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 간의 여정
오랜만에 브런치에 접속해 예전 글을 읽었다. 자기 글을 읽는 것은 민망하다. 녹음한 내 목소리를 듣는 것처럼 어색하다. 좋은 글을 쓰게 되면 이런 느낌이 사라질까? 예전 글을 지울까 하다가 남겨 두기로 했다. 가만히 나눠도 흘러가 버리는 삶, 둥둥 떠다니는 생각을 어떻게든 종이 위에 잡아두려는 노력이 글에 담긴다. 더 많은 글을 남겨야겠다는 다짐이 생겼고, 그래서 다시 브런치를 찾게 되었다.
이전에, 브런치에 남겼던 일종의 ‘실패 이야기’에 많은 분이 공감과 위로를 전해주셔서 감사했다. 솔직한 글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솔직한 실패 이야기는 비슷한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듯하다. 읽는 사람이 ‘내 이야기’라고 느낄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다면 좋겠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5년 전의 나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상상하지 못했다. 그 사실이 신기하기도 하고, 스스로 대견하기도 하다. 일을 하지 않던 때에는 책을 읽는 것을 나에 대한 투자로 여기며, 최대한 많은 책을 읽었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5인 이하 스타트업에서 인턴으로 일할 기회를 얻었다. 나로서는 돈을 받으면서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때 나는 인터넷 강의를 통해 코딩과 데이터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인턴 기간은 끝났고, 여태까지 배운 지식으로만 개발자 취업을 하기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코딩 부트캠프의 종류가 매우 많았다. 그중 한 부트캠프에 등록하여 3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코딩을 배웠다. 사람들도 사귀며 코딩을 배울 수 있는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부트캠프를 마치고 개발자로서의 취업 준비를 시작했다. 주요 IT 기업에 취업하기에는 확실히 경험과 실력이 부족했다. 그러던 중 내가 원래 관심이 있었던 환경 분야의 스타트업에서 개발자로서 일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직무 이름은 ‘데이터 엔지니어’였다.
좋은 팀장님과 팀원들을 만나서 데이터 엔지니어링과 관련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그러다 이직을 고려해야 할 만한 시기가 왔고, 다시 회사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당시 나에게는 큰 기업에서 일해 보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다. 그러다가 아마존 웹 서비스(AWS)의 Cloud Support Engineer라는 직무를 알게 되었다. 데이터 엔지니어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는 다른 길이지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회사의 이름값도 높았고,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유망한 분야의 지식을 쌓기도 좋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렇게 Amazon의 채용 절차를 거치게 되었고, 합격 후 입사를 결정했다.
AWS Cloud Support Engineer 직무는 전문성(profile) 별로 담당하는 AWS 서비스가 나뉜다는 특징이 있다. 내가 맡게 된 전문성은 Analytics였다. 이전 직장에서 쌓은 경험에 가장 적합하다고 할 수 있는 분야였다. Data analytics는 AI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Big data와 더불어 전망이 좋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다시 5년 뒤의 나는, 지금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그런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어떤 세상이 오든 지금 내딛는 걸음에 집중하며 걷다 보면 어느새 좋은 곳에 도착해 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