 나는 가격. 시그니엘서울의 동일 등급 객실이 6~70만 원 대인 걸 고려하면 굉장히 고가로 책정된 편이다.
직원분에게 그 이유를 물으니, 이그제큐티브 타워는 다른 곳과 차별화된 VIP급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서라고. 특히 일반 투숙객보다는 귀빈들을 대상으로 하는 객실들이 많아 객실 요금으로 투숙 허들 자체를 좀 높인 것이라 설명했다.
VIP를 대상으로 책정된 가격이라고 하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것 같기도 하고… 공간에 관해 얘기를 해보자면 일단 응접실이 굉장히 널찍하고 고급스러웠다. 신라호텔, JW메리어트, 시그니엘 등 많은 호텔의 스위트룸 응접실을 봤지만 넓지만 촌스럽거나 예쁘지만 좁은 곳이 많은데 이곳은 장점만 모아 놓았다.
거기다 푸짐한 서비스까지. 웰컴 푸드로 과일, 디저트가 준비돼 있었고 투숙을 환영한다는 웰컴 카드도 잊지 않고 챙겨줬다. 종이로 된 카드는 종종 받아봤는데 창가에 적힌 손글씨 카드는 처음이었다. 얼마나 정성껏 썼는지가 느껴져서 감동적이었던 포인트
|Editor's TALK
: 웰컴과일이나 디저트는 가격에 포함된 필수옵션이 아님. 기념일 시 제공하는 것이므로 투숙 전 미리 요청하길
응접실 한쪽엔 우드로 된 고급진 미니바가 있다. 문이 트랜스포머처럼 멋지게 개폐돼서 취향저격. 가격대를 생각하면 스낵과 음료수가 전부 무료였으면 좋겠지만 무료는 에비앙 워터와 오설록 티, 다망 티, 캡슐 커피 정도였다.
침실은 좀 좁은 감이 있었다. 더블베드였다면 더 널찍했겠지만 트윈베드니까 어느 정도 감안해야겠지. 그래도 침실에서 응접실, 욕실로 가는 경로가 굉장히 편해서 좋았다.
다만 호불호가 갈릴 것 같은 부분은 ‘여가 공간이 얼마나 있는지’였다. 해당 침실에는 베드 외에 파우더룸 겸용 책상과 소파가 있어 업무를 보기도 좋고, 멋진 남산타워뷰를 즐기기에도 좋았다. 다만 이로 인해 여가 공간이 거의 없어 캐리어를 펼쳐 둘 공간이 거의 없었다. (당신의 선택은?)
섬세함이 돋보이는 부분도 있었다. 머리맡에 마스터키 패드를 두어 각종 조작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했고, 다양한 타입의 충전 케이블을 마련해 두었다. 롯데의 상위 호텔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베개 서비스도 가능했는데, 그림 설명이 잘 돼 있어서 특히 좋았다(다른 곳은 그림 없어서 불편…)
베딩 퀄리티도 훌륭했다. 전 객실에 시몬스 뷰티레스트 컬렉션의 프리미엄급 모델인 ‘프티레스트 더 원’이 구비돼 있고, 침구는 이탈리아 고급 브랜드인 ‘Gastaldi’의 제품으로 마련돼 있었다. 눕자마자 온몸이 릴렉스 되는 것 같이 좋았던 매트리스. 하지만 최고는 침구였다. 보들보들한 촉감 잊을 수 없어… 세계 최고라는 이집트 목화와 이탈리아 방직 기술이 합쳐졌으니 더할 나위 없었다.
욕실도 만족스러웠다. 널찍한 공간과 럭셔리 인테리어는 이제 기본 옵션인가. 이것을 제외하고도 만족스러운 포인트가 굉장히 많았다. 세면대 두 개가 독립적으로 떨어져 있는 점, 욕조·샤워실·화장실 공간 분리가 잘 돼 있는 점, 바스 솔트, 바스 티 등 반신욕 용품이 준비돼 있는 점 등 완벽에 가까운 구성이었다.
거기다 어메니티까지 딥디크(Diptyque). 프랑스의 유명 니치 향수 브랜드인데 중성적인 향이 참 매력적이다. 향이 얼마나 짙은 지 한 번 샤워하고 나면 다들 ‘어떤 향수 썼냐’고 한 번씩 물어볼 정도다. 그 외 세안도구도 잘 준비돼 있어 굳이 뭘 챙겨오지 않아도 된다.
객실 현관과 욕실 사이에는 드레스룸 공간이 있다. 바로 앞에 큰 전신 거울이 있어서 옷매무새 점검하고 화장하기에 제격이었다.
두 개를 합치면 더 좋지 않았을까? 장이 따로 떨어져 있어 오히려 캐리어를 펼쳐 두기 불편했다. 용도에 따라 구분 지으려고 한 것 같은데 굳이 그랬을 필요는… 하지만 너무 좋았던 건 ‘LG 트롬 스타일러’가 있다는 점. 매번 호텔 측에 다림질을 맡기기도 귀찮은데 객실 내에 이런 게 있으니 너무 편하고 좋았다.
|Editor's TALK
: LG스타일러는 스위트룸 이상 객실부터 구비돼 있음. 이밖에 무료 다림질 서비스(셔츠 2장/ 투숙기간 내)도 이용 가능
이그제큐티브 타워에서는 르 살롱 라운지를 빼놓으면 안 된다. 다양한 호텔들의 라운지를 이용해봤지만 르 살롱만큼 공간이 멋지고, 음식 맛도 좋은 곳은 찾기 힘들다.
