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53

by 가시나물효원
그러고 보면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인연이 존재한다.
좋은 인연도 있고 나쁜 인연도 있다.
시절 인연이라는 것도 있다.
아무리 탁월한 농부에게도
봄에 열매를 맺게 하는 능력은 없다.
비닐하우스의 힘을 빌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다.
봄에 심고 여름에 가꾸고 가을에 거두어야 한다.
능력은 알맞은 시절을 만나야 비로소 싹을 틔우고 꽃으로 피어나 튼실한 열매로 맺힐 수 있다.
-나보다 당신이 먼저입니다.-

나는 한 사람과 50일째 아침에 만나고 있다.

매일 아침 7시 30분 좋은 아침입니다 라는 말과 함께

너무나 멋진 말을 쏟아내는 한 사람

가끔 그와 십년지기인 동료가 나와서

이야기할 때도 있지만

뭐 나름 두 사람을 번갈아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매일 만나는 사람의 책을 오늘 다 읽었다..

그의 멋진 책 구절을 첫 시작에 올리고 싶었지만

나는 그와 지금 이 순간이

시절인연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더욱

다른 책의 문구를 담아왔다.


서평단으로 받은 책을 받고 바로 읽고 싶었지만

정말 내게 위로가 필요한 순간에 열어보려고 아꼈다.

그리고 위로 여행을 결정하게 된 순간 제일 먼저 가방에 챙겨야 할 목록으로 정했다.


“위로는 서툴수록 좋다”


단풍잎을 보니 꼭 나와 닮았다.

울긋불긋 물들어져서

겉으로는 아름답게 치장되어 있지만

속은 멍울로 가득한..


내 마음의 치유와 위로를 해주려 했던 여행

25년 10월의 마지막날은

내게 잊지 못할 순간이 되어버렸다.

시쳇말로 “박제되었다”

시쳇말이라는 표현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너무 감사한 일이다..


사육된 꽃이라 해서 꽃은 스스로 생을
포기하지 않는다.
책상 위에 놓인 꽃은 뿌리 없이도 존재를
소진하는 순간까지
물을 빨아들인다.
외로운 방,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시간 속에서도
꽃은 사력을 다해 살다 죽어갈 것이다.



탁월한 농부가 내뱉는 하루하루의 밑거름으로

내가 조금씩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는 순간들이다.


뭐랄까..

목에 가래떡이 팍 걸렸을 때

하임리히법으로 나를 구해준 그 감정.


"위로는 서툴수록 좋다"

최고였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100-52 문해력으로 난감했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