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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oo Jun 18. 2024

인생의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삶을 긍정하는 법

이근후의 ≪인생에 더 기대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을 읽고, 책 서평


아무것도 기대할 것이 없는 인생이라고 느껴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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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에 더 기대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내가 닫힌 문만 바라보느라 다른 문을 놓치고 있지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스스로 포기하기 전까지 닫혀버린 삶이란 없다.”(p.7) 


90세 정신과 전문의 이근후 박사가 자신의 신간 ≪인생에 더 기대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에서 전하는 메시지입니다. 


이근후 박사는 50년 세월 정신과 전문의로, 의과대학 정신과 교수로 지내며 저술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는데요. 전작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는 2013년 출간 당시 베스트셀러로서 현재까지 판매 부수 40만 부를 돌파한 스테디셀러입니다. 


≪인생에 더 기대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은 나이 듦에 대한 철학을 이야기하는 전작들에 비해, 보다 깊은 인생에 대한 고찰과 인문학이 주는 위로를 담은 인문학 도서인데요.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가에 관한 전문가로서 저자의 고민과 경험을 바탕으로 얻은 “삶을 긍정하는 방법”에 대해 들려주는 자기계발서이기도 합니다.  


1부 삶이 헛되다는 생각은 불현듯 찾아온다, 2부 백만 가지 참견 속에서도 끝끝내 ‘나’로 살아가리, 3부 인생이란 길고 긴 터널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모두 3부로 이루어진 이 책에서 저자는 나이 90 세에도 인생은 여전히 숙제라고 속내를 밝히는데요. 인생이란 숙제를 풀어가는 여정에서 저자는 한 가지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나를 증명하지 않고, 내 인생을 긍정하는 법을 깨닫는 순간 삶은 축복이 된다.” 저자가 찾은 결론인데요. 타인과 사회에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하며 살아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아주 특별한 의미로 다가갈 것 같습니다. 오늘도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일상을 꾸려가기 바쁜 후배들에게 90년 세월을 살아온 저자가 선배로서 들려주는 삶의 지혜가 아닐까 합니다.


구순의 저자가 전하는 고단한 삶에 대한 위로와 인생의 지혜가 가득한 이 책은 휴대하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와 무게로 가지고 다니면서 틈틈이 읽기에도 좋습니다. "욕망이 작으면 작을수록 인생은 행복하다. 이 말은 낡았지만 결코 모든 사람이 다 안다고 할 수 없는 진리다. 레프 톨스토이"(p.77)처럼, 챕터 중간 중간에 수록된 인생 명언을 만나는 재미도 느낄 수 있습니다. 




1부 "삶이 헛되다는 생각은 불현듯 찾아온다."에 자기 합리화와 열등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일에 대한 책임을 어디로 돌리느냐에 따라 자기 합리화가 될 수도 열등감이 될 수도 있다고 하는데요. 자기 합리화는 과도하게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에, 열등감은 지나치게 자신을 책망하는 경우에 발생하게 된다고 합니다. 


지나친 내 탓과 남의 탓은 동전의 양면처럼, 겉으로는 달라 보이지만 결국 근본적인 원인은 감당하기 힘든 상황을 벗어나려는 몸부림이라고 하는데요. 자기 합리화는 현실을 변화시키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열등감은 자칫 정신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두 가지 모두 경계한다는 조언과 더불어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열등감에서 벗어나라는 말이 자아도취에 빠지라는 뜻은 아니다. ‘나는 완벽하기 때문에 좋은 사람이야’가 아니라 ‘나는 부족한 면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사람이야’여야 한다. 


때로는 잘못된 말이나 행동을 하지만 나 스스로는 그것이 실수였다는 것을 안다. 그럼 됐다. 악한 의도에서 벌인 일이 아니지 않은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다면 그다음은 하늘의 몫이다.”(p.67) 


2부 “백만 가지 참견 속에서도 끝끝내 ‘나’로 살아가리”에서 저자는 객관적 정체성과 기대감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객관적 정체성은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 느끼는 감정으로, 긍정적 방향으로 흐르게 될 때 기대감이라고 표현한다고 하는데요. 자신이 생각하는 모습과 타인이 나를 생각하는 모습은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타인의 기대감이 나를 성장하도록 자극한다면 기대에 맞추도록 노력해도 좋겠으니 얼토당토않은 기대라면 따를 필요가 없다.”(p.128) 저자의 조언처럼 자신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면 기대감에 부응하겠지만, 의사와 무관한 일방적인 기대감이라면 신경 쓸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종이 한 장 차이인, 훈수와 조언”(p.140). 인생에 있어서 무엇을 취하고 버릴지는 삶의 주인이 풀어야 할 과제일 텐데요. 귀 담아 들을 저자의 조언입니다.


“그러니 ‘나는 어떤 사람인가’ 의구심을 가지고 삶이라는 도마 위에 자신을 올려놓아야만 얻을 수 있다. 때에 따라서는 그 정체성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때도 있다. 


정답은 없다. 무엇이 올바른 정체성인지는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그것을 찾기 위해 우리는 듣고, 말하고, 배우고, 혼나며 모르는 길을 물어물어 찾듯이 살아간다.”(p.128) 




“가능성을 보고 따르는 사회가 아니라 버텨내야 하는 사회를 살고 있는”(p.226) 지금 우리가 느끼는 불안과 고독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텐데요. 불확실한 내일을 위해 버티는 현실에서 불안은 끊임없이 우리를 장악하게 됩니다. 어떻게 하면 이 불안이 없어질까요? 아니 없앨 수는 있을까요? 


저자는 부정적인 감정을 없애려고 하지 말고 차라리 보듬고 함께 가라고 말합니다. 부정적인 감정이 내 안에 또아리 틀지 못하도록 당당하게 자신을 엄습해 오는 불안과 맞서 싸우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데요. 어느 순간에도 “미소 지을 일은 하나씩 존재”(p.266)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라고 당부합니다.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다면, 그 삶이 어쨌든 결코 잘못 살지 않았다.” 인생 90을 살아온 선배이자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가 독자들에게 전하는 응원의 메시지입니다. 존재 그대로의 나로 살아가는 법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을 담은 이 책을 통해, 따뜻한 위로와 삶을 향한 용기를 만나게 되기를 바랍니다.


“내가 있어야 네가 있고 우리가 있다. 틀린 인생이란 없다. 내가 원하는 삶과 원하지 않는 삶이 있을 뿐이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는 나를 위해 살아갈 용기를 가져야 했다.”(p.6, 인생에 더 기대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책들의정원,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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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oo [인생에 더 기대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브런치 책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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