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를 빛내는 삶의 조각가

하늘에 기도하며 농사를 짓는다

by 행복스쿨 윤정현

경이로움이여!
아름다움이여!
당신을 뵙나이다!

찰나를 조각하여 당신을 담나이다!
눈부시게 찬란함으로 내 앞에 계신 이여!

흙먼지 뒤집어쓴 초로의 모습으로 나타나
주름 가득한 손과 이마에 맺힌 땀방울
꺾어진 허리 위로 축 늘어진 지게
나뭇단 앞 부지깽이로 불을 저으시며
가마솥에 밥을 지으시던 따스한 손길

태어남이 수고로움이었고
살아감이 평생을 부양하였으나
홀로 남음이여!
홀로 떠남이여!

누구를 위한 걸음이셨으며
어디를 향한 길이셨나요?

시대가 당신을 불러내었고
식민지와 전쟁의 광폭(狂暴) 속에서도
천수답 밭뙈기에 파묻혀
젊음을 태워버린 인생이여!

아버지여!
어머니여!
내 앞에 잠시 머물다 가심이여!

어리디 어린 저는
당신을 몰랐습니다.
당신께서 두메산골에 뿌리신
사랑을 그때는 몰랐습니다.

물을 길어 올리시며
흙을 갈아엎으시고
멀고 먼 십리 산길을 돌아
장터에 다니시며
우리를 먹이시고 입히셨던 농사일이
사람 농사였음을 그때는 몰랐습니다.

긴 여행의 끝에 당신께 무릎 꿇습니다.

인간이 사람으로 태어나도록
삶을 조각하신 당신은
신성한 조각가이십니다.

내 앞에 있는 존재를
마치 신을 모시듯 가장 경이로움과
경배의 마음으로 섬기겠나이다!
사랑의 향기를 날리며
찰나의 아름다움으로 담아내겠나이다!

당신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저 또한 삶을 조각하는
조각가가 되겠나이다.


윤 정 현


우리는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다양한 직업군에서 생을 일군다.
생계를 위해 사는 듯하지만
거기엔 내 가족의 영혼을 조각하는
예술의 혼을 불태우고 있다.

한 영혼 한 영혼이
바느질하듯 한 땀 한 땀 짓는
인생의 조각가다.
사람 농사다.

그가 행복하기를
우리가 행복하기를
서로 사랑하는 세상에서 살아가기를
하늘에 기도하며 농사를 짓는다.
사람 농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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