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채우기] 집중 워크숍에서 발견한 인사이트
[공간 채우기]에서는 트윈세대를 위한 제3의 공간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진저티프로젝트가 아이들이 공간에서 만날 경험을 상상하고, 경험을 만드는 콘텐츠와 자원을 채워가는 과정을 기록합니다. 트윈세대가 원하는 것은 트윈세대가 가장 잘 안다는 믿음으로 아이들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가는 진저티프로젝트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트윈세대를 위한 제3의 공간 프로젝트는 공공 도서관 안에 트윈세대를 위한 전용 공간을 만드는 프로젝트입니다. 여기서 트윈세대는 10대(Teenager)와 사이(Between)를 결합한 단어로 11~15세 나이의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의 낀 세대를 의미합니다. 프로젝트의 자세한 이야기를 지금 만나보세요.
트윈세대가 원하는 경험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트윈세대와 공간 운영자가 함께 경험의 활동안을 발전시켰던 집중 워크숍에서도 트윈세대의 많은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이들의 목소리를 아래의 경험으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워크숍의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여기)
일방적, 수동적인 강의식 활동보다
자유롭고 능동적인 자기 주도 활동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는 경험
수업은 됐어요. 재미없어요. 방탈출 같이 게임으로 만들면 어때요? 책 내용을 직접 체험할 수 있잖아요.
음료수나 음식 만들기를 더 해보고 싶어요. 아까 셀프로 음료 만들었던 게 너무 재밌었어요.”
우리가 뭘 만들고 싶다고 할 때 어려운 것을 선택하는 것 같으면, 선생님들이 다른 방향으로 유도하실 때가 많거든요.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존중하고, 우리가 뭘 하고 싶은지 이해하고, 우리가 스스로 완성시킬 수 있도록 도 와주시면 좋겠어요.
해보고 싶은 게 있는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면 막막하고 착잡해요. 뜨개질 모르는 애들은 어떻게 해요? 배우는 시간도 있으면 좋겠어요. 어른들이 가르쳐주는 것도 좋지만 또래 중에 뜨개질하는 친구들이 가르쳐주면 좋겠어요.
내 취향, 친구들의 취향을 발견하고 가꾸며 기르는 경험,
나아가 쓰임새 있는 실용적인 창작물을 만들어 주고받는 경험
책 분류를 하면서 친구들의 취향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돼서 좋았어요. 같은 작품을 봐도 각자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이 다르니까요.
웹툰이든 그림 그리기든 게임이든 서로 의 취미를 공유하는 활동을 해보면 좋겠어요. 친구들끼리 각자 다른 취미를 공유하며 즐기는 놀이요.
필통이나 핸드폰 케이스 같이 실용적인 것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창작물을 팔거나 나눠주고 다른 사람의 창작물을 사거나 받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어요.
이전의 경험이나 기존에 있는 자료/재료들을 재해석하거나 개선시켜
전에 없던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경험
책 표지를 새롭게 꾸며보고 싶어요. 기존보다 더 나은 어떤 것을 만들어보는 활동은 틀에 박혀 사는 청소년들에게 좋은 경험일 것 같아서요.
원작을 읽고 스스로 해석해서 새로운 극본을 만드는 작업 재밌을 것 같아요. 내 마음대로 원작 비틀기요.
새로운 만남과 연결이 일어나며,
나아가 여럿이 함께 힘을 합쳐 성취하는 경험
단편 영화 만들기나 시나리오 짜 보기 재밌을 것 같아요. 다 함께 화합해서 탄생한 결과물을 함께 공유하면 좋을 것 같아요.
친구들하고 몰려다니면서 사방을 뒤적이는 게 재밌었어요.
보드게임이 제일 재밌었어요. 처음 보는 친구들과 보드게임하면서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돼서 좋았어요.
아동기를 지나 청소년기를 향해 성장해가며 점차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자기만의 관점과 취향을 형성해가는 트윈세대에게는 아래 네 가지 경험이 필요합니다.
생각을 깨우고 호기심이 커지는 (영감 Inspiring)
나를 발견하고 세상을 탐색하는 (발견 Discovering)
손과 도구가 만나 상상을 실현하는 (창작 Creating)
마음과 생각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만남 Interacting)
네 가지 경험 중, 영감과 발견은 내적인(inner) 경험이고 창작과 만남은 외적인(outer) 경험입니다. 각각의 경험들은 대표 활동들을 포함하여 환경과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 일어나고, 하나의 경험은 또 다른 경험과 계속해서 연결되고 확장됨으로써 또 다른 차원의 경험을 이루게 됩니다.
