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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준철 Nov 26. 2021

책 리뷰 '그림으로 공부하는 TCP/IP'

나중에 아이 가르쳐주려고 리뷰 한 건데 으흠..!

개인적으로 컴퓨터에 대한 깊은 흥미와 학습에 대한 가속도를 갖게 된 것은 10살 때 워드프로세서 3급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 컴퓨터의 기원과 역사에 대해서 알게 된 것과 PC통신을 활발하게 활용하면서부터였다


MSX-II다 패밀리 팩을 꽂으면 오락이 되었고 팩을 안 꽂으면 BASIC 명령어를 입력할 수 있는 녹색 화면이 떴다.


이게 모뎀이다 전화선을 꽂고 '이야기' 같은 프로그램을 킨 뒤 AT&F&D2S0=0S11=55\n3\v1 같은 초기화 명령을 친 뒤 ATDT 01411 하면 하이텔에 접속되었다.


7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MSX-II로 컴퓨터를 접해  8살에 2,400 bps 모뎀으로 전화선을 통해 처음 인포샵에 접속 한 뒤 10살에 초등학교가 정보화 시범학교가 되어 전용선이 깔리고 어린이 천리안을 일괄 가입하게 되어 집에서도 14,400 bps 모뎀으로 천리안에 접속하고 57,600 bps 모뎀을 사기 위해 부모님을 설득하고 친구와 스타크래프트를 같이 하고 싶어서 무거운 컴퓨터를 친구의 집에 옮겨 FX 케이블을 이용해 멀티플레이를 하려고 했던 노력, PC 통신비를 충당하기 위해서 돈을 벌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던 노력이 전용선 회사의 사설 BBS 운영자가 되어 Co-Lan 전용선을 지원받는 쾌거를 겪는 등 나의 삶에 큰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는 일들은 모두 외부 네트워크와의 접속하고자 하는 노력에서 비롯되었다.


개인적인 네트워크에 대한 추억은 뒤로 하고 리뷰를 하게 된 이유로 넘어가자면 우리는 이제 인터넷이 필수인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당장 신축 아파트만 보더라도 홈네트워크 시스템과 집안의 IoT 장비를 이용해서 귀가하는 동안에 미리 집안의 여러 환경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을 내세우고 있고, 휴대폰이나 태블릿의 영상을 티브이로 송출하거나 티브이에서 넷플릭스나 애플티브이, 디즈니 플러스 등을 보는 것이 가능한 이유도 모두 인터넷 네트워크 덕분이다.


인터넷이 필수인 세상에 살고 있지만 예전과 달리 네트워크 기술에 대해서 배우려고 하는 이들을 찾기가 쉽지 않고 수요가 적다 보니 자연스럽게 수요자들을 교육하기 위한 좋은 교재를 찾기도 쉽지가 않다. ( 첫 창업을 했던 2001년 당시에는 CCNA라고 시스코 공인 네트워크 전문가 자격증을 딴 10대들이 많았고 관련된 책이나 학원 과정이 많았다 )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한 서버 운영 역시 AWS나 Azure 같은 클라우드 위에 올려져 있고 웹 베이스의 정제된 UI/UX를 통해서 설정하면 되다 보니 네트워크와 관련된 지식을 엔지니어가 습득해야 할 이유가 점점 떨어지는 듯이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럴 때 기회가 온다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중학생 때만 하더라도 5-6살 차이 나는 형/누나들이 사회 전반에 걸친 이공계 무시로 인해서 이공계 기피 현상을 겪었지만, 요즘 분위기 보면 엔지니어가 부족해서 엔지니어 전공인 사람이 매우 우대받는 상황이 되지 않았는가.


하여 네트워크와 관련한 깊이 있는 지식을 쌓는 엔지니어가 앞으로 우대를 받으며 살아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는데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네트워크 관련 책인데 표지가 매우 힙하다 ㅎㅎ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aver?bid=21139317



저자가 타깃으로 하는 독자는 주니어 인프라 엔지니어/네트워크 엔지니어, 애플리케이션 엔지니어, 클라우드 엔지니어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다음의 사람이 봤으면 한다.


