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보다 중요한 나의 비타민 함량

by 숫자의언어

숫자와 팩트 사이에서 잃어버린 생기

매일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우리는 숫자로 말하고 팩트로 증명한다. 엑셀 칸을 채우는 데이터들은 정교하지만 차갑다. 그 차가운 세계에 오랫동안 머물다 보면 사람의 피부색은 점차 회색빛으로 변해간다. 생기를 잃어가는 얼굴을 거울 속에서 발견할 때마다 나는 비타민 한 포를 뜯는다. 입안 가득 퍼지는 시큼한 맛은 잠시나마 내가 살아있는 유기체임을 일깨워준다. 보고서의 정확도보다 중요한 것은 그 보고서를 쓰는 사람의 생체 리듬이다.


감정의 산화를 방지하는 마음의 방어막

사회생활은 끊임없는 스트레스의 연속이며, 스트레스는 우리 몸속에 활성산소를 뿜어낸다. 상사의 질책, 거래처의 무리한 요구, 동료와의 갈등은 마음을 부식시킨다. 이때 비타민 같은 긍정적인 생각은 마음의 산화를 막아주는 항산화제가 된다. "그럴 수도 있지"라는 너그러움이나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초연함은 어떤 비싼 영양제보다 강력한 면역력을 제공한다.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방어막을 구축하는 것, 그것이 프로 직장인의 진짜 실력이다.


휴식이라는 이름의 고농축 영양제

우리는 쉬는 법을 잊었다. 쉬는 시간에도 스마트폰을 보며 정보를 습득하고, 주말에도 다음 주 업무를 걱정한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비타민은 '아무것도 하지 않음'에서 온다. 뇌를 비우고 근육의 긴장을 푸는 시간이야말로 우리 몸이 스스로를 치유하는 고농축 영양제를 생산하는 시간이다. 억지로 무언가를 채워 넣으려고만 하지 말고, 비워냄으로써 다시 채워질 공간을 만드는 지혜가 필요하다. 휴식은 게으름이 아니라 다음 도약을 위한 필수 비타민이다.


점심시간의 햇볕이 주는 공짜 비타민

사무실의 형광등 불빛은 태양을 대신할 수 없다. 식사를 마치고 짧게라도 건물 밖을 거니는 시간은 비타민 D를 보충하는 가장 경제적이고 확실한 방법이다. 콘크리트 숲 사이로 내리쬐는 햇살을 받으며 걷다 보면 엉켰던 생각들이 조금씩 풀리는 것을 느낀다. 자연이 주는 비타민은 부작용도 없다. 햇볕을 쬐며 나누는 동료와의 가벼운 수다는 오후 업무를 버티게 하는 가장 신선한 에너지가 된다.


나를 사랑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

비타민을 챙겨 먹는 행위는 결국 자기애의 발현이다. 바쁜 와중에도 내 몸을 위해 시간을 내고 투자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회사는 나를 대체 가능한 부품으로 볼지 모르지만, 나는 나 자신에게 유일무이한 존재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 극성스럽게 건강을 챙겨야 한다. 비타민 한 알을 입에 넣으며 스스로에게 속삭인다. "고생 많았어, 조금만 더 힘내자." 이 작은 의식이 쌓여 나를 단단하게 만들고, 거친 회사생활을 견뎌낼 튼튼한 뿌리가 된다.

작가의 이전글콜밴매매 시세확인 방법 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