영감과 발견이 만나면, ‘인식(Recognition)’이 일어나고
발견과 만남이 만나면, ‘심화(improvement)’가 일어나고
만남과 창작이 만나면, ‘협업(Collaboration)’이 일어나고
창작과 영감이 만나면, ‘혁신(Innovation)’이 일어난다.
트윈세대는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초기 경험들을 탐색하면서 지속적으로 경험을 연결, 확장, 재구성 해나가게 되지요.
- 네 가지 경험의 유형은 네 가지 영역(Zone)이나 네 가지 활동(Program)이 아니다
- 영역이나 활동을 뛰어넘어 트윈세대 개인과 그들을 둘러싼 환경 (사람, 공간, 도구, 문화)이 만나서 발생하는 큰 범위의 개념이다
- 경험은 개인의 특징, 관심사에 따라 개별적으로 일어날 수도 있고, 동시에 모두 일어날 수도 있다
- 경험과 경험이 연결, 확장, 재구성되면 또 다른 차원의 경험이 일어나기도 한다 (예, 창작과 영감이 만나면, 혁신이 일어난다)
- 독립적인 트윈세대가 스스로 선택하고 주도하게 함으로써 각각의 경험의 유형은 확장될 수 있다
- 각 경험을 위한 활동의 기반은 *패시브 프로그램 (Passive Program 또는 Anti-program)이 적합하다
*패시브 프로그램
-정해진 프로그램 시간이나 진행 보조자가 필요 없는 프로그램
-이용자가 자기만의 시간 계획을 가지고 언제든 자유롭게 (짬짬이) 참여할 수 있음
-바쁘고 피곤한 트윈세대에게 언제든 원하는 때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음
집중 워크숍을 마치고 얼마 뒤, 집중 워크숍을 진행해주시고 함께 기획해주셨던 정민규 퍼실리테이터님을 만났습니다. 진저티프로젝트에서 진행하는 모든 과정의 마지막 순서인 '회고'를 하기 위해서였죠. 함께 회고를 하며 워크숍에서 인상 깊었던 트윈세대의 모습을 이야기하다 보니 흔히 생각하는 트윈세대의 모습과는 정반대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프로그램을 궁금해하지 않고, 장비나 도구가 있는지를 궁금해한다. 어른들이 완벽한 프로그램을 제 공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버릴 필요가 있다. 프로그램을 아이들과 함께 혹은 아이들이 스스로 만들 수도 있다는 관점으로 전환하고, 오히려 트윈세대와 어떻게 상호작용해야 할지를 준비해야 한다.
아이들은 의외로 어른들을 필요로 한다. 3D펜이나 아이패드 등 낯선 도구나 장비들 앞에서 어른들의 도움을 기대한다. 단, 지나치게 개입하거나 가르치려들지 않고 적당한 거리에 있으면서 필요로 할 때만 적절히 도움을 주는 어른들이 있기를 바란다.
학교나 학원에서 학년으로 구분된 환경에 익숙해져 있지만, 한 두 살 차이 나는 또래와의 새로운 만남을 의외로 좋아하고 자연스럽게 잘 어울린다. 아이들은 또래로부터 배우고 나누고 가르쳐주는 등 상호작용을 하면서 함께 하는 것의 즐거움을 안다.
트윈세대 아이들은 현실적이다. 터무니없는 제안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공간에서의 경험을 구체화하는 작업에서 재료비나 참가비 등의 예산이나 실제로 누가 운영하고 참여할지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과 제안을 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제가 집중 워크숍에서 들은 트윈세대가 원하는 경험은 완전히 새롭고 어려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나의 이야기를 오해 없이 경청하고 반영해주기를 바랐고, 나만을 위하거나 몇몇의 소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하는 것이 되기를 바라고 있었죠. 너무 간단하고 쉽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트윈세대가 이런 경험을 얼마나 하고 있을지 생각해보면 쉬이 답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트윈세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궁금하신가요? 그렇다면 트윈세대에게 물어봐주세요. 트윈세대가 원하는 것을 알아내는 단 하나의 마법과 같은 질문은 없습니다. 필요한 것은 여러 번 자세히 물을 수 있는 끈기와 기다림, 트윈세대가 원하는 것을 반영하겠다는 존중의 자세, 트윈세대가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는 편안하고 안전한 환경이죠. 내게 묻는 사람이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귀 기울여 들어주는 사람이라 생각한다면 트윈세대는 마음을 열고 쉴 새 없이 말을 걸어올 것입니다.
진저티프로젝트
CreaTeave Interpreter
강진향 (프로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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