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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oject One Nov 18. 2018

[Project One] 이익에 투자하라

이익을 생각하는 투자

1. Intro

투자에 입문한 이후 지난 2년간 가장 크게 느낀 점에 대해서 써보고자 한다. 주식투자에는 수만 가지 방법이 존재한다. 기업의 펀더멘털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흔히 거론되는 '가치투자', 차트 상에서 가격의 움직임과 거래량을 보고 투자하는 '기술적 투자', 가격의 추세와 이벤트 등을 고려해서 투자하는 '모멘텀 투자' 가 대표적이고 이외에도 다양한 방식들이 시장에서 격돌하고 있다.


나는 흔히 말하는 '가치투자' 방식을 기반으로 투자에 입문했고, 현재 몸담은 회사 역시 기업의 펀더멘털을 최고로 중요하게 생각하기로 알려진 곳이다. 그렇지만 '가치투자'가 항상 옳거나 우월한 방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만고불변의 최고의 투자 방법을 공식화할 수 없고, 모든 사람에게 최적인 투자법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투자의 성패에는 심리적인 부분이 더 많이 작용해서 개인의 성향에 따라 맞는 투자가 따로 있을 수 있다.


가치투자 하우스에 몸담았던 지난 2년 동안 스스로 주식을 분석해보는 과정을 겪으면서, 투자 대상 기업들에 대해서 대략적이나마 유형화해보게 되었다. 재미있는 점은 나름대로 투자 대상 기업들을 유형화해놓고 보니, 내 투자관의 변화가 보인다는 것이었다. 개인적인 투자관의 변화를 요약해보자면, '가격(밸류에이션) 중심 접근에서 이익(BM) 중심 접근으로의 투자관 확대' 정도로 해볼 수 있겠다.


지극히 펀더멘털 중심적인 접근법에 따르면 주식 투자는 기업의 적정 가치와 가격의 gap이 확대되었을 때, 그 차이가 줄어들 것에 베팅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기업의 '적정 가치 > 가격'일 때 가격이 적정 가치로 수렴하게 될 것이라고 믿고 베팅하는 것이다. 더 쉽게 표현하면 쌀 때(기업이 제 가격을 못 받고 싸게 거래되고 있을 때) 사서 제 가격이 되면(혹은 제 가격 이상이 되었을 때) 파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성장주/가치주로 분류하는 관점을 반영해서 풀어보아도 마찬가지이다. 저 PER, 저 PBR 기업은 제 가치보다 더 싸게 사면되고, 고 PER, 고 PBR 기업도 제 가치보다 더 싸게 사서 기다렸다 팔면 된다.


(표1) 이익성장성 & 밸류에이션

2. 가격 중심 접근방식: 싼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말은 참 쉽다. 그리고 나 역시 여기서 고민을 하게 되었다. 가치투자에 입문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여러 대가들의 책을 읽게 된다. 워런 버핏, 피터 린치, 벤자민 그레이엄, 필립 피셔 등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그런 투자자들의 투자철학이 담긴 책들 말이다(이들 모두 근래 대중적으로 유명세를 떨친 '레이 달리오'보다 훨씬 더 큰 영향력을 끼친 사람들이다). 나 역시 유명한 투자자들의 책들을 읽으면서 가치투자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그들의 투자 철학과 방법론이 실제로 어떻든 간에, 다른 많은 입문자들이 그러하듯이 ‘가격’과 ‘밸류에이션’에 집착하게 되었고 위의 표에서 3 사분면의 기업들과 자연스레 친해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지표 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멀티플)을 받고 있는 기업들을 우선 검토 대상으로 삼으면서 '적정가치 > 가격'인 기업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쉽게 말해 PER, PBR 낮은 순서대로 투자 대상 기업들을 찾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가격(밸류에이션)'을 중요시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반대로 지나치게 멀티플이 높은 기업들에 투자할 때는 거품의 가능성을 항상 조심해야 한다. 문제는, 절대적인 수치 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는 상태를 그 기업이 실제 가치보다 저평가되어 있는 상태와 같은(혹은 거의 유사하게) 의미로 느낀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기업의 낮은 밸류에이션은 '저평가'와는 다르다.  만약 '낮은 밸류에이션' = '적정가치 > 가격'이라면 단순히 멀티플이 낮은 기업을 찾아 투자하면 그만일 터인데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밸류에이션이 낮은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해당 기업이 속한 산업의 미래 전망이 좋지 않아 성장성이 보이지 않는다든가 하는 수십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고, 이미 시장에서 일정 부분 합의된 타당한 이유에 의해서 해당 기업의 가치가 낮게 평가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투자 초기에 이런 접근 방식에 익숙해지면서 자주 했던 고민은, '이 기업은 왜 저평가(=낮은 밸류에이션) 받을까? 시장의 오해가 있나? 어떻게 하면 이게 해소될 수 있을까?'이다. '이익이 이렇게 잘 나는데', 혹은 '이렇게 자산가치가 풍부한데'도 불구하고 낮은 밸류에이션을 받는 이유를 찾고 그 이유가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지, 어떻게 하면 해소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낮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는 기업은 그 원인 자체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근본적인 원인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낮은 밸류에이션은 지속된다. 내 고민은 대개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가격'중심 접근 방식이 나쁜 방식이라는 것은 아니다. 밸류에이션의 절대 레벨이 낮은 기업들 위주로 투자 대상을 검토하다 보면 그중에서는 정말 좋은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오해 등으로 인해 '적정가치 >>> 가격' 상태에 있는 좋은 투자 기회를 찾을 수도 있다. 또한 수익가치나 장부가치가 단단한 기업인 경우가 많아서 주가의 하방경직성은 높을 수 있다. 다만, '낮은 밸류에이션'을 '적정가치 > 가격'인 저평가 상태와 동일시하기 쉽고, 주로 하게 되는 고민의 포인트가 '저평가의 해소'가 된다는 점이 문제이다.


