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ml 안의 여정'

알고보면 다른 이야기

by 유과스
유산균 회사 다니세요? 그럼 프로바이오틱스 만드시는 거네요?

20년 넘게 이 일을 해오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조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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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우산과 그 안의 한 식구

프로바이오틱스는 '건강에 좋은 미생물 전체'를 아우르는 큰 우산이다. 유산균은 그 우산 아래 있는 여러 식구 중 하나다. 프로바이오틱스의 대부분은 유산균이지만, 프로바이오틱스가 꼭 유산균인 건 아니다.

유산균의 특별한 점은? 탄수화물을 발효해서 젖산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이 젖산이 장 내 환경을 산성으로 만들어 유해균의 증식을 막는다. 면역 세포의 대부분이 장에 있다고 하니, 작지만 중요한 일을 하는 셈이다.


전국을 돌며 균을 찾다

인류는 오래전부터 유산균과 공존해왔다. 발효식품, 천연물은 물론이고 우리 피부와 소화기관 곳곳에도 존재한다. 우리 연구팀은 전국을 돌며 유산균을 수집한다. 전통시장의 김치 맛집, 산골의 된장 항아리, 녹차,

심지어 모유에서도. 인류는 수천 년간 이 작은 생명체들과 공존해왔다. 지난해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

규모는 7,777억 원. 홍삼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그야말로 유산균의 전성시대다.


65ml에 담긴 20일

손톱 끝을 세워 초록 뚜껑을 따고 한 모금에 털어 넣는다. 새콤달콤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진다.

그 작은 병 안에는 100억 CFU의 프로바이오틱스가 들어있다. 실제로는 여러 종의 유산균 200억 개 이상을 투입해 만든다. 배양 종균을 만드는 데만 20일이 걸린다. 발효유 특유의 맛과 풍미는 바로 이 과정에서 다듬어진다. 작은 용기에 건강기능식품 인증 문구를 새기느라 디자인팀이 고생했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다.

첨부1)유산균이 프로바이오틱스 아니야(1편).jpg


나그네처럼, 매일

스탠퍼드대의 저스틴 소넨버그 교수는 유산균을 "나그네, 여행자"라고 표현했다.

우리가 먹는 프로바이오틱스는 장에 영구적으로 정착하지 않는다. 섭취 후 약 2주면 대변에서 검출되지

않는다. 우리 몸의 비피더스균도 나이가 들수록 줄어든다. 그래서 유산균은 매일, 꾸준히 보내줘야 한다.

20년 넘게 이 일을 하면서 배운 것. 건강은 어느 날 갑자기 오는 게 아니라 매일의 작은 선택이 쌓여 만들어

진다는 것이다.


유산균과 프로바이오틱스. 이제 조금 구분이 되었을까.

작은 병 안에는 20일의 기다림과 200억 개의 생명이 들어있다.

그리고 가능하면, 매일 챙겨 주길. 작은 습관이 큰 건강을 만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