1. 스타트업 공동 창업자 중 기술 관련 책임을 맡은 임원

- 사무실을 얻어 사내 네트워크를 세팅하고 보안에 신경 쓰려면 이 책이 필요하다.

- 공용 스토리지와 테스트 서버는 사내망에서만 접속 가능해야 하고, 외부에서 접속하려면 VPN(가상사설망)을 통해서 제한된 사람만 접근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

- 외부에서 미팅 온 사람에게 사내망과 연결된 WIFI를 제공하면 보안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에 사내망과 분리되어 통신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

- 일부 서비스의 경우 인터넷 망과 격리된 전용선 환경을 구축해야지만 사업이 가능한 경우가 있다. 망 분리가 어떤 의미인지 알아야 한다.  (핀테크)

- 통신망 이중화를 통해서 KT 인터넷에 문제가 생겨도 SKT나 LG U+ 망으로 자동 전환되어서 업무에 문제없게 만들어야 한다.


2. 스타트업 창업자

- 개인적으로는 IT 사업을 하는 사람이 엔지니어 출신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엔지니어들이 하는 일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특히 네트워크와 관련된 것은 보안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창업자가 어느 정도 기반을 이해하고 있어야 함께 하는 엔지니어가 필요하다고 하는 장비나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 의사 결정을 잘해줄 수 있다.


3. 스타트업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 HTML5로 넘어가면서 네트워크의 애플리케이션 레벨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중요해진 것 같다.

-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DEVOPS 역할을 하여 클라우드 서버 세팅을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부하 분산 및 Auto Scaling 등을 최적화시켜 클라우드 서비스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4. 인프라/네트워크 엔지니어가 되고자 하는 사람

- 위에 말했듯이 점점 인터넷이 없으면 살기 힘든 세상으로 가고 있어 인프라/네트워크 엔지니어링의 필요성은 커지는 반면에 이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는 젊은 사람이나 이들을 교육하는 교육기관이 잘 없다.

- 초/중학교 때 만나던 기초지식에 빠삭했던 형/누나들이 지금은 글로벌 테크 기업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는 거 보면 결국엔 기초지식이 얼마나 탄탄하냐가 장기적으로 기술적 성장의 영향을 주는 것 같다.

- 결국 갖고 있는 지식과 경험이 얼마나 유니크하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가치가 높아지는 만큼 충분히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는 지식이 아닐까 싶다.


단순히 텍스트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개념을 그림으로 그려서 설명하고 있다.
SSL 인증서를 이용해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암호화 통신을 하는 구조를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다.
SSL 인증서를 이용해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암호화 통신을 하는 구조를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28개월 아들이 장기적으로 어떤 일을 하든 코딩을 어느 정도는 할 줄 아는 애로 키우고 싶어서 가르칠 때 교재로 쓸 책이나 자료들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었는데 이 책이 어느 정도는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림을 그려서 설명하기 복잡하고 귀찮은 부분들을 그림으로 그려줘서 매우 고맙다.


책 링크를 하기 위해서 '그림으로 공부하는'으로 검색했더니 책 하나가 더 나오는데 이 책도 사두면 나쁘지 않을 것 같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aver?bid=17527140


일반 책과 달리 기술을 다루는 책은 리뷰에 어떤 내용까지만 다뤄야 저자에 대한 예의인지 잘 모르겠다


비평을 할 부분이 없는 것이 원론적인 이론들이야 검수를 통해서 나왔을 거고, 저자와 출판사가 노력해서 만든 고마운 그림들을 비평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 아닌가.


아이를 키우면서 CCTV의 필요성을 느껴서 IP CAM을 여러 가지를 알아보면서 해당 IP CAM이 집 내부에 있는 나의 업무용 컴퓨터와 NAS에 접근하지 못하게 격리해 놓고 필요에 따라서 벽에 있는 UTP 포트 들을 활용해 3대의 무선 공유기를 동일한 망에 물려서 어느 위치에 어떤 디바이스에서든 프린터와 NAS에 접근 가능하게 해 놓았다.


이렇듯 네트워크에 대한 이해도가 있으면 일상생활과 육아에 많은 도움이 된다. 그러니 기술에 관심이 있는 창업자/아빠 라면 한번 읽어보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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