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77 우체국에서 만난 외국인 친구

한이라고 부를게..

by 가시나물효원


우체국 안으로 젊은 외국인 한 명이 들어온다. 그 외국인은 주변을 서성이며 뭘 어찌해야 할지 몰라서 내게 다가온다.


그 외국인 친구는 내게 종이를 한 장 내민다. 우체국에 근무하는 사람이라면 단박에 알아보는 그 종이

그 종이는 다름 아닌 집배원들이 등기 배달시 집에 아무도 없으면 다시 재 방문하거나 재차 방문했어도 없을 시엔 붙여놓고 가는 일종의 알림 스티커였다.

등기가 와 있어서 집에 사람이 없으니 우체국 우편물 맡기는 곳에 맡겨놨으니 찾아가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외국인 친구에게 한국말을 할 줄 아냐고 물으니 그 친구는 모른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혹시나 익산우체국은 아냐고 물으니 그것 또한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 익산우체국까지 뭘 타고 갈 건지 물어보니 자기가 타고 온 자전거를 보여주었다.

익산우체국까지 자전거로 타면 15분에서 20분 정도 거리니까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라서 나는 그 친구에게 익산우체국 가는 길을 약도로 그려줬다.

그리고 혹시나 모르면 내가 말을 해줄 테니 연락을 하라며 내 전화번호도 함께 적어줬다.


자전거를 타고 간다고 했는데 잘 찾아갔는지 걱정하던 찰나 외국인 친구는 내게 메시지로 고맙다며 우편물 잘 찾았다고 인증샷과 함께 메시지를 보내왔다.

나는 내가 어설프게 그려준 약도를 잘 이해하고 간 그 외국인 친구가 참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 이후 그 외국인 친구는 등기를 인도로 보내야 하는데 어떻게 하냐며 내게 물어왔고 나는 방법을 가르쳐줬다.


나는 그 외국인과 어설프지만 영어로 소통을 하기 시작했다. 그 친구는 내게 인사도 잘했고 이름이 뭐냐고 물으니 외국인 등록증 이름을 보여줬다.

그래서 나는 이름이 너무 길어서 앞으로 제일 마지막 글자를 한국 이름으로 HAN(한)이라고 지어줄 테니 한이 어때라고 물었더니 한이는 마음에 든다며 앞으로 본인이 한국에 있는 동안은

한국사람에게는 자기 이름이 한이라고 소개를 하겠다고 했다.


한이는 그렇게 나의 영어실력을 날로 성장시켜 줬고, 나와 함께 여행도 다니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좋은 친구가 되었다.

그렇게 본인이 한국말로 해결하지 못하는 것들은 예쁜 효원, 익산예쁜이라고 닉네임을 부르면서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한이가 바이크를 타고 싶다고 해서 바이크 사장님을 소개해줬고, 자동차를 구입하고 싶다고 해서 중고차 딜러를 소개해주며 우리의 신뢰는 계속 쌓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번에 거주 비자 코드 변경 시험에서 우수한 한글 실력으로 합격했다고 연락이 왔는데, 마치 아들의 엄마인 거처럼 뿌듯하고 기분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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