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52 문해력으로 난감했던 하루..

by 가시나물효원

나이 지긋한 남자 고객이

나에게 다급하게 손짓을 한다.

“어이, 아가씨 일로 와봐요..”

나는 “네” 짧은 대답과 함께

고객이 무엇이 불편한지 여쭈었다.


난 사실 아가씨,

박양 이렇게 부르는 사람들…

솔직히 별로 안 좋아한다..


고객은 내게 ATM기기 사용이

안되는지 여쭈는 거였다.

그래서 나는 무슨 이야기인지 도통 몰라서

기계의 화면을 보려고 하는 찰나


고객은

우체국 가림막에 쓰여있는 글자를 가리키며

여기에 “금기”라고 쓰여있잖아…

禁忌금기

아마, 그 어르신은 이런 뜻으로 알아들은 듯하다.

나는 꺼릴 忌기가 아닌 기 機 기라고 말씀을 드렸다.

그러면서 문득 문헌사서 공부 중에

요즘 사람들 문해력이 많이 떨어진다는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 생각이 불현듯 스쳐 지나가던 찰나,

우체국에서 또 한 번 문해력으로

어려움을 겪은 고객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송장과 송장

길게 표시된 문구가 있으면 죽은 시체를 말하지만,

짧게 발음하는 건 말 그대로 기표지를 이야기하는 건데


어느 날 고객이 우체국에 찾아와서

본인의 생선(FIsh) 물건이 잘못 배송되었다고

노발대발 난리를 치는 게 아닌가..

영수증 있냐고 하니까 영수증도 없다고 하고….


그럼 상대방에게 송장 보내주세요 하니까…

인보이스인 송장을 죽은 시체로 알고 송장을

왜 보내냐고 펄펄 뛰는 게 아닌가…

자기는 장례를 치러질 수 없다나 뭐라나….


이건 문해력의 문제라고 봐야 하는 건지…

그 사람의 인지력이 떨어진다고 봐야 하는 건지…

문득 난감했던 하루를 기록에 남겨본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100-51 짜증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