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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서원 May 29. 2023

비 오는 식물원

비 오는 황금연휴이다.

물론 우리 집은 거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오직 일요일만 쉬는 남편...


딸아이와 무어라도 하려 늦은 아침 집을 나선다.

고심 끝에 결심한 곳은 바로 거제식물원


거제도는 자주 가는 곳임에도 식물원을 매번 지나치기만 했다.

항상 주차장에 자동차들이 가득한 것을 보고 다음으로 미뤘었다.


하지만...

비 오는 황금연휴...

그야말로 식물원은 사람들이 넘쳤다. 평소보다 더...


그래도 두 시간을 달려온 곳이라 그냥 줄 서서 들어가기로 했다.

돔으로 된 유리온실은 처음부터 위에서 구경하게 아래로 내려가는 형식으로 되어있었다.

마치 열대 우림 지역에 온 듯함을 느꼈지만 느긋하게 하나하나 구경하며 갈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의 머리로 가득했다.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사진 찍는 포인트는 줄을 한참 기다려야 찍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이 맘에 들지 않았는지 딸아이는 빨리 나가자고 말한다.

힘들게 들어온 만큼 느긋하게 즐기고 가고 싶은 엄마아빠의 마음을 몰라준다.


아이에게 아빠의 폰을 안겨주었다.

마음에 들면 마음껏 사진을 찍으라고 말했다.

다양한 식물을 찍을 거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다양한 얼굴을 찍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얼굴을 셀카로...


카메라를 아래에서 위로 비춰 얼굴이 둥글넓적하고 이중턱으로 나오는 자신의 모습이 웃겼는지 계속 웃어대며 셀카를 찍는다. 가끔 꽃과 식물을 찍기도 했지만 주인공은 자신의 얼굴이었다.


그렇게 기분이 좋아진 아이를 데리고 한 바퀴 돌며 우리는 밖으로 나왔다.

비는 조금이지만 바람이 제법 불기 시작했다.

가까운 곳에 식당을 찾아 배를 채운 후 역시 빼놓지 않고 가는 코스인 몽돌해수욕장...


비를 맞으며 몽돌 몇 개를 주워서 바다에 던졌다.

비가 오지만 날이 그리 춥지 않아서인지 사람들이 많았다.

마치 여름휴가인듯한 느낌은 나만 받은 것일까?


황금연휴에 날씨가 따라주지 않아 아쉽지만 거제도를 한 바퀴 돌며 우리의 휴일은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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