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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준철 May 01. 2016

미디어가 말하는 '성공'이라는 단어에 취하지 마라.

성공에 대한 기준은 창업자 본인에게 있어야 한다.

최근에 예비창업자들과 마주할 일이 많아졌는데 나를 '성공한 기업가'라고 말하는 주최 측과 그런 나를 우러러보고 어려워하기 까지 하는 '예비창업자'들을 보면서 마음이 헛헛해졌다. 


'성공한 기업가'라는 단어는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고, 나는 굳이 구분하자면 '다양한 삽질과 위태위태한 곡예 끝에 아직 생존해 있는 데 성공한 기업가'정도 적용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많은 예비 창업자들과 초기 창업자들이 '성공한 기업가'에 대한 환상이 크다. 어떤 이들은 신문기사에 자주 나오거나 사람들로부터 많이 회자가 되면 그것이 무언가에 대한 '아이콘'이 된다고 생각해서 자신을 지역의 아이콘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고, 그렇게 보이는 창업자들에 대해서 상대적 박탈감이나 열등감을 갖고 마음속의 스트레스를 받는 창업자들도 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팀원 모집에 성공한 기업가', '사업자등록에 성공한 기업가', '첫 매출 달성에 성공한 기업가' 등등. 우리는 창업을 마음먹고 실행을 한 뒤로 크고 작은 다양한 성공을 하면서 성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한 기업가'로 불리는 것에 대해서 어깨에 힘이 들어갈 필요가 없고, '성공한 기업가'라는 사람에게 주눅이 들거나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필요도 없다. 


사실 미디어에서 말하는 '성공한 기업가'라는 것은 그렇게 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투자보다 위대한 것이 매출과 이익이다. 


수백, 수천억 투자받는 회사의 창업자는 위대해 보이는데 아무것도 없이 시작해서 자신과 임직원들의 힘 만으로 수백, 수천억의 매출을 내는 중소기업들은 위대해 보이지 않다고 하면 이미 잘못된 프레임에 취해 있는 것이다. 


영원한 성공이란 없다 


당장 2001년과 2010년에 성공한 창업자 또는 기업가로 불리든 사람들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를 보면 그게 무슨 소리인지 알 것이다. 


투자유치에 성공했다고 해서 그것이 그 회사가 영속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어떤 경우에는 투자유치를 통한 자금조달이 그 회사가 망하는 것을 더 가속화시켰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성공에 관심을 두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미디어는 사람들의 관심을 먹고 살아가는 곳이기에 사람들이 무언가에 열렬히 반응한다고 하면 그 반응하는 것을 이용해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이 그들에게 당연한 일이다.


어쩌면 '성공'이라는 단어가 주는 '거룩한' 느낌으로 인해서 사람들의 흥미와 관심이 집중되기 때문에 미디어에서 더 자주 활용하려고 하는 단어나 프레임이 '성공' 또는 '성공한 OO' 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성공'이라는 단어와 함께 '거룩함'으로 포장되는 것에 열광하고 반응할수록 미디어는 그 일을 더욱더 강렬하고 열심히 할 것이고 때로는 잘못 포장 또는 수식된 '거짓 성공'이 만들어지거나, 좋은 이미지를 가진 덕분에 '인기'가 있다는 이유로 미디어 권력을 갖게 되어 자신을 동경하는 대상들에게 선의의 피해자를 많이 만들고 다니는 악마의 팬클럽에 가입하게 되어 누군가를 괴롭히고 있게 되는 일에 동참하게 될지도 모른다. 


성공에 대한 기준은 본인에게 있어야 한다. 


내가 성공했다고 생각해서 누군가로부터 '성공한 사람'이라고 불리는 것이 부끄럽지 않을 때가 언제쯤 올까라고 생각했더니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 함께 일하는 임직원들이 근심 걱정 없이 든든하게 마음먹고 일할 수 있는 회사에서 대표 또는 의장을 하고 있으면서 
- 결혼을 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 장인/장모 , 부모/형제와 함께 정기적으로 국내외 여행을 다니면서 
- 후배들이 어려움에 찾아왔을 때 좌절에서 조금이나 벗어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현재 시장가치로 따졌을 때 현금 개인 자산이 한 150억 정도 되면 가능하다.( 통장에 150억이 있는 상태에서 연이자 3% 기준의 예금에 넣고, 세금 다 내고 났을 때 남는 이자로 위의 일들을 한다 )


그리고 어렸을 적 인생계획인 후배들을 위한 재단을 설립해 D.CAMP나 MARU180 같은 건물을 사서 숙박과 교육시설을 만들고 후배들의 인생 계획서를 심사해서 약속을 지키는 한 먹고, 자고, 배우는데 도움을 주겠다는 계획을 위해서 필요한 돈 까지 계산하면 그 일에만 최소한 500억 이상이 필요할 것이다. 


그럼 650억 이상의 현금을 가진 자산가가 되기 전 까지는 난 스스로의 기준에서 성공한 것이 아니다. 


성공의 기준에 몇% 도달한 사람 정도로 스스로를 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명확하게 내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미디어나 사람들로부터 회자되는 것에 취해 방황하지 않게 도와주는 닻 역할을 할 것이다.




얼마 전 모 지역의 행사에 갔다가 그곳의 창업가로부터 내가 서울의 아이콘이고 본인은 곧 그 지역의 아이콘이 될 것이라며 과거 자신에게 독설을 했었는데 후회하게 만들 것이고, 당장 나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싶지만 참겠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창업자를 위로하고 사과하면서 "그래 의도보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그 의도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를 볼 줄 아는 눈이지"라는 반성의 생각과 함께 과거 "모두가 좋은 이야기만 해준다면, 나는 창업자들을 위해 독설을 해주는 사람이 될 거야"라고 생각했던 몇 개월간을 후회했다. 


어쩌면 그때의 나는 "그런 행동을 해도 될만한 위치에 있다"라고 취해있었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안다 '그 누구도 자신이 요구하지 않은 이상 타인으로부터 독설을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라는 것을


이렇게 계속 생각과 아는 것이 변해가는 것이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내가 누구에게 어떻게 보이는가를 너무 신경 쓰지 않았으면 좋겠고, 지금 내 눈에 보이는 누군가가 내 눈에 어떻게 보이는가도 너무 신경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결국 각자의 인생, 각자의 길인 것이다. 



사진 출처 - http://s.hswstatic.com/gif/alcohol-drunk-orig.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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