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북 큐레이션이란

내가 책을 대하는 자세

by 빛나는 사람


드라마 '시크릿 가든' 의 남자 주인공 김주원 (현빈)의 집에는 아주 커다란 책장이 있다. 김주원의 서재로 유명해서 아직도 책장이 기억에 남는다. 김주원 서재를 롤모델로 삼고 독서가인지 책수집가인지 헷갈릴 정도로 책을 모았다. 조카에게 좋은 책들로 잘 선별해서 물려줄 거라는 핑계를 대며 계속 쌓아두고 있다. 책을 자주 접한 아이들이 책과 가까워지는 경험이 훗날 얼마나 큰 자산이 되는지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많이 읽다 보면 좋은 책들을 가려볼 수 있을 것이다.

지인이나 친척 집에 놀러 가면 책이 얼만큼 있는지 둘러본다. 북 큐레이션을 공부하기 전에는 몰랐던 책장들 속의 책 위치가 눈에 들어온다. 잘 정리된 책장을 보고 나면 책 정리 욕구가 올라온다. 신나게 집에 있는 책들의 위치를 바꾸고 채운다. 북 큐레이션을 배우게 되면서 책장을 자꾸 들여다보는 게 일상이 되었다.

북 큐레이션을 알기 전과 후로 책을 대하는 태도에 변화가 생겼다. TV프로를 보다가도 책을 소개하는 대목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왜 소개를 했는지 어떤 독자에게 맞는 책인지 더 세심하게 시청한다.

책을 읽는 연예인은 다시 보게 됐다. 그리고 성공 요인으로 다독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책을 읽는지 궁금해서 검색해서 알아보고 읽어본다.

책이 있는 곳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북 큐레이션이 진행되고 있었다. 얼마 전 <노년, 책을 들다> 프로그램을 보게 됐다.

기다리던 예능프로그램이 광고 중이라 무심코 채널을 돌렸다. 책이라는 단어 하나에 멈춰 채널 돌릴 생각을 하지 않고 봤는데 북 큐레이션을 배우고 있는 나에게 영감을 주었다

나이 드신 분들을 위해 그림책을 소개하는 것도 북 큐레이션 활동이라는 것, 책을 잘 읽지 않은 연령대를 잘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됐다.

북 큐레이션 경험담

북 큐레이션을 잘 몰랐을 때 아는 후배가 힘들어하는 나를 위해 정성껏 고른 책을 선물해주었다. 이별의 상처가 컸던 나에게 적절한 선물을 준 후배가 고마웠다. 생각해보니 상대방의 감정을 파악하여 책을 연결해준 북 큐레이션 선물이었다.

플라이 북이라는 플랫폼에 구독 신청을 했다. 내 감정 상태와 연령대를 파악하여 한 달에 한 번씩 책을 보내준다. 아주 정성스럽고 예쁜 포장지를 풀어 잘 맞는 책을 읽고 또 다음 달의 큐레이션 책을 기다리면서 한 달 동안 설레는 기분으로 보낼 수 있다.

북 큐레이션 사례

아나운서를 그만두고 프리랜서가 되어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소영 씨는 북 큐레이션 서비스를 하고 있다. 연예인 지인들에게 북 큐레이션을 맡겨 홍진경, 이청아 님이 선택한 책을 독자들에게 판매한다. 연예인을 지적으로 잘 활용하는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끌리는 책이 나오면 한번 구입해 볼 생각이다.

몇 년 전 독서토론 모임을 위해 북바이북 서점을 갔다.

비스듬히 세워진 책장에 눈길이 갔다. 책 옆에 간단한 서평이 적힌 책 꼬리가 인상 깊었고 맥주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독서 카드를 적으면 맥주를 무료로 마실 수 있었다.


서점마다 책을 배치하는 방식이 다르다. 서평이 눈에 띈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다. 서평은 북 큐레이션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스타그램을 보다가 공감대가 비슷하거나 연령대가 같을 때 유심히 서평들을 읽어본다. 그렇게 여러 명의 인스타 친구와 블로그 이웃들의 책장과 서평을 모아 보면 잘 맞는 책을 발견할 수 있다.

나는 책 속에서 좋은 책을 발견해서 읽고 독서가 계속 이어지게 하는 책이 좋다. 북 큐레이션에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나란히 앉아 각자의 책을 읽는다> 이 책은 문학동네의 읽어본다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부부가 함께 책을 읽고 독서일기를 쓴다는 것부터 인상적이고 부러워서 선택했다. 제목도 마음에 들었다. 뒤쪽에 있는 참고도서들을 보니 이 많은 책들을 읽고 글을 써낸 것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자 북카페를 운영하고 책을 만드는, '책'을 업으로 삼는 두 사람이 소개하는 거라면 믿고 볼만하겠다는 생각에 책을 펼쳤다. 내가 읽은 책도 기록이 돼있어서 반가웠다. 새롭게 알게 된 책들도 다음 독서를 위해 메모해 두었다.

나도 내가 읽은 책들을 꾸준히 기록했다가 엮어서 출판해보고픈 꿈이 있다. 기록해놓은 서평들이 내 독서생활에 큰 자산이다. 하루에 몇천 권씩 새 책이 나오는데 그중에 좋은 책을 만나서 또 다른 이들에게 권해주기 위해 오늘도 부지런히 책을 수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