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책상 위 노란 알약이 말해주는 것들

by 숫자의언어

침묵하는 책상 위의 메시지

아무도 없는 이른 아침, 팀원들의 책상을 둘러본다. 각자의 자리에 놓인 영양제 병들은 주인들의 말 못 할 사정들을 대변한다. 아이를 키우며 일하는 대리의 책상엔 간 건강 보조제가, 매일 야근하는 과장의 책상엔 고농축 비타민 음료 박스가 쌓여 있다. 비타민은 그들이 감내하고 있는 삶의 무게를 보여주는 지표다. 우리는 서로의 약통을 보며 "힘드시죠"라는 말 대신 "그 약 효과 좋아요?"라고 묻는다. 그것이 우리가 서로의 안부를 묻는 방식이다.


가방 속의 비타민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

외출이나 출장을 갈 때 가방 안에 비타민 몇 알을 챙겨 넣으면 마음이 든든해진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기운이 빠질 때 나를 구해줄 비상식량 같기 때문이다. 이는 심리적인 부적과도 같다. 비타민을 먹는다고 갑자기 초인적인 힘이 생기는 건 아니지만, "언제든 보충할 에너지가 내게 있다"라는 믿음이 두려움을 없애준다. 준비된 자만이 위기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법이다.


동료의 피로를 읽는 안목

함께 일하는 동료의 안색이 창백해 보일 때, 슬쩍 비타민 한 포를 건네는 센스는 어떤 업무 스킬보다 빛난다. 그 작은 행동은 "당신의 노고를 내가 알고 있다"라는 강력한 메시지다. 비타민은 나눔을 통해 그 가치가 배가된다. 혼자 먹으면 영양제지만, 나눠 먹으면 '정(情)'이 된다. 각박한 효율성의 세계에서 이런 작은 비합리적인 친절이 사무실의 공기를 바꾼다. 서로가 서로에게 비타민이 되어주는 팀은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


번아웃이라는 어둠을 밝히는 빛

모든 의욕이 사라지고 출근조차 고통스러운 번아웃이 찾아올 때, 비타민은 가장 기본적인 처방이다. 아주 작은 활력이라도 강제로 주입해 다시 시동을 걸어보는 것이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비타민은 보조제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내 마음의 방향을 바꾸는 데 있다는 사실이다. 노란 비타민 알약이 어두운 방안의 작은 등불처럼 내 마음을 환하게 비춰주길 기대하며, 다시 한번 심호흡을 하고 책상 앞에 앉는다.


우리가 진짜 먹어야 할 비타민의 정체

결국 회사생활을 지속하게 하는 진짜 비타민은 알약 형태가 아니다. 그것은 퇴근길에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 잔일 수도 있고, 주말에 가족과 함께 보내는 평범한 시간일 수도 있으며, 고생했다며 어깨를 두드려주는 상사의 손길일 수도 있다. 우리는 각자 자신만의 비타민을 찾아야 한다. 육체적인 피로를 달래주는 약도 중요하지만, 영혼의 허기를 채워주는 나만의 비타민을 발견할 때 비로소 우리는 직장인이라는 이름으로 오래도록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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