시그니엘서울처럼 모든 투숙객이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면 좋겠지만, 이곳은 이그제큐티브 등급 이상인 객실부터 들어올 수 있다. 하지만 제한된 투숙객만 받다 보니 프라이빗하고, 더 높은 퀄리티의 다이닝을 제공한다는 장점도 있다. 지금부터 시간대마다 어떤 F&B를 제공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애프터눈 티(feat. 라이트스낵)
라운지에서 가장 기대되는 시간대 중 하나가 바로 ‘애프터눈 티’ 타임이다. 아기자기하고 맛있는 디저트들을 먹을 생각에 체크인 전부터 행복해진달까. 르 살롱의 애프터눈 티는 구성과 맛 모두 만족스러웠다. 완제품처럼 예쁜 트레이에 담아 제공하는 것도 그렇고, 에피타이저로 준 자몽 셔벗까지 센스 있었다. (셔벗을 주는 곳은 거의 없는데)
“마카롱이 왜 없죠…?” 당연히 마카롱 없는 애프터눈 티는 말도 안 되지. 테이블에 각종 디저트와 마실 것(홍차, 에스프레소, 우유 등)이 마련돼 있었다. 알아 둬야 할 건 이게 바로 라이트 스낵!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이용할 수 있다고 돼 있는데 실제로는 애프터눈 티 타임에도 이렇게 준비돼 있다.
◆해피아워
라운지의 퀄리티를 보려면 해피아워를 즐겨볼 것. 지인들에게 꼭 하는 말이다. 어떤 술이 준비돼 있는지, 한 끼 해결할 만큼 메뉴가 풍성한지 등을 보면 된다.
그런 점에서 르 살롱의 해피아워는 합격점이었다. 일단 시그니처 칵테일이 3종류(논알콜 1종 포함)나 준비돼 있다. 따로 원하는 칵테일이 있어 주문했더니 바로 만들어도 주었다. 와인과 샴페인 구성도 다양했다. 멀롯, 로제 등 드라이한 것부터 스윗한 것까지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었다.
술도 술이지만 함께 즐길 음식도 중요하지!
완전 촉촉하고 부드러웠던 소고기 안심
중식, 양식 스타일의 핫푸드가 무려 8종(내 기준 최고라 생각한 신라호텔 해피아워 메뉴는 6종이었음)
각종 샐러드와 카나페, 햄과 치즈, 연어, 과일도 부족함 없이 잘 준비돼 있고
베이커리와 디저트 종류도 다양했다. 어떤 라운지는 너무 기본에만 충실한 메뉴들만 줘서 실망스러운데 여긴 식빵 종류도 여러 개에 처음 보는 비주얼의 푸딩까지 있었다.
뷰까지 완벽. 서울에서도 제일 바쁜 도심을 바라보며 식사하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다(그것도 내가 매일 출퇴근하던 길을 바라보며…) 음식 맛까지 좋으니 이곳이 롯릉도원인가보다.
◆조식
상큼한 생과일로 시작하는 조식. 하루를 시작하는 첫 식사시간이라 기대가 됐다.
조식답게 가볍게 즐길 수 있을만한 샐러드류와 연어, 낫또!
거기에 몸에 좋은 뜨끈한 계피차까지
자극적이지 않게 조리된 채소 구이, 생선구이, 해쉬브라운, 소시지, 죽 등이 다양하게 준비돼 있었고
즉석에서 오믈렛, 스크램블, 프라이드 등을 주문하면 직접 만들어 주기도 했다. 전날과는 다른 카나페까지 예쁘게 올라와 있었다
그리고 한쪽엔 생과일주스, 우유, 시리얼, 계절 과일이 완전 풍성하게! 이 정도면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해준 수준이다.
“대박 이게 뭐야?” 음식을 담아왔는데 앞서 주문한 계란 요리가 나와 있었다. ‘♥♥♥’, ‘Happy Day:-)’ 라고 귀엽게 데코 돼 있는 비주얼에 심쿵. 지금껏 수많은 호텔을 다녀 봤지만 이렇게 깜찍하게 계란 요리를 준비해준 곳은 여기가 처음이었다.
맛 또한 굿! 매회 실망시키지 않는 퀄리티였다. 음식 하나하나 다 맛있고(특히 농어구이가 최고), 재료도 신선해 만족스러웠다.
GYM, 수영장과 같은 부대시설을 이용하려면 메인 타워로 이동해야 한다. 이 부분이 투숙객 입장에선 좀 불편하긴 하지만, 충분히 수용할 수 있어서 이렇게 했겠지?
◆GYM
GYM은 무난했다. 널찍하고 깔끔한 공간이 운동을 즐기기엔 무리가 없어 보였다. 다만 유산소, 웨이트, 요가 등 운동 유형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독립적인 공간이 없다는 점은 좀 아쉬웠다.
◆수영장
가장 기대가 컸던 수영장. 하지만 실망스러운 퀄리티였다. 단 하나 있는 실내수영장이 크기도 너무 작고(레일이 단 2개), 그렇다고 인테리어가 예쁜 것도 아니고, 선베드 수도 부족했다. 자쿠지가 있긴 하지만 전혀 매력적이지 않았다. 이그제큐티브 타워 수영장을 하나만 만들어주지…
이렇게 하루 동안 이그제큐티브 타워를 둘러봤다. 180만 원을 호가하는 VIP 스위트룸도 잊지 못하겠지만, 르 살롱에서 맛본 럭셔리한 다이닝은 두고두고 생각날 것 같다. 바쁘게 움직이는 서울러들을 보며 멋진 공간에서 식사하는 우아한 경험은 꼭 한 번 누려볼 만한 호사다.
롯데호텔만의 클래식함과 모던함을 한 번에 느끼고 싶다면 날 좋은 때 이그제큐티브 타워를 방문해보길 바란다.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던 페닌슐라 라운지&바도 이용해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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