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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근본원인을 찾아 없애야 합니다.

직원들을 쥐어짠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by 민수석

직장을 다니다 보면 회사가 힘들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경기가 좋을 때는 "언제든 나빠질 수 있으니 대비해야 한다"는 이유로,

실적이 나쁠 때는 "지금 정말 위기이기 때문에 더 노력해야 한다"는 이유로,

경영진은 종종 직원들을 쥐어짜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합니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 채 직원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방식으로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눈앞의 숫자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적 악화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것입니다.


제가 첫 번째로 입사했던 회사는 한때 매우 호황을 누렸습니다.

실적이 좋을 때는 연예인을 초청해 화려한 행사를 열기도 했죠.

하지만 몇 년 후, 경영진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회사가 급격히 어려워졌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직원들을 더 몰아붙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예로 하루 일과를 분 단위로 쪼개 엑셀에 작성하여 보고하는 제도가 도입되었습니다.

이러한 행위가 실적 개선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을까요?


전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본업보다 보고서 작성이 주된 업무가 되어버렸고, 업무의 효율성은 심각하게 저하되었습니다.


경영진은 실적 부진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하니, 당장 눈에 보이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방법에 집착했습니다.


왜 이런 비효율적인 일이 벌어졌을까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임원들은 2~3년 후 재계약을 해야 했고, 단기적인 숫자로 성과를 증명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당장의 실적을 포장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버리면서, 정작 중요한 문제 해결은 뒷전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모습을 보고 결국 이직을 결심했습니다.

이후 10년이 지나 결국 그 사업부는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제가 퇴사한 뒤에도 비상식적인 일들이 계속 벌어졌다고 들었습니다.



기업이 위기를 맞이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실적 악화의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이 단기적인 해결책을 선택합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직원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직원들이 긴장감이 부족하다."

"열심히 일하지 않아서 실적이 떨어진 것이다."

이런 결론을 내리고 더 강도 높은 규율을 적용합니다.


하지만 실적 악화의 원인은 대개 직원들의 근태 문제가 아닙니다.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요?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인가?

경쟁사가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았기 때문인가?

소비자의 니즈가 변했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과거 방식만 고수하고 있기 때문인가?

내부 의사결정이 비효율적이라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것인가?


이런 근본적인 원인들을 외면한 채 직원들을 더 몰아붙이면 해결될까요?


아니요. 오히려 조직의 사기는 떨어지고, 우수 인재는 이탈하며, 문제는 더욱 악화될 뿐입니다.


모기가 내 팔을 물어서 가려운데,

"팔을 자르면 더 이상 가렵지 않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회사의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제의 원인은 제거하지 않고, 엉뚱한 곳에 책임을 돌리면 결코 해결되지 않습니다.


기업이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단순한 직원 관리가 아닙니다.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의사결정 구조를 효율화하며, 제품과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진짜 해결책입니다.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으면, 같은 문제는 반드시 다시 찾아옵니다.

기업이 생존하려면 문제의 본질을 직시하고, 진짜 원인을 제거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리더가 해야 할 진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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