3. 이익 중심 접근: 1등을 이해해보자

이익 중심 접근이라고 표현하긴 했지만, 나만의 어떤 특별한 접근 방식이 소개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낮은 밸류에이션'을 우선시하기보다는 '이익의 질'을 우선시하는 접근방식을 표현하고자 했다. 여기서 말하는 '이익의 질'이라는 개념은 '기업의 수익성, 이익의 지속성, 이익의 성장성' 등이 다양하게 고려된 다소 종합적인 질적 개념을 의미한다. PER, PBR로 분류해서 기업을 찾지 않고 이익을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해보고자 노력하자는 것이다. 영업이익률이 꾸준히 높은 기업들은 어떤 이유 때문에 고수익성이 가능한 것인지, 이익의 변동성이 낮은 기업들의 경쟁력은 무엇이고, 이익의 성장을 위해서 필요한 조건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고민을 해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어떤 특성을 가진 기업들이 양질의 이익(수익성, 지속성, 성장성 등 다양한 관점에서)을 창출해내는지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고, 그에 따라 나름의 유형화가 가능해진다. 개인적으로는 '이익'에 집중하는 사고를 하게 되면서 '좋은 기업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이해가 깊어졌고, 밸류에이션에 대해서 더 폭넓은 고민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일례로, 가격 중심 접근을 하다 보면 높은 밸류에이션(예를 들어 per 30~40배) 받는 기업들을 마치 투자 금기 대상처럼 여기기 쉽고 높은 멀티플의 이유에 대해서 깊게 고민해보려고 하지 않게 된다. '저 기업은 미래 성장성을 보고 과도하게 열광하는 투자자들이 만들어낸 거품 상태' 이 정도의 단순한 판단으로 무시해버렸던 것이 투자 초기의 내 모습이었던 것 같다.


물론 실제로 고 멀티플 기업들이 거품인 경우도 적지 않게 있고, 잃을 때 크게 잃을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일이 언급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수많은 사례에서, 고 멀티플 기업들이 일순간 급격하게 무너지는 사례들이 있어왔다. 여기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런 투자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가격 중심적인 접근은 저평가받는 회사들이 왜 저평가인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다. 반면, '이익 중심의 사고'는 해당 기업이 저 멀티플 혹은 고 멀티플이냐라는 가격적인 제한 조건에서 벗어나서, 어떤 회사가 좋은 회사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생각의 프레임의 차이다. 비유하자면, 2등이 왜 2등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1등은 왜 1등인가에 대해서 고민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2등에 투자해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가 있지만, 특정 산업에서 가장 수익성이 좋은 1등이 어떻게 양질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가를 먼저 고민하고 이해한다면, 2등이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을지, 혹은 더 나아가 1등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겠는가?


