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어 공부 한 줄 노트 1
사실 바르셀로나는 나에게 큰 매력이 없는 도시였다. 나는 유명한 대도시보다는 유럽 특유의 고즈넉한 소도시에 마음을 뺏겨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친구가 찾아왔고, 그 덕분에 바르셀로나라는 대도시의 품에 안겨보기로 했다.
무작정 떠나기보다 아는 만큼 보일 것 같아 가기 전 예의상 가우디의 전기를 읽어보았다. 그런데 이 책이 예상외로 내 마음을 흔들었다. 가톨릭과 자연, 그리고 그의 뿌리인 카탈루냐에 깊이 천착한 예술가. 그에 대해 알아갈수록 바르셀로나라는 도시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거대한 예술의 장처럼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도착한 바르셀로나에서의 둘째 날은 일요일이었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학생에게 5만 원에 육박하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의 티켓값은 꽤나 큰 부담이었다. 조금 더 영리하게 여행할 방법을 찾다 보니 일요일 오전 미사에 참여하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는 정보를 얻게 되었다. 돈을 아끼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무엇보다 미사의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이곳의 진짜 바이브를 느껴보고 싶은 욕심이 앞섰다.
일요일 아침 7시, 서둘러 도착했음에도 줄은 이미 길게 늘어서 있었다. 하지만 처음 성당을 마주한 순간, 기다림의 지루함은 금세 경외감으로 바뀌었다. 압도되었다는 말 외에는 표현할 길이 없었다. 입장할 때 보이는 종교적 의미가 담긴 섬세한 조각들부터, 내부로 들어섰을 때 마주한 자연을 닮은 기둥들까지. 그것들은 마치 거대한 물고기의 뼈대 같기도 했고, 살아있는 생명체 같기도 했다.
그 벅찬 순간, 내 머릿속에는 오직 이 문장만이 맴돌았다. 만약 그때 내가 카탈루냐어를 조금이라도 알았더라면 이렇게 외쳤을 것이다.
오늘의 문장: La Sagrada Família és molt preciosa!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아주 아름답다!)
동사: és (원형: ésser / ser) 스페인어의 es와 역할이 같다. 하지만 e 위에 악센트가 붙는다는 점이 카탈루냐어만의 고유한 특징이다.
부사: molt (아주, 매우) 스페인어의 muy에 해당한다. 형용사 앞에서 그 의미를 더 강조해 준다. 영어의 much나 스페인어의 mucho와 비슷하게 생겨서 기억하기 쉽다.
형용사: preciosa (아름다운) 예쁘다(bonica)는 말로는 부족할 때 쓰는 단어다. 성당(Família)이 여성 명사라 끝에 a를 붙인 여성형 preciosa를 썼다.
비교해보기
스페인어: La Sagrada Familia es muy preciosa.
카탈루냐어: La Sagrada Família és molt preciosa.
한국어: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아주 아름답다.
아침 7시의 공기 속에서 마주한 미완성의 성당처럼, 이 서툰 문장 역시 나의 카탈루냐어 독학을 쌓아 올리는 첫 번째 벽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