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을 읽고 생각한 것
그 결과 관료는 두 얼굴을 갖는다. 평소에는 공익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법과 제도가 준 권한과 직위로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는'갑'의 얼굴을 한다. 그러나 진짜 일해야 하는 때가 오면 정권, 국회
여론의 뒤에 숨어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않는 '을'의 얼굴을 한다.
공직사회는 바깥의 현장과 현실에는 무감하면서, 그 안에서는 온갖 종류의 헛짓거리와 승진, 유학, 주요 보직을 둔 이전투구가 벌어진다. 자신이 맡은 공적인
일에는 냉소적이고 무관심하지만,
사적인 이익과 생존을 위한 정열은 뜨겁게 타오르는 이 모순이, 바로 공직사회가 입만 열면 이야기하는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라는 거짓말에 가려진 진실이다.
현실의 공직사회는 '재수 없게 정권이 시키는 이상한 일에 연루되어 패가망신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라는 소박한 바람도 장담하기 어려운 곳이었다. 문학과 책을 좋아하던 청년이 블랙리스
트 실행에 가담할 뻔한 위험한 사회에서, 개개인의 영혼은 정의로운 행동이 아니라 면피와 행운으로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이, 내가 알게 된 공직사회의 첫 번째 민낮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