4. 투자 유형

(표2)투자 기업 유형화

위의 표는 필자가 생각하는 접근 방식에 따라 다다르게 되는 투자 유형을 간단히 분류해 놓은 것이다. 모든 산업/기업/투자유형이 포함되어 있지는 않지만, 투자를 공부하면서 체득한 투자 유형들의 특성이 어느 정도 드러나 있다고 생각한다. 투자 초기에 가격적인 접근을 할 때 자주 부딪히게 되었던 유형의 기업들의 특성들과, 점차 이익 관점(여기서는 이익의 성장성 관점)에서 고민하게 되면서 맞닥뜨린 기업들의 특성을 분류해보았다. 두 가지 분류가 같은 기준으로 나뉜 상호 배타적인 분류가 아니기 때문에, 얼마든지 양쪽 모두에 해당하는 유형이 있을 수 있지만 대략적인 뜻은 통하리라 본다.


4-1) 가격 중심 접근

밸류에이션이 낮은 기업들은 그 나름의 이유가 있고, 몇 가지 유형으로 분류해볼 수가 있다. 크게 분류하면 1) 현재 이익 창출력이 좋음에도 밸류에이션이 낮은 유형과 2) 현재 이익이 부진한 상태에서 극도로 낮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는 유형으로 분류할 수가 있을 것이다. 물론 극단적으로 높거나 낮은 밸류에이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높다, 낮다 자체가 상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아주 정교한 이야기가 되기는 힘들다.


1의 경우 '씨클리컬(경기 순환적인)' 성격의 산업에 속한 기업이 호황기를 지나는 경우와 전방 산업에 대해 아주 높은 의존도를 보이는 기업들이 주로 해당된다. 씨클리컬 기업들은 호황기를 지나면서 최대 수준의 이익을 뽑아내게 되지만 이익의 속성 자체가 취약하므로 이익이 재차 크게 감소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롯데케미컬의 17~18년이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 롯데케미컬은 17년 이익은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했음에도 더 이상 이익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PER 5~6배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극도록 낮은 수준인 4~5배 수준의 PER을 만들었으나, 실제로 18년에는 이익이 감소하면서 주가가 반토막 났다. 전방 종속도가 높은 기업들 역시, 특정 전방 산업(혹은 고객사)의 업황 변화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기 때문에 당장 돈을 잘 벌더라도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지 못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들이 삼성전자, 현대차와 관련된 반도체 밸류체인과 자동차 밸류체인 속에 있는 수많은 기업들이다. 원익IPS, 주성엔지니어링, 테스 등등 특정 업체를 꼽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반도체 장비주들은 거의 대부분 매우 낮은 PER로 거래되고 있다. 자동차 밸류체인에서도 역시 코리아오토글라스 같은 이익은 잘 나지만, 전방 시장 성장이 없어서 PER 5배 레벨에 거래되는 기업들이 다수 있다.


2의 경우에는 성장성이 거의 없는 사양산업, 씨클리컬 산업의 불황 국면, 이익을 못 내지만 쌓여 있는 자산은 풍부한 자산가치형 기업들이 해당된다. 이 경우 산업의 상황이 안 좋기 때문에 주가 자체가 많이 빠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기업이 돈을 거의 못 벌 만한 업황이기 때문에 이익은 거의 나지 않거나 심지어 적자가 나는 상황에 처하므로 PER은 높게 형성된다. 과거 호황기에 벌어들인 돈을 잘 쌓아 놓고 있는 경우에는 가진 자산은 건재한 상태에서 주가만 빠지기 때문에 PBR이 극도로 낮아진다. 1의 사례에서 언급했던 자동차 밸류 체인 기업들 중에서 내연기관 관련된 기업들이 사례가 될 수 있다. 자동차 산업 자체는 사양산업이 아니지만, 내연기관으로 한정 짓는다면 전기차 등 대체 연료 자동차의 성장으로 내연기관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들은 점차 자리를 잃을 것이다. 그간 벌어서 쌓아 놓은 현금성 자산은 매우 풍부하지만 내연기관 부품이 본업이라 현재 이익은 좋지 않은 모토닉 같은 기업들이 사례가 되겠다.


1,2 유형 모두 좋은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씨클리컬 산업의 불황기에 투자하여 턴어라운드 시점을 노린다든가, 자산형 기업의 자산이 재평가받거나 기존 사업의 수익성이 올라오는 시점을 노린다든가 하는 다양한 기회가 있을 수 있다. 다만, 이런 기업들을 대할 때 "아 이 회사 너무 싸다"지극히 절대적인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하는 말일 것이다)라고 생각하면서 위의 표 상에서 '낮은 밸류에이션의 주요 원인'들이 해소될 가능성에 대한 고민에 빠져들기 쉽다는 것이다. 낮은 밸류에이션의 원인들이 쉽사리 해소될 문제도 아닐뿐더러 그 고민에 지나치게 갇히게 되면 소모적인 고민이 되기 쉽고, 실제로 더 중요한 고민들을 놓치게 된다.


