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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스쿨 윤정현 Jul 07. 2023

검 정

변화 ; 다시 빛이 오는 길목에서

검 정


나는 검정이다.

항상 내 곁은 캄캄했다.


어느 날 흰색이 나한테 와서 말을 걸었다.

비로소 보이지 않던 게 보이기 시작했다.


인생도 그렇다.


혼자는 검정

좋은 친구, 연인, 가족을 만나면

비로소 보이지 않던 게 보이는 것이다.



조 영 재 (영락의료과학고 3학년 1반)



부 제 : 변 화





다시 빛이 오는 길목에서



검정은 어둠이다.

어둠은 외로움이다.

외로움이 깊어지면 고독이다.



고독에 갇혀 보았는가?

아무도 찾지 않는 고독은

마치 죽음과 같다.



살아 있으나 아무도 없다.

단절이다.

모두와 단절된 그 느낌은

자신에게 그 시간이 올 때만 안다.



그렇게 설명해 주어도 알아듣지 못했던

아주 짧은 단어였던 단절 아니 검정은

스스로 그 공간에 갇히는 순간 깨닫는다.



누구의 설명도 필요 없다.

홀로인 그 시간은

홀로였던 그 친구에게로 나아가면서

고독의 아픔과 상처를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가 세상으로 나오는 날에

그는 다른 존재가 된다.

검정이 되기 전보다 더 밝은 빛으로



또 다른 이에게

소리 없이 다가가는 법을 안다.



우리는 그때

그렇게 함으로 하나가 된다.



도저히 하나가 될 수 없었던

둘이



윤 정 현



검정, 재해석 詩 <검정 ; 영락의료과학고, 조영재>





어둠의 의미 그리고 다시 변화의 세계로 나오기까지



어둠에 갇혀보면 그때 우리는 어둠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하지만 어둠에 있을 때 자신이 어둠에 있다는 사실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아니 할 수 없다. 누구 하나 들어줄 마음의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모두 자기 이야기에 흠뻑 젖어있다. 그래서 아픈 아이의 소리를 들어줄 마음의 여백은 없다.


그래서 외로운 것이다.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떠나 들어주는 사람도 없다는 사실이 스스로 소외감의 감옥으로 들어간다. 가끔은 그런 말을 가장 가깝다고 생각했던 친구나 가족, 아니 부모님에게도 말할 수 없음에 좌절하는 것이다.


거기에는 나이가 많고 적음이 중요하지 않다. 초등학생에게도 마주하는 고민은 거대하기 때문이다. 어떤 아이는 항상 그런 어둠 속에 있는 경우도 있다. 매일 학교가 불에 탔으면 했던 그래서 학교에 가기를 원치 않았던 사람도 있기에 말이다.


여기 화자는 그런 시간 속에서 어느 날 흰색이 다가와서 말을 걸어주었다고 했다.

누굴까?

검정에 흰색이란 정반대의 색이다. 그건 곧 외로움과 고독을 벗어나게 해주는 따뜻함이다. 누군가 따뜻함을 아는 존재가 그런 따뜻함을 건네주는 법을 작은 몸짓을 통해 전달한다. 그 몸짓은 눈짓이 되고, 그 눈짓은 꽃으로 변한다.


우리는 가끔 살다 보면 그런 천사를 만난다. 하늘이 보내 주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그렇게 다가온 존재는 우리에게 위로를 건네고, 손을 잡아준다.

그때 처음으로 보이지 않던 세계가 열린다.


'아! 세상이 어두운 것만은 아니었구나!' 하면서 마음을 조금씩 아주 조금씩 열어본다. 그리고 다른 세상을 경험한다.

같이 게임을 하고, 노래방을 가고, PC방을 가고, 여행을 떠나는 그리고 함께 라면과 떡볶이를 먹는 일상을 그동안 누려보지 못했다. 친구가 없었기에.

하지만 그것을 흰색이 다가와 줌으로 누리는 그 시간들, 그와 같은 누림들, 그것은 다른 세상이다.

일상이 이제 일상이 아니다.

매일 같이 반복되었던 지루함이나 괴로움은 이제 기쁨과 즐거움으로 바뀐다.

어제 떠오른 태양이 오늘의 태양이건만 이제 그에게는 다른 태양이다.

한 번도 누려보지 못했던 일상이 환희가 되고, 선물이 된다.


누구에게는 매일 누렸던 시시했던 일상이다.

하지만 그걸 누리지 못했던 사람에게 그 일상은 일생일대의 축복받은 시간으로 매일을 채운다.


여기서 화자는 우리들의 인생이 그렇다고 마치 하늘을 찢는 호통으로 소리친다.

너와 나의 인생이 그렇지 않은가?

검정이라는 짧지만 굵은 메시지를 담은 이 시에 공감하지 않은가?

당신의 인생에서 당신의 주변을 맴도는 존재들이 당신과 환희의 기쁨을 누리며 당신의 시간들을 보내게끔 해주는가? 아니 당신은 그들에게 그런 존재인가?


여기 화자는 그것을 묻는다.

'우리의 인생이 그렇지 않은가?'라고.


지구에 80억이 넘는 존재들이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어떤 순간은 혼자라고 느낀다.

왜일까?


그것은 검정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 검정을 흰색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여기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좋은 친구, 좋은 연인, 좋은 가족, 좋은 동료...

당신에게 그런 존재가 있는가?

아니 당신은 당신의 주변에 그런 존재인가?

여기 변화를 위해 화두를 던진다.

당신 주변을 좋은 사람으로 채우라고.

아니 당신 스스로 그런 좋은 사람이 되라고.



윤 정 현



검정의 詩를 재해석하다 <검정 ; 영락의료과학고, 조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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