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서로운 날>

by 연아 아트

〈상서로운 날〉은 지산 김상철 선생님의 작품 〈첫날밤〉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작품으로,
화면 속 거북과 토끼, 연꽃과 계수나무의 상징을 통해 ‘음양의 조화’를 표현한 민화 작품이다.


연꽃 위에서 노니는 거북은 적어도 천 년 이상을 살아온 영수(靈獸)로, 본래 음과 양의 속성을 모두 포함하는 존재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양(陽)’의 기운을 상징하는 존재로 설정되었다.

달의 세계에는 월궁의 항아와 함께 계수나무 아래에서 불사약을 만들고 있는 달토끼가 등장하며, 이는 ‘음(陰)’의 세계를 의미한다.


옛사람들은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루어야 천지가 평화롭다고 여겼다. 이러한 음양의 조화를 지산 김상철 선생님은 〈첫날밤〉에서 매우 해학적이면서도 가시적인 방식으로 표현하였다.

반면, 작가의 〈상서로운 날〉은 동일한 주제를 보다 철학적이며 비가시적인 방식으로 풀어내고자 하였다.


이 작품에서 음과 양은 대립하거나 충돌하지 않으며, 화면 속에서 조용히 균형을 이루는 관계로 배치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음양이 조화를 이루는 길상한 순간, 즉 ‘상서로운 날’을 형상화하고자 하였다.


이 작품에서 해와 달은 단순한 자연물의 재현이 아니라, 음양 사유의 핵심을 이루는 상징으로 기능한다.

화면 중앙에 원형으로 배치된 붉은색의 해는 ‘태양(太陽)’을 의미하며, 양(陽)의 정점에 해당하는 존재로 표현되었다. 태양은 생명과 성장, 시간의 순환을 관장하는 근원적 에너지로서, 밝음과 드러남의 세계를 상징한다.


반면, 원형의 흰색으로 표현된 달은 ‘태음(太陰)’으로서 음(陰)의 세계를 대표한다.
달은 스스로 빛을 발하지 않으나 태양의 빛을 받아 드러나는 존재로, 내면과 잠재, 보이지 않는 흐름의 세계를 상징한다.


고대부터 이러한 해와 달의 관계는 지배와 종속의 구조가 아니라, 서로를 필요로 하는 순환적 관계로 이해되어 왔다.


〈상서로운 날〉에서 해와 달은 화면의 중심에서 서로 마주하거나 충돌하지 않는다.

대신 일정한 거리와 균형을 유지한 채 배치되어, 음과 양이 극단으로 치닫지 않고 조화롭게 공존하는 상태를 암시한다. 이는 음양이 대립하는 두 힘이 아니라, 끊임없이 서로를 보완하며 세계를 유지하는 질서라는 동양적 세계관에 기반한 구성이다.


이처럼 해와 달, 거북과 토끼, 연꽃과 계수나무는 각각 음과 양의 속성을 지니면서도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화면 속 모든 상징들은 서로를 견제하거나 밀어내지 않고, 하나의 질서 안에서 고요히 자리를 지킨다. 이러한 상징적 배치는 음양의 조화가 실현된 순간, 즉 ‘상서로운 날’이 시각적으로 형상화된 것이다.

상서로운날(사이즈조정).jpg <상서로운 날>, 77*146*3cm,2021. Pigments on ottchil paper, mounted on wood pa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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