4-2) 이익 중심 접근

'어떤 기업들이 이익이 성장할까'에 대해서 고민해보면, 이익이 성장하는 여러 방식과, 이익 성장의 지속성, 속도, 성장폭에 따른 투자 유형 분류를 해볼 수 있다. 여기서는 1) 매출 성장에 따른 이익 성장과 2) 매출 성장이 없을 때의 이익 성장으로 크게 분류하였다. 그리고 1)에서 영업 레버리지 폭에 따라 가능한 투자 유형들을 세 분류해 보았다.


여기서 제시된 투자 유형들을 일일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투자자에게 가장 이상적인 투자 대상 기업은 '장기적으로 매출/이익이 꾸준하게 성장하고, 높은 수준의 수익성(ROE)을 유지하는 기업'이다. 이 조건을 만족할 수 있는 기업을 찾아 적정한 가격에 투자할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당연하게도 이런 기업을 찾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울 수밖에 없지만, 어떤 기업들이 이 조건에 만족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을 해보자는 것이다.


먼저 매출이 꾸준히 성장하되 그 성장의 한계가 제한적이지 않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강력한 제품이나 서비스, 기술력 등을 기반으로 향후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더 나아가서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기대감을 크게 가지게 해 줄 수 있는 기업이면 더 좋다. 투자를 하다 보면 매력적인 기업이더라도 그 기업의 매출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를 생각했을 때 어느 정도 매출 성장의 천장이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 한국 기업들 중에는 규제/인프라/언어/채널 등 다양한 이유로 내수에 국한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들이 많다. KG이니시스(PG), 더존비즈온(중소기업 ERP), 카카오, 아프리카TV 등은 비즈니스 모델이 탄탄하고 향후 산업의 성장성이 예상되기는 하지만 내수 시장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 사례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제품/새로운 시장 개척 등 다양한 옵션이 있겠지만 어느 하나 쉬운 방법은 아니다. 물론 내수형 비즈니스이더라도 시장 형성의 극초반에 투자하면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내수 시장이 포화된 이후에도 글로벌 확장성을 보여줄 수 있는 경우에는 주식으로서의 업사이드가 차원이 달라지며 주식시장은 여기에 열광한다. 내수 기업들을 대상으로 ERP솔루션을 공급하는 더존비즈온의 시장점유율이 지금처럼 높지 않을 때 좋은 투자 기회였었고, 국내 턴어라운드를 넘어서 글로벌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휠라코리아는 매출 성장의 천장을 뚫어버린 대표적인 사례이다.


매출 성장성에서 더 나아가 비즈니스의 특성상 얼마나 영업 레버리지가 클 수 있는 기업 인지도 생각해보아야 한다. 한국 기업들 중에선 영업 레버리지가 큰 기업들이 많지가 않다. 이유는 단순하다. 원자재를 수입한 후 가공해서 중간재로 다시 수출하는 유형의 산업 비중이 높기 때문인데, 이는 기본적으로 중간에 가공비만 수취하는 성격의 비즈니스라는 것을 의미하고 이런 산업들은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낮다. 전체 산업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중요한 산업이기는 하지만 투자자의 관점에서는 부가가치 창출력이 높은 비즈니스가 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흔히들 높은 영업이익률이 기업의 경쟁력을 파악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쉬운 지표라고 말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비즈니스는 높은 영업이익률로서 스스로를 증명하고, 지속적으로 영업이익률이 높은 기업들은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리턴을 가져다 줄 가능성이 높다.


5. Outro

투자에는 왕도가 없다. 그리고 정말 어렵다.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끝이 없고, 모든 내용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만큼 복잡성이 높으며, 그 와중에 가격 변동이 투자자의 판단에 쉴 새 없이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누군가는 종합예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예술에도 다양한 스타일과 양식이 존재하고 각각 나름의 방향으로 발전해왔듯이 투자 방식도 마치 예술처럼 여러 갈래로 갈라져서 각자의 방식대로 꽃피울 수 있다.


개인적으로 지난 2년의 경험을 통해 무엇을 가장 크게 배웠냐고 하면, 가격 조건(밸류에이션)에서 벗어나서 '이익의 질'을 고민한다는 점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이 투자에는 수만 가지 방법이 존재하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투자하면 된다. 하지만 투자자라면 '이익의 질' 속에 담긴 기업의 특성에 대해서 고민할 줄 알아야 한다. 투자라는 예술을 더 폭넓게 이해하고 싶다면 말이다.




Written by 김산

Edited by 조경상, 김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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