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나의 운명
책은 나에게 와서 힐링이 되었다.
유명 작가분들, 북튜버로 유명한 사람들, 책방을 운영하고 도서관 사서로 일하는 사람들은 책과 어떻게 가까워졌을까 궁금했다.
내가 즐겨보는 브런치 채널의 작가분은 군대에서 책을 즐겨 읽기 시작했다고 한다. 춤 동호회에서 알게 된 아는 동생은 프랑스 작가의 책을 보고 반해서 활자 중독까지 걸릴뻔했다고 한다. 난 어떻게 책과 가까워졌는지 돌아봤다.
나는 어린 시절 전집과 인형으로 가득한 집에서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는 엄마와 사회단체 활동하셨던 아버지를 대신해 책을 읽어주는 테이프를 들으면서 인형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출판사 영업사원이 여러 번 집을 다녀가고 나면 계속 책이 쌓여갔다. 안데르센 동화와 백과사전 등 읽을거리가 많아 동네 친구들, 피아노를 배우러 오는 아이들이 와서 한참을 읽다가 가곤 했다. 인형을 갖고 노는데 정신이 팔리다가 고학년에 접어들어 책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학급문고에서 발견한 어린이 잡지 '새벗'에 푹 빠져 읽었다.
주말이 되면 학교 근처 중앙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었다.
학창 시절에는 연예인에 푹 빠져 브로마이드를 얻기 위해 잡지를 사러 서점을 드나들었다.
한참 입시로 인해 책과 멀어졌지만 대학을 문예 창작과로 입학하고 선배들의 권유로 사회 이슈를 다룬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다 보면 또 다른 책으로 이어지는 재미를 발견해서 책 읽는 시간을 좋아했고 친구들을 만나는 장소도 늘 서점이었다.
단골 서점이 폐점을 했다가 다시 부활했던 적이 있었는데 없어진다는 소식에 너무 서운했었다. 그러다가 다시 열게 됐다는 소식을 들으니 추억이 다시 되돌려 받은 것처럼 뭉클했다. 그만큼 애정이 깊은 공간이었다.
대학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전공도 바뀌면서 점차 책 읽는 시간이 줄었지만 우연히 국가 근로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대학 학술정보원에서 일할 기회가 생겼다. 책에 스티커들을 부착하며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했다.
문헌정보학과로 전공을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서울로 이사를 와 얼마 지나지 않아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주말에 카페 가서 책 읽는 재미로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었다.
대형서점이나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구입했고 네이버 북카페 서평 이벤트에 참여해서 책을 읽고 서평을 쓰며 분야를 넓혀나갔다. 블로그에 서평들을 꾸준히 채워가다 보니 어느덧 책 중독자가 되어있었다.
어느 곳에 가든지 책과 관련된 이야기라면 귀 기울여 듣고 그때만큼은 눈이 반짝반짝해졌다. 지인들도 다독가라고 인정을 할 정도로 책에 많은 애정을 쌓았다.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책 읽는 사람을 발견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어떤 잡지에 내가 쓴 서평이 실렸고 선물로 책을 받은 적도 있었다.
책을 선물로 받으면 무슨 책이든 좋아했다.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도 언젠가 책과 관련된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집이 이사를 가거나 여행을 갈 때 꼭 주변 서점을 검색해서 알아두고 홀린 듯이 가서 머물다가 나오곤 했다.
<독서천재 홍대리>라는 책에서 전문가가 되려면 관심분야의 도서를 300권은 읽어야 한다고 했다.
그 대목이 인상 깊어서 관심분야가 생기면 한꺼번에 책을 몇 권씩 사서 읽었다. 지출의 70%는 거의 책 구입이 차지했다.
'네 아빠도 그렇게 서점을 좋아하더니 닮았네
부지런히 책이 있는 곳을 찾을 때 엄마가 한마디 하셨다.
기분이 좋지 않으면 서점에 가서 몇 시간이고 머무셨다는 아버지 이야기를 들으면서 책이 고마워지고 더 좋아졌다.
책을 좋아하는 어른이 곁에 있으면 자연스럽게 연결이 된다.
난 다섯 명의 조카를 가진 이모다. 자라나는 조카들과 책을 잘 연결해 주고 싶다. 북 큐레이터 카페에 가입을 하고 책 관련 글들을 올리고 있다.
그러다가 북 큐레이터 서포터스 모집에 바로 신청했는데 카페 활동가 특전으로 선정이 되었고 벌써 세 번의 강의를 들었다. 책과 사람을 연결하는 직업이라고 해서 끌렸고 어떻게든 책과 관련된 일을 할 수 있고 조카들에게
좋은 책을 권해주는 이모가 될 수 있어서 좋다.
부지런히 배워서 내가 책을 좋아한 것처럼 조카들을 비롯 많은 사람들에게 큐레이션을 잘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