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와이룰즈 Nov 20. 2023

생산자의 눈이 되어가고 있다

Late to the apron 03

주방에서 일하다 보니 달라진 점이 하나 있다. 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아니, 시야가 넓어졌다고 해야 표현이 더 적확할 것 같다. 주방에서 일하기 전 외식업에 대한 관심은 주로 트렌드와 숫자놀음이었다. 어떤 아이템들이 핫하고 어느 정도의 매출이 나오며 얼마나 남을지에 대한 관심 위주였는데 제3자의 눈으로 바라본 좀 무미건조한 분석에 지나지 않았다. 마치 한쪽 눈을 가리고 보는 것 같이. 마음 한 구석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과정에 대한 호기심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이제는 생산자의 눈도 가지게 된 셈이다. 


식당 운영의 맥락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고나 할까. 그래서 손님으로 식당에 가면 주방이 얼마나 깨끗한지, 어떤 장비들이 있는지가 눈에 먼저 들어오고 나온 음식은 어떻게 만들었을지, 그 메뉴에 어떤 고민이 들어갔을지가 궁금해진다. 특별한 이야기가 들어가 있는 메뉴라면 그 음식을 만드는 셰프와의 이야기가 궁금하고 즐거워질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자기만의 색깔, 이야기가 깃든 음식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걸 우리는 '매력'이라고 표현한다. 


사람들은 간혹 "그걸 꼭 해봐야 알아?"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작가의 이전글 내 삶을 꽉꽉 채우는 방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