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작도>
이 그림은 민화의 <군작도>에서 출발한 작업이다.
군작도는 여러 마리의 참색를 통해 번성, 다산, 풍요를 상징해 온 민화의 대표적인 길상 그림이다. 〈풍요 속의 군무〉에는 곡식이 무르익은 들판 위를 날아오르는 참새들이 등장한다. 참새는 봉황이나 학처럼 상상의 새가 아니라, 우리 일상 가까이에 존재하는 새다.
그래서 이 그림의 풍요는 과시적이기보다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풍요에 가깝다. 작품은 옻지 위에 분채를 사용해 채색한 뒤, 이를 배접하여 나무 판넬 위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옻지는 일반 종이보다 밀도가 높아 분채의 색이 차분하게 가라앉으며, 입자감이 화면에 고르게 남는다.
화면을 가득 채운 참새들의 반복적인 날갯짓은 하나의 리드미컬한 군무처럼 보인다.
곡식은 오랜 시간 축적된 생명의 결과로 자리하며, 이 모든 요소는 과장된 서사 없이
자연과 생명이 만들어내는 충만한 순간을 담담하게 드러낸다.
화면에 등장하는 곡식은 막 수확을 앞둔 풍경이라기보다, 가을 수확 이후 들판에 남아 있는 수수나 좁쌀 같은 곡식의 흔적에 가깝다.
이미 거두어지고 지나간 풍요 이후에도 질서와 리듬이 유지되는 상태를 화면에 남기고자 했다. 그래서 이 그림의 풍요는 넘치는 순간이 아니라, 지나간 뒤에도 조용히 지속되는 풍요에 가깝다.
이 작품은 전통 군작도의 의미를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그 안에 담긴 ‘풍요의 감각’을 오늘의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는 시도다.
소란스럽지 않지만 충분히 가득 찬 상태, 그 조용한 풍요의 순간을 화면에 옮기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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