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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ince ko Sep 01. 2017

행복씨가 일자리 찾지 못하는 이유

엉터리 일자리 알선하는 고용센터

"점심 같이 해요"

"방 있어요!"

"빵?"

"네"


빵 먹겠다는 사람을 꼬드겨 낮밥을 같이 했다. 7년 전 외국인 고용허가제로 입국하여 4년 10개월을 근무한 후 재입국한 행복씨는 쉼터에서 생활한지 벌써 석 달이 넘었다. 이름이 특이해서 물었더니, 한국인들이 우즈베키스탄 이름을 어려워해서 고려인 친구를 통해 만든 이름이라고 했다. 


재입국 후에 일하던 회사에서 치질을 앓은 그는 사업장 변경을 신청했다. 그는 고용허가제(E9) 중에서도 일반 제조업(E9-1)이 아닌 서비스업(E9-5)으로 재활용재료수집 및 판매업에서만 일할 수 있다. 재활용업체는 악취가 심하고 크고 작은 상처를 입기 쉬워 내국인들이 꺼려하는 업종이다. 그곳에서 일하다 피부병으로 그만두는 사람도 많았다. 그러나 행복씨는 여태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다. 재활용업체에 인력난이 심하긴 하지만 업체 자체가 많지 않고, 고용센터에서 알선해 준 업체에 연락하면 항상 이미 구인이 끝난 상태였다고 했다. 그렇게 석 달이 금세 지나고 말았다.


구직유효기간 만료를 앞두고 그는 고용센터에 진단서를 제출했다. 덕택에 한 달간의 구직 기간을 더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고용허가제 시스템 안에서 그가 한 달 안에 구직에 성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고향엔 아내가 11살 딸아이를 데리고 집을 짓고 있다. 그가 직장을 찾기 위해 조바심을 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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