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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준철 Oct 24. 2016

어떻게 분쟁에 임해야 하는 것일까

우리는 때로는 분쟁의 직접 참여자로서, 때로는 분쟁 참여자의 주변 인물로서 분쟁을 마주하게 된다. 


서로 다른 입장과 해석을 갖고 살아가기에 분쟁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흔한 일이지만 '어떻게 분쟁에 임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잘 알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주변의 다양한 분쟁의 직접 참여자와 주변 인물로서 분쟁을 마주하고 나니 분쟁이 건설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 내가 한 말과 행동들에 대해서 충분히 객관화하고 자기반성을 해 두어야 한다. 


분쟁에서 표면적으로 승리하는 방법은 '화술'이나 '세력을 통한 여론 조성' 등으로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표면적으로 승리하는 것이고 분쟁의 원인에 있어서 객관적으로 잘못이 없지 않은 이상 화술이나 여론 조성으로 인해서 승리하는 싸움이 계속되면 승리자에게 오만과 독선이 생겨서 '자기반성'을 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변하게 만들고 그것이 장기적으로는 승리자가 세력이라고 생각했었던 사람들이 승리자 자신을 떠나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난 이러한 이유로 과거 BM에 대해서 설명하는 글에 이경전 대표님이 틀렸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게시했을 때 인정하고 원글을 지우지 않고 정정하는 선택을 했다.


2) 왜 화가 났는지 분명하게 말해줘야 한다. 


상대가 한 말과 행동이 맘에 들지 않거나 기분이 나빠도 상대에게 표현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우리의 감정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이 '무엇이 잘못되었고, 왜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지' 혹은 '무엇이 감정을 상하게 했고, 왜 그것으로 인해서 감정이 상했는지'를 분명하게 이야기해주지 않으면 상대방은 자신의 고칠 점을 전혀 찾지 못하고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 


물론 아무런 피드백을 주지 않고 상대를 멀리 해 상대가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만드는 것이 상대방을 최악으로 향하게 하는 방법 중에 하나이지만 상대방을 최악으로 향하게 하지 않으려면 우리는 왜 상대의 말과 행동이 우리의 감정을 상하게 했는지 분명하게 말해줘야 한다. 


3) 제삼자는 분쟁에서 빠지고, 두 사람이 마주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어떤 분쟁이 발생하면 항상 두 사람 보다도 주변 인물들이 더 많이 나서는 경우가 있다. 


주변 인물들이 분쟁 당사자를 아껴서 그런 경우도 많지만 대개 많은 경우에는 주변 인물들이 분쟁에서 편을 들어주는 것을 통해서 분쟁에 임하고 있는 당사자들에게 환심을 사두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접근하는 사람들은 단기적으로는 입안의 혀처럼 느껴져서 달콤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그렇게 사둔 환심으로 나에게 또 다른 분쟁의 소지가 될 수 있는 기초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무조건 '나와 가까운 사람이 하는 말이 옳고, 나와 먼 사람이 하는 말은 틀리다'라는 식의 말이나 덧글을 남기는 사람들을 보며 '그래 맞아 내가 옳아 내가 무조건 맞아'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위에 1번과 2번을 통해서 당사자간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어야 한다. 


4) 분쟁의 전리품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으며, 분쟁의 희생으로 무엇을 잃을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분쟁이 지속되는 이유는 분쟁에서 승리하고자 하는 욕심일 것이다. 


때때로 아무도 승리하지 못하는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분쟁을 '개싸움'이라고 표현하는데 머리가 뜨거운 사람들은 대부분 '내가 승리했다'라는 감정이 다른 어떤 희생보다도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분쟁에 임하여 상대가 상처받을 만한 말을 하고, 상대의 감정을 난도질해서 상대방이 나가떨어지게끔 하려고 하는 시도를 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그 분쟁에서 승리할 수는 있지만 사실은 상대방과 상대방 주변 인물들 뿐만 아니라 내 주변 인물들에게 까지도 내가 분쟁 상황에 어떤 사람으로 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에 가장 많이 손해를 보는 것은 나 스스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둬야 한다. 


마호마트 간디가 '화'에 대해서 한 말


이 글 역시 '분쟁'에 대한 나의 일방적인 주장을 썼기에 다른 사람으로 부터의 분쟁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글을 쓸 때마다 항상 나의 생각이 틀릴 수 있음을 준비한다. 


누군가 내 글이 틀렸다고 말하면 나는 그 사람이 믿을만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수용할 생각이 있고, 내 글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말하면 그 사람이 하는 생각과 내 생각이 다름을 즐거이 토론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추려고 노력해왔고 최근에는 조금씩 해낼 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싸워야 할 이슈들이 넘쳐나는 요즘이다 개인의 정신적/감정적 승리 욕구는 잠시 뒤로 하고 우리가 지금 무엇에 집중하고 무엇과 맞서 싸워야 할지 한